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 에세이] 성경에 나타난 식인행위
믿기 힘들겠지만 성경에는 인육을 먹은 이야기가 나온다.구약 시절, 시리아 군이 전군을 동원하여 사마리아 성을 포위하고 그 포위망을 조금도 늦추지 않자 성안 사람들은 마침내 모두 굶어 죽을 지경이 되었다. 그 결과 식량이라도 될 물가는 천정부지로 뛰었다.
어느 날 이스라엘 왕이 성벽을 따라 걸어가고 있는 데 한 여인이 울부짖었다. “임금님이여, 이 계집을 도와주십시오.” 왕이 대답했다. “여호와께서 돕지 않으시는데 내가 무슨 수로 너를 돕는단 말이냐?”
여인이 대답하였다. “이 여자가 저에게 말하기를 ‘오늘은 당신 아기를 잡아서 같이 먹고, 내일은 우리 아기를 잡아서 같이 먹읍시다.’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제 아기를 잡아 끓여먹었습니다. 이튿날 ‘이제 당신의 아기를 잡아먹읍시다.’라고 했더니 자기 아기를 감추어 버렸습니다.” 왕은 이 이야기를 듣고 기가 막혀 제 옷을 찢었다. (열왕기 하 6장)
성경을 자세히 읽어보면 식인에 대한 구절이 여러 군데서 눈에 뜨인다. 이스라엘 백성이 요단을 건넌 후 하나님과 맺은 언약규정에 불순종할 때에 대한 저주는 다음과 같다.
“내가 대적에게 에워싸이고 맹렬히 쳐서 곤란케 함을 당하므로 내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주신 자녀 곧 네 몸의 소생의 고기를 먹을 것이라.
너희 중에 유순하고 연약한 남자라도 그 형제와 그 품의 아내와 그 남은 자녀를 질시하여 자기의 먹는 그 자녀의 고기를 그 중 누구에게든지 주지 아니하리니 이는 네 대적이 네 모든 성읍을 에워싸고 맹렬히 너를 쳐서 곤란케 하므로 아무 것도 그에게 남음이 없는 연곡일 것이며 또 너희 중에 유순하고 연약한 부녀 귿 유선하고 연약하여 그 발바닥으로 땅을 밟아보지도 아니하던 자라도 그 품의 남편과 그 자녀를 질시하여 그 다리 사이에서 나은 태와 자기의 낳은 어린 자식을 가만히 먹으리니 이는 네 대적이며 네 생명을 에워싸고 맹렬히 쳐서 곤란케 하므로 아무것도 얻지 못함이리라.“(신명기 28:53-57)
“너희가 아들의 고기를 먹을 것이요 딸의 고기를 먹을 것이며”(레위기 26:29)
하나님의 뜻을 거역하는 자는 개인이나 민족을 막론하고 징벌을 면치 못한다면서 예레미야 선지자가 유다 백성들의 파멸을 경고하고 그 애통함을 슬퍼하는 구절도 있다.
“그들이 그 대적과 그들의 생명을 찾는 자에게 둘러싸여 곤핍을 당할 때에 내가 그들로 그 아들의 고기, 딸의 고기를 먹게 하고 또 각기 친구의 고기를 먹게 하리라 하셨다 하고”(예레미야 19:9)
“처녀 내 백성의 멸망할 때에 자비한 부녀가 손으로 자기 자녀를 삶아 식물을 삼았도다.”(애가 4:10)
이들 모두 하나님의 저주로 인한 심한 기근이 초래한 현상을 기술하고 있다.
정유석 (정신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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