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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호 역사칼럼] 미국의 영토를 넓혀준 알라모 전투

1960년대에 나온 영화 중에 ‘알라모’라는 영화가 있다. 이 영화를 본 사람은 멕시코 군대와 미국 군대가 싸우다가 미국 군대가 모두 장렬하게 전사하는 장면이 인상에 남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미국군대처럼 보였던 군인들이 사실 미군이 아니었다는 말을 들으면 고개를 갸우뚱 할 것이다. 더구나 이 소규모의 전투에 왜 미국인들이 큰 의미를 두는지 의아해 하는 사람도 있으리라. 알라모 전투는 미국이 멕시코로부터 엄청난 크기의 영토를 얻게 되는 기폭제가 되었기 때문에 그렇다. 반면에 멕시코에게는 이 전투를 시발점으로 하여 영토의 절반가량을 잃어버린 결과가 되었지만 말이다.

알라모는 지금의 텍사스 주의 샌 안토니오(San Antonio) 시에 있는 유적지이다. 1936년 텍사스 지역의 독립을 주장하던 텍사스 독립군 186명이 이곳에서 몰살당한 사건이 바로 알라모 전투이다. 원래 텍사스는 멕시코 땅이었다. 물론 멕시코가 스페인으로부터 독립하기 이전에는 스페인 식민지의 일부였다. 멕시코가 스페인으로부터 독립하기 몇 해 전에 몇몇 미국인들이 텍사스 땅의 일부를 사게 달라고 스페인 당국에 신청하여 허가를 받아 정착촌을 건설해 놓고 살기 시작했다. 멕시코가 독립한 이후에도 점점 더 미국으로부터 많은 이민자가 텍사스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갓 독립한 멕시코의 정치가 어지러워 국경 통제도 제대로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서류를 챙길 만한 여유도 없었던 터이라 대부분의 미국으로부터의 이민자는 무단으로 텍사스로 들어갔다고 보면 된다. 쉽게 말하면, 멕시코 땅에 사는 미국인 불법체류자들인 셈이다.

텍사스 지역에 점차 미국계 이민자 수가 늘어나면서 멕시코계 주민들과 미국 이민자 주민들 간에 충돌이 잦아지자, 미국과 멕시코 양국은 텍사스에 신경 쓰기 시작했다. 때마침 미국은 영토를 늘리고자 호시탐탐 주위를 살피던 중이었다. 1803년 루이지애나 지역을 프랑스로부터 매입함으로써 미국은 영토를 두 배로 늘렸지만, 두 배로 늘어난 영토도 얼마 되지 않아 비좁게 느껴진 참이었다. 더구나 태평양 쪽으로 진출하여 대서양과 태평양에 모두 팔을 뻗고 싶었던 미국이다. 먼저 미국은 텍사스 지역을 사겠다고 멕시코에 제의했으나, 멕시코는 단연코 이 제의를 거절했다. 금액에 상관없이 영토를 팔 생각은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후 멕시코의 정국 불안을 틈탄 미국 정착인들은 1935년 드디어 텍사스의 독립을 주장했다. 독립해야 하는 이유는 여러가지이겠지만, 노예제도를 멕시코 정부는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도 한 가지 이유이다. 독립군은 점차 강성해지고 있는 미국의 힘을 믿었던 점도 있겠지만, 미국이 은근슬쩍 이들을 부추겼을 수도 있다. 드디어 1936년 독립전쟁이 시작되고 멕시코는 이들을 진압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텍사스 지역이 독립하겠다고 말은 하지만, 실제로는 나중에 텍사스가 미국에 넘어갈 것이라는 점을 어린아이도 짐작할 수 있는 일이었기에 멕시코는 단호하게 대처하기로 한 것이다. 오죽하면 멕시코 대통령이 친히 진압부대를 끌고 왔겠는가?

당시 멕시코 대통령이던 산타 아나는 6천 명의 병력을 이끌고 텍사스에 들어왔으며 이들이 처음 마주친 것이 바로 알라모 요새이다. 원래 독립군 지휘부는 알라모를 포기하고 후퇴할 것을 지시했으나 일부 독립군들은 죽음으로 요새에서 최후를 맞이하겠다고 버텼다. 수적으로 멕시코군에 상대가 되지 못한 독립군 186명은 멕시코군에 전멸하고 말았다. 알라모를 초토화한 산타 아나 대통령은 그 기세를 몰고 독립군 본부대를 섬멸하겠다고 북쪽으로 전진했다. 하지만 정규 독립군과의 본격적인 전투에서 멕시코 군대는 참패하고 대통령 자신도 포로로 잡히고 말았다. 텍사스는 이리하여 독립했으며, 또한 몇 년 후에는 미국에 슬며시 합병되었다.

현재는 과거와는 거꾸로 멕시코의 많은 이민자가 미국에 불법으로 체류하고 있다. 그들 중 예전의 멕시코 땅을 도로 찾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간혹 보인다. 만약 미국이 비실거리고 멕시코의 국력이 강해지면 가능할 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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