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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광장] 대한민국 건국, 1919년인가 1948년인가

Los Angeles

2017.08.22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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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택규/국제타임스 편집위원
8.15 광복절 기념사에서 문 대통령이 "2년 후 2019년은 대한민국 건국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는 해"라고 말했다. 과거에는 대체로 1945년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날을 '대한민국 건국일'로 말해 왔다. 역대 모든 대통령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김대중 대통령은 1998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건국 50주년'임을 분명히 했다. 건국 50주년 기념우표, '건국 50주년 기념 주화' 등도 발행했다. '대한민국 건국 50주년을 맞이하여 대사면을 단행한다'는 것이 관보에 실려 있기도 하다.

심지어 노무현 대통령도 2003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오늘(1948년 8월 15일) 민주공화국을 세웠다. 지금 우리는 이러한 해방과 건국의 역사 위에서…"라는 말을 하므로 1948년 8월 15일에 대한민국이 건국되었음을 확인했다.

한데 노무현 정부 시절 언젠가부터 일부에서 상해 임시정부 수립을 '대한민국 건국'이라는 주장들이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1919년 4월 13일을 '대한민국 건국일'이라고 주장하는 측의 근거와 논리는 대체로 두 가지다.

그 하나는 대한민국 헌법 전문에 있는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는 구절이다. 좌우익이 첨예하게 대립했던 당시 좌익들은 오히려 '임정 법통 계승'에 대해 반대했다. 북의 김일성이 임정을 부르주아 집단이라며 독립운동단체 대표성도 부인했기 때문이다. 이승만과 한민당의 보수 측은 임정 측을 아우르며 새 정부의 정통성을 강조하기 위해 '임정 법통 계승'을 강조했다.

국제법적으로 국가의 성립요소는 국민, 영토, 주권이다. 임시정부는 이 3요소가 없었다. 따라서 '임정'이 국가일 수 없다는 것은 국제법상의 객관적 판단이다.

두 번째로, 미국의 독립기념일을 예로 든다. 미국은 13개 주 대표들이 독립을 선언하고 13년 후에야 완전히 독립을 이루었다. 그렇지만 미국은 그 독립선언일을 독립기념일로 정했다. 따라서 한국도 독립을 선언하고 곧이어 세워진 상해 임시정부를 대한민국 건국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의 건국과정과 한국의 상황은 완전히 다른 것이다. 미국은 군대가 와서 강제로 식민지를 만든 것이 아니다. 같은 영국인들이 와서 개척한 신천지 땅이었다. 미국은 독립 선언 당시 국토의 80%를 장악하고 있었고 각주는 일종의 독립국가였다.

하지만 한국은 1919년 3월 1일에 독립을 선언했다고 해도 국민과 국토는 일제에 강점되어 있었고 주권행사를 하는 정부 조직도 없었다.

대한민국은 유엔의 결의와 감시하에 자유 총선거를 거쳐 국회 구성, 헌법 제정, 대통령 선출·정부 수립 4단계를 거처 1948년 8월 15일 정식으로 건국되었다는 사실(史實)에 이론이 있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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