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불 이하 점심 메뉴 늘어나자 밥값 보다 더 드는 경우 많아···원가부담 커진 커피샵도 울상
타운내 커피값이 웬만한 점심값보다 비싸다. 한 식당 앞에 내걸려진 ‘냉면 4.99달러’ 가격 사인(왼쪽)이 한인 남녀가 커피를 마시고 있는 한 카페의 6달러가 넘는 커피값 메뉴판과 비교된다. <전한 기자>
"커피 사느니 차라리 점심 사겠다!"
요즘 LA한인타운 점심시간 풍속도다. 동료들과 식당을 찾은 한인 직장인 가운데 점심값을 내겠노라고 자청하는 경우가 흔해졌다. 밥값과 비슷하거나 밥값보다 비싼 커피값 탓이다.
◇점심값≒커피값
최근 무한경쟁에 들어간 한인 식당들이 3.99달러에서부터 5.99달러의 저렴한 점심메뉴를 줄줄이 선보이면서 이전보다 점심값 부담이 줄었다. 무등산은 설렁탕을 3.99달러 뚝배기 불고기를 6.99달러에 버즈는 돈까스와 함박스테이크 수제비와 찌개류를 5.99달러에 새벽집은 갈비탕과 생태찌개를 5.99달러에 서비스한다. 이외 타운에서만 3.99~6.99달러에 즐길 수 있는 점심메뉴를 내놓는 식당은 30여곳에 달한다. 이에 따라 커피값이 상대적으로 비싸졌다.
난다랑 노란집 카페 맥 카페 잭 헤이리 등의 레귤러 커피 가격은 3.95~4.99달러다. 여기에 헤이즐넛 등 프리미엄 커피나 라떼 카푸치노 등을 즐길라 치면 5달러를 훌쩍 넘어 6.99~7.99달러까지 부담해야 한다.
3명이 5.99달러짜리 점심식사를 할 경우 세금과 팁을 제외하고 18달러. 3명이서 4.99달러짜리 커피를 마실 경우 역시 세금과 팁을 제외하고 15달러. 3달러 차이가 난다.
저스틴 김씨는 "점심값을 아낄 요령으로 저렴한 식당을 찾고 커피는 평소처럼 마시며 무심코 넘겼는데 따져보니 오히려 커피값이 더 많이 나오더라"며 "요즘은 이를 알아채고 사야할 경우 차라리 생색내기 좋은 점심값을 내겠다고 먼저 나선다"고 말했다.
◇똑똑해진 소비자
저렴한 커피샵을 찾아나선다. 꽃다방 아메리카노를 비롯해 보통 사무실 건물 1층에 위치한 매점 형태의 스낵샵에서는 여전히 1~2달러 대에 커피를 즐길 수 있다. 윈이나 케익하우스 등 빵집 유기농 커피를 2달러 미만에 판매하는 파리바게뜨 등이 붐비는 이유다.
저렴한 식사에 커피까지 제공하는 식당은 100점짜리. 4.99달러에 점심은 물론 커피와 디저트까지 포함된 카페 집 점심식사 주문 손님에게 커피를 1.95달러에 서비스하는 쿨 등 숨어있는 식당들을 귀신같이 찾아낸다. 이외 머그컵을 손에 들고 출근하는 직장인들이 부쩍 늘었다. 자체 커피샵(?)을 운영하는 직장도 있다. 사무실에서 직접 커피를 내려마시는 것. 직장내 커피 자판기도 새삼 인기를 끌고 있다.
◇커피샵들 울상
커피원두 가격은 10년 이래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우유값은 1년전에 비해 50% 가까이 뛰었다. 이외 시럽이나 과일 가격 역시 인상됐다.
뿐만 아니다. 컵 스트로 등 부자재 가격도 올랐다. 원부자재는 물론 렌트비 인건비 등 비용이 상승했다. 앞으로도 상당 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커피원두의 경우 고유가에 달러 약세로 인해 고공행진이 예상된다.
하지만 커피값을 올리기는 만만치 않다. 현재 타운 커피샵들의 레귤러 커피값이 3.95~4.99달러라고 볼 때 5달러 대를 넘어서면 심리적 반발이 생기기 때문이다.
커피샵 관계자들은 "경쟁이 치열해 함부로 가격을 올리 수 없다"며 "안그래도 소비 위축으로 고객이 줄었는데 가격을 인상했다가 그나마 단골까지 놓치게 된다"고 전했다.
◇살길은 있다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박리다매를 노리는가 하면 고가 커피를 파는 커피샵들은 가격에 맞게 유기농 최고 원두 등 고품질 고품격 인테리어를 무기로 한다.
커피맛은 물론, 퀄리티와 인테리어, 분위기 등에 신경쓴다. 카페 잭은 배 모양의 독특한 건물, 산장이나 헤이리 등은 널찍한 공간, 한적한 분위기, 정원이나 산장에 온 느낌이 드는 야외 패티오 등으로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것이 아니라 기분을 전환하는 휴식 공간, 만남의 장소로 꾸몄다.
팍크 온 식스 등처럼 각종 공연이나 전시 등 갤러리같은 문화공간으로 볼거리를 제공하기도 한다. 무료로 인터넷을 사용하고 조용히 책을 읽을 수 있는 인터넷 카페, 북카페도 등장했다.
식사메뉴를 개발하고 게임 등 차별화된 아이템 및 프로모션을 진행하기도 한다. 카페 맥이나 헤이리에서는 점심식사에 커피 또는 탄산음료를 포함해 서비스한다.
바리스타는 오전 11시30분까지 커피와 샌드위치를 2.99달러에 선보이며 오후9시를 넘기면 모든 메뉴를 50%까지 할인해준다. 토스트 무료 제공, 명함을 놓고 가면 10% 할인, 멤버십에 가입하면 추가로 10% 할인 등 다양한 프로모션으로 고객을 유혹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