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리브 해에 있는 '미국 자치령' 푸에르토리코가 국가 정체성에 대해 국민의 의견을 묻기로 했다. 2012년 이후 5년 만의 재시도다.
11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푸에르토리코는 이날 지위 변경에 관한 주민투표를 실시했다. 선택지는 ▶미국 주 지위 획득(51번째 주로 편입해 완전한 미국이 되는 것) ▶자유연합.독립 체제(미국으로부터 더 많은 자치권을 얻는 형태) ▶현재의 지위(미국 자치령) 유지 등 3가지이다.
1508년 스페인 식민지로 편입된 푸에르토리코는 1898년 미국이 스페인을 몰아낸 뒤 괌 사이판처럼 미국 자치령으로 운영돼왔다.
주민들은 미국 시민권을 갖고 있지만 대통령 선거권은 없다. 연방의회에는 하원의원 1명을 선출해 파견하지만 표결권이 없다. 세제 등 내치는 주민 직선으로 선출한 주지사가 독자적으로 행사한다.
국가지위에 관한 주민투표는 1967년 1993년 1998년 2012년에 이어 벌써 다섯 번째다.
앞서 세 번의 주민투표에서는 자치령으로 남자는 의견이 많았지만 2012년에는 응답자의 54%가 국가지위 변화를 원한다고 밝혔다. 그중 61%는 미국의 자치령이 되는 길을 택했다. 그러나 현실화하지는 못했다. 미국의 주로 편입하려면 미국 의회의 승인과 대통령의 추인을 얻어야 하는데 퇴짜를 맞았다. 지난 10년간 빈곤에 시달려온 푸에르토리코인들은 미국 주 편입이 그들의 현실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푸에르토리코의 실업률은 12%에 달한다. 식료품값은 미국 본토보다도 22% 공공요금은 64% 비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