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만사] 세계적인 ‘어린이 수난시대’
한국의 어린이 헌장은 이렇게 시작된다. 첫째, 어린이는 건전하게 태어나 따뜻한 가정에서 사랑 속에 자라야 한다. 둘째, 어린이는 고른 영양을 섭취하고, 질병의 예방과 치료를 받으며, 맑고 깨끗한 환경에서 살아야 한다. (중략) 여덟째, 어린이는 해로운 사회 환경과 위험으로부터 먼저 보호되어야 한다. 아홉째, 어린이는 학대를 받거나 버림을 당해서는 안 되고, 나쁜 일과 힘겨운 노동에 이용되지 말아야 한다.어른들이라면 한번은 읽어 보아야 할 내용인 것 같다. 과연 현 사회에서 위의 열거된 사항들이 얼마나 실행되고 있는지 생각해보자. 건전하고 따뜻한 가정에서 성장해야 하는데 많은 어린이가 가정폭력에 시달리며 어린 시절을 보내고 있다.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어린이가 지상에서 가장 폭력적인 곳 중의 하나인 가정에서 학대당하거나 구타당하거나 죽임을 당한다. 일부 사람들의 추산에 따르면, 미국에서만 한 해에 무려 5000명이나 되는 어린이가 부모의 손에 죽는다고 한다.
이 수치는 교통사고로 혹은 물에 빠지거나 추락하여 사망하는 수를 능가하는 것이라고 그 기사는 보도하고 있다. “영국에서 적어도 75만 명의 어린이가 만성 외상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가정 폭력에 노출되기 때문”이라고 맨체스터 가디언 위클리지는 보도한다.
두 번째 항목에 대해 알아보자. “매년 거의 600만 명의 어린이가 다시 말해 5초마다 한 명의 어린이가 제대로 먹지 못해 죽는다”고 제임스 모리스 세계 식량 계획 상무이사는 말했다.
‘풍요 속에 빈곤’이라고 미국도 형편은 마찬가지다. 우리가 사는 볼티모어 지역은 24%가 빈곤층이다. 이 지역 아이들은 하루 세끼를 제대로 먹지를 못하고 살아간다. 한 어린이는 배가 고플 때 “음식 생각을 안 하고 다른 생각을 하면 배고픔이 덜하다”고 말했다. 미국의 어린이 5명 중 1명은 하루에 필요한 음식을 충분히 섭취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회적인 이슈가 되고 있다. 여덟 번째, 어린이는 해로운 사회 환경과 위험으로부터 먼저 보호되어야 한다는 부분이다. 올여름 미국 애리조나 피닉스에서 이틀 사이에 뜨거운 차 안에 아이 방치되 두 명의 아이가 사망하는 일이 발생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다. 7개월 된 영아를 4시간 동안 차 안에 방치해 숨지게 한 것이다. 매년 평균 37명 이런 사고로 사망한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어린이는 학대를 받거나 버림을 당해서는 안 되고, 나쁜 일과 힘겨운 노동에 이용되지 말아야 한다는 조항이다. 인류 가족 가운데 가장 연약하고 상처를 입기 쉬운 어린이들이 착취당하는 비참한 생활을 하고 있다. 국제 노동 기구의 최근 보고에 따르면, 세계 전역의 10-14세 사이의 7천 300만 명의 어린이가 강제 노동에 동원되어 노동착취뿐 아니라, 유엔 사무총장이 최근에 작성한 한 보고서에서는 “수많은 어린이가 성매매하거나 포르노물을 제작하는 데 이용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러한 해악을 예방할 수는 없는 것인가? 그 보고서에서는 이렇게 지적한다. “가정이나 그 밖의 환경에서 보호가 될 수 있는 것으로는 부모의 적절한 자녀 교육, 부모와 자녀 간에 형성되는 친밀한 유대, 폭력을 사용하지 않는 긍정적인 징계 등이 있다.”
김태원/객원기자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