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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과 생활] 돈·가족 다 잃는 명의신탁

Los Angeles

2008.02.22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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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기원 변호사
미주동포인 A씨는 5년 전 미국으로 이민 올 때 동생에게 명의신탁해 놓은 파주의 부동산을 처분하지 않고 왔다. A씨는 동생에게 부동산을 잘 관리해 달라는 부탁만 하고 미국으로 향했던 것이다. 미국에 정착하느라 정신없이 지냈던 A씨는 올 초 5년 만에 한국 방문길에 올랐다. 그리고 파주 부동산이 얼마나 올랐는지 알아보았더니 그 사이 2배 이상 상승해 있었다.

A씨는 파주의 부동산 중개업소에 명의신탁 부동산의 매매를 의뢰하였다. 다음 날 부동산 중개업소에서 A씨에게 전화가 왔다. 왜 남의 땅을 팔려고 하냐는 것이었다. A씨는 중개업자에게 동생명의로 되어 있으나 실제 소유자는 자신이라고 설명하였으나 중개업자는 현재 소유자도 동생이 아니라고 확인하여 주었다.

A씨는 깜짝 놀라서 등본을 발급 받아 보았다. 파주 부동산은 A씨가 미국에 이민 간 직후에 제3자 명의로 소유권자가 변경되어 있었다. A씨는 부랴부랴 동생에게 전화하였다. A씨는 동생과는 직접 전화통화하지도 못하고 제수씨로부터 A씨가 미국에 이민 간 직후에 동생의 사업체가 한 차례 고비를 겪었다. 그 때 동생이 A씨 부동산을 매매했을 지 모른다면서 죽을 죄를 지었다 대신 사과드릴 테니 용서해 달라는 이야기만 들었다.

A씨와 같이 미국으로 이민오면서 한국의 부동산을 처분하지 않고 오는 경우가 매우 많다. 본인 명의로 되어 있는 부동산의 경우는 문제가 없는데 A씨처럼 차명으로 등기해 놓은 경우에는 명의수탁자가 신탁자(A)씨 몰래 부동산을 처분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 문제가 된다.

한국법상 명백히 처벌 규정이 있어도 지켜지지 않는 법 규정이 여럿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것 중 하나가 '부동산실권리자명의등기에관한법률(일명 부동산실명법)'이다.

부동산실명법은 부동산을 실권리자 명의로 등기하도록 함으로써 투기와 탈세를 방지하고 부동산거래의 안정화를 위하여 1995년 도입된 법이다.

부동산실명법에 의하면 종중 보유 부동산과 배우자 상호간의 명의신탁약정 등 몇 경우를 제외하면 모든 '명의신탁약정은 무효'이다.

따라서 원칙적으로 신탁자는 명의신탁계약이 유효임을 전제로 명의신탁해지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나 이전등기말소청구를 할 수 없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명의신탁이 무효이기 때문에 수탁자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 역시 원인무효의 등기가 된다. 그 결과 신탁자는 소유권을 회복하게 되고 소유권에 기한 방해배제로써 수탁자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말소 또는 진정명의회복을 위한 소유권이전등기를 구할 수 있게 된다.

문제는 A씨의 경우처럼 수탁자가 자신이 등기명의자인 것을 이용하여 제3자에게 부동산을 매각한 경우이다. 부동산실명법에 의하면 명의신탁약정의 무효는 제3자에게는 대항할 수 없다. 즉 수탁자가 임의로 부동산을 처분한 경우 매수인이 명의신탁사실을 알았는지 몰랐는지 관계없이 매수인은 부동산의 소유자가 된다.

명의신탁의 폐해는 단순히 금전적 손실에서 끝나지 않는다. 명의신탁 부동산을 되찾기 위해 형제.자매를 형사 고소하는 그 순간 가족관계는 깨어지게 된다.

A씨와 같이 재산도 잃고 동생도 잃어 버리는 낭패를 보지 않기 위해서는 명의신탁하여 둔 부동산의 소유관계를 점검하고 하루빨리 본인 소유로 변경하는 절차를 밟아 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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