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첫 해외 순방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향후 10년간 1100억 달러 규모 무기거래를 포함해 3500억 달러 상당의 대규모 투자계약을 체결했다. 20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 살만 빈 압둘아지즈 국왕과 정상회담 중 "오늘은 엄청난 날(A tremendous day)"이라며 "미국은 수천억 달러의 투자와 함께 일자리 일자리 일자리를 만들 것"이라고 환호했다.
국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탄핵위기에 몰려 있다. 따라서 그의 외교활동이 향후 위기 탈출의 돌파구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을 끌고 있다. 당장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 대선개입 의혹 특별검사 수사와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의 상원 정보위 증언을 앞두고 있다.
언론들에 따르면 압둘 알주바이르 사우디 외무장관은 이날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과 공동 기자회견에서 "양국이 서명한 일련의 투자계약의 가치를 합치면 3500억 달러를 넘는다"며 "이들 투자가 앞으로 10년간 두 나라에 수 십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틸러슨 장관은 "무기수출이 사우디의 자체 안보뿐 아니라 역내 대테러작전 수행 능력을 한층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트위터를 통해 "단일 거래로는 미 역사상 최대 규모인 1090억 달러 이상의 무기판매와 2500억 달러에 달하는 상업투자 계약을 체결했다"고 소개했다.
양국은 이날 상세 무기거래 목록을 공개하진 않았지만 ▶미국 레이시언사의 첨단 레이더 정밀유도 폭탄 ▶이란의 탄도미사일 방어를 위한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미국이 중동에서 이스라엘에만 수출한 F-35 스텔스 전투기 등이 포함돼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이 사드 및 F-35 제작사인 록히드 마틴사에 "가격을 깎아 달라"고 전화로 요청하는 등 막판 무기거래 협상에 직접 개입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국가간 무기거래에 대통령의 가족이 개입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지적했다.
무기거래 외에도 트럼프 방문에 맞춰 사우디 국영석유회사 아람코는 제너럴일렉트릭(GE) 핼리버튼 등 11개 미국 회사와 500억 달러 규모 공동투자 의향서에 사인했다. 또 미국 부동산개발 사모펀드인 블랙스톤은 사우디 국부펀드와 400억 달러 규모의 미국 인프라 개선 펀드 투자에 합의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