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리서치 인간관계 보고서 젊을수록 더 외로움 느껴 밀레니얼 세대 4명 중 1명 시니어 고독감은 6% 그쳐 고민 나누는 친구 평균 5명 "터놓는 사이 1~2명은 필요"
미국인 5명 중 1명은 자주 외로움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바나리서치그룹은 미국인의 인간관계 등을 조사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20%는 "때때로 외로운 감정에 휩싸인다"고 답했다.
성별로 나눠보면 남성(22%)이 여성(15%)보다 상대적으로 더 외로움을 느꼈다. 또, 미혼자(24%)가 기혼자(13%)보다 더 외로워 했다.
세대별로 분석해보면 젊을수록 외로움이 많았다.
밀레니얼세대(1982~2000년)는 무려 4명 중 1명(25%)이 "외롭다"고 응답했다. 이어 X세대(24%·1970~1980년대 초), 베이비부머 세대(13%·1946~1965년), 노년세대(6%)의 순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고령화로 인한 1인 가구의 증가, 테크놀로지 발달 등에 따른 사람 사이의 유대감 약화 등 사회적 구조 변화를 원인으로 꼽았다.
유현성(UCLA 사회학) 연구원은 "과거 집단적 형태로 구성됐던 사회적 구조가 이제는 소가족 형태, 결혼율 감소로 인한 독신 증가 등의 변화를 통해 점점 개인화, 소수화됐다"며 "오늘날 사람들이 느끼는 외로움은 사회적 고립에서 비롯됐다기 보다 시대적 변화에 따른 사회적 현상으로 수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외로움의 감정을 건강하게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견해도 있다.
에블린 서(캘스테이트대학 심리학) 박사는 "외로움이라는 것은 누구나 가질 수 있는 당연한 감정인데 이를 심리적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면 자칫 우울증으로 번질 수 있다"며 "외로움은 무언가에 의한 결핍이라기 보다 인간이 갖고 있는 여러 감정의 속성중 하나이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수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방증하듯 '외로움'은 더이상 부정적 개념이 아니다. 한국의 경우 이미 하나의 사회적 트렌드로까지 자리 잡았다. '혼자'라는 개념에서 '혼밥(혼자 먹는 밥)' '혼술(혼자 먹는 술)' 등의 신조어까지 파생됐다.
이런 시대적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인간관계의 양보다 질적 추구를 강조했다.
LA카운티정신건강국(LACDMH)의 인종별 상담 자료에 따르면 백인들은 심각한 고민을 친구와 나누는 비율이 25%였다. 반면, 아시안은 12%에 그쳤다.
또, 정신건강 전문가 및 의사를 만나 상담을 하는 비율에서도 백인(26%)과 아시안(4%)은 현격한 차이를 나타냈다.
LACDMH 이주호 코디네이터는 "한인을 포함한 아시안은 타인종에 비해 문제를 터놓는 것을 어려워한다"며 "체면을 중시하는 문화적 차이도 있고 본인의 문제를 공개하는 것에 대해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 경향이 있는데 주변에 한두 명 정도는 고민을 깊이 나눌 수 있는 친구가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렇다면 미국인들은 가깝게 지내는 친구가 몇 명이나 있을까. 보고서 분석 결과 미국인들은 평균 5명의 친한 친구를 두고 있었다. 또, 응답자의 69%는 "개인적 문제 또는 어려움이 있을 때 가족 외에 도움을 부탁할 친구가 있다"고 답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바나리서치그룹이 지난 4월29~5월1일까지 미국내 성인(18세 이상) 102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신뢰도는 95%(오차범위 ±2.9%)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