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너 (I and Thou)」,「인간과 인간 사이 (Between man and man)」,「신의 명예 실추 (Eclipse of God)」,「유토피아 (Utopia)」등의 저서를 남긴 마틴 부버 (Martin Buber)는 유태인 사상가로, 빈에서 태어나 (1878~1965) 빈 대학을 졸업한 후, 경건주의 시오니즘 운동, 동양철학 연구, 히브리어 성서 독일어 번역 등 뛰어난 활동과 업적을 남겼다.
프랑크푸르트 암마인 대학에서 비교종교학과 , 예루살렘 히브리대학에서 사회철학을 강의했으며 유대적 인간관을 현대에 되살리려고 노력했다.
몇 해 전에 프랑크푸르트에 있는 괴테의 집을 방문하러 갔을 때, 암마인 대학을 들렀는데, 여러 곳에서 마틴 부버의 흔적을 발견할 수가 있었다.
특히 1935년에 저술한 「나와 너(I and Thou)」란 저서는 철학자 키에르케고오르와 함께 20세기 사상을 주도하였던 많은 사상가들의 기본적 철학 사상에도 깊은 영향을 끼쳤다.
마틴 부버는 한마디로 '나와 너(I and Thou)'를 주제로 하는 인격주의 철학을 가지고 신학(神學), 윤리(倫理), 교육(敎育), 문화(文化)의 구조와 문제까지를 심층적으로 파고들었다.
부버는, 사람은 누구든지 세계와의 두 가지 관계 중, 하나의 관계 속에 해당된다고 보았으며, 인간에 있어서 '존재한다'는 말은 자기 이외의 어떤 대상과의 관계 속에서만 가능한 것이라고 전제하고 있다.
그 두 가지 기본적인 관계란, 하나는 '나와 너(I and Thou)'의 인격적인 대화의 관계이고 또 하나는 '나와 그것(I and It)'의 비인격적인 관계이다.
즉 '나와 너(I and Thou)'의 관계는 대화의 관계라는 것인데, 이러한 상호적 민감성이 인격적 측면에서, 또는 공동적 측면에서 이루어질 때, 그 대화의 관계가 비로소 공동체(community)를 이루게 된다고 믿었다.
나(I)는 절대자(신)와 인간과 또는 자연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데, 그 관계는 '나(I)와 너(Thou)'라는 인격적 관계를 맺느냐, 아니면, '나(I)와 그것(It)'이라는 비인격적 관계를 맺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했다.
쉽게 말하면, 우리들의 친구 관계에서도, 친구를 외모, 가문, 조건 등의 비인격적인 관계로 사귄다면, '너(Thou)'가 아니라, 친구를 '그것(It)'으로 여기고 마는 것이고, 친구를 지성, 감성, 의지, 정의, 우정 등의 인격적인 관계로 사귄다면 '그것(It)'이 아니라 '너(Thou)'라는 인격적인 만남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원래 인간의 참모습은 자연 - 인간 - 신과의 관계에서 '나(I)와 너(Thou)'의 관계였었다.
그러나, 우리 인류는 자연도 그것(It)으로 -- , 인간도 그것(It)으로 -- , 신(神)도 그것(It)으로 전락시켜 버리고 그 결과 환경공해, 이혼, 폭력, 전쟁, 저주 등의 비극적인 일들을 자초하게 되었다.
우리가 사람을 만날 때마다, 그리고 사물이나 자연을 대할 때마다 인격적(you)으로 만나느냐 아니면 비인격적(it)으로 대하느냐는 그 사람의 살아가는 방법과 가치관에 엄청난 차이를 가져오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