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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호동원장의 체질칼럼]앉은 자세가 좋을까, 선 자세가 좋을까?

Vancouver

2006.02.28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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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기와 서기 주기적으로 반복해야

학창시절 매주 월요일의 조회라면 적지 않은 사람들이 지금도 그 시절을 기억할 것이다. 월요일 아침이면 학생들을 모아놓고 '앞으로, 옆으로 나란히'를 여러 번 시키고 개미새끼 한 마리 기어 다니지 않을 것 같은 조용한 분위기를 만들어 놓은 다음 일장 훈시를 듣게 한다.

조회에 있어서 필자가 지금도 기억하는 것은 다른 무엇이 아닌 ‘요통’이다. 몇 시간 서 있는 것도 아니었는데 왜 그렇게 꼿꼿이 서있는 자세가 힘들었는지 매주 월요일마다 용트림을 하였다.

그렇다고 몇 몇 아이들처럼 '콱' 쓰러지지도 못하고, 그저 간혹 푹 고꾸라져 들려 나가는 아이들을 부러운 듯이 쳐다볼 뿐이었다. 조회 때마다 아픈 허리를 참고자 배와 항문과 허리와 다리에 힘을 주고 시간 가기만을 기다렸는데 그래도 어린 마음이라서 그다지 원망하지는 않은 것 같다.

그런 고달픈 세월이 끝나기까지는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 졸업할 때의 12년의 긴 세월이 걸렸다. 12년이라, 생각해보면 그런 모임을 주관한 사람들이나 서 있는 학생들 모두가 참 대단한 사람들이라 아니할 수 없다. 지금도 한국에 '조회'가 있을까?

필자는 전에 다운타운 SFU에서 인간공학(ergonomic) 분야를 강의하는 교수로부터 '인체에 가장 이상적인 자세는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4지 선다. 1. 앉은 자세 2. 서 있는 자세. 3. 똑바로 누운 자세 4. 옆으로 누운 자세. 옛날 학교에서 하던 실력으로 찍어보았는데 필자의 찍기는 여지없이 빗나갔다.

정답은 이 중에 없다. 정답은 조금 후에 말하기로 하고, 허리에 부담을 주지 않는 쪽에서의 순서로는 첫째가 똑바로 누운 자세다. 똑바로 누운 자세가 옆으로 누운 자세보다 허리에 주는 압력이나 부담 면에서 덜하다. 다만 똑바로 누우면 허리 곡선의 압력이 증가하므로 무릎을 조금 구부린 후 그 밑에 베개 같은 것을 깔면 된다.

계속해서 옆으로 누운 자세가 둘째, 서 있는 자세가 세 번째, 그리고 가장 허리에 부담을 많이 주는 자세는 앉은 자세다. 여기에서 필자의 평소 상식이 무너짐을 느꼈다. 어린 시절 매주 월요일, 몇 분 되지 않는 시간 동안(사실은 몇 십분) 서 있는 것이 참으로 힘들어 그때마다 '좀 앉았으면'하는 마음이 간절했는데 앉은 자세 보다는 서 있는 자세가 허리에 부담을 주지 않는 면에서 나은 자세라는 것이 의외가 아닐 수 없었다.

자, 정리를 해 본다. 인체에 가장 이상적인 자세는 '앉기와 서기를 일정한 시간을 두고 반복하는' 것이다. (It seems to make sense) 사람은 늘 상 누워 있을 수 없고 누워 있으면 안 된다. 앉거나 서 있는 것이 힘들어 늘 누워 있으면 허리 뼈와 근육이 약화되고 노화가 빨리 온다.

그러므로 밤에 누워 자는 것으로 충분하고 주간에는 허리를 위한다면 눕는 것 보다는 앉기와 서기를 반복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앉은 자세의 장점은 상식적으로 이해하면 된다. 일을 하는데 있어서의 안정감, 에너지 소모의 절감, 무릎 이하 관절의 부담 감소. 그러나 (좋지 않은 자세의) 앉기는 허리 디스크 판에 과중한 부담을 줄 수 있고 유산(lactic acid -좋지 않은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의 축적 등의 단점이 있다.

필자는 얼마 전 교통사고 후 요통을 호소한 UBC 학생을 진료한 적이 있다. 시험을 얼마 앞두지 않고 사고를 당하여 심리적으로 부담이 크고 무엇보다도 장시간 앉아 있을 때 더욱 심한 요통을 호소하였다.

필자는 학생에게 몇 차례 침을 놓으면서 인체 공학적인 강의(?)를 해주었다. 침 치료가 요통 완화에 도움이 되겠지만 장시간 앉는 자세는 결코 허리 회복에 좋지 못하니 앉기와 서기를 시간을 두고 반복하도록 몇 번을 강조하였다. 시험을 코 앞에 둔 학생 입장에서야 의자에 죽치고 앉아서 공부에 매달리는 것이 나을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가 않다.

더 능률적인 공부를 위한다면 장시간 의자에 앉는 것을 피해야 한다. 장시간 앉아 있으면 허리 디스크 판이 눌리고 압력은 높아지며 순환이 좋지 못해 요통에서 벗어나기 어렵고 그로 인해 일(공부)의 능률이 오르기가 어렵다.

50분을 앉아서 공부할 것 같으면 10분을 자신의 건강-허리에 투자해야 하고 그저 서 있기 보다는 가벼운 허리운동을 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인터넷에 들어가보면 허리 운동에 대한 많은 자료를 볼 수 있다) 또 한가지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은 의자에 대한 것이다. '인체 공학적 차원에서 만들어진 의자'에 대한 광고를 간혹 접할 때마다 늘 무시했지만 이 학생의 경우는 그런 의자가 필요하고 또 상당히 유효할 것이란 생각이 든다.

이러한 의자에 대한 정보도 인터넷에 들어가 보면 쉽게 접할 수 있다.

체질적으로 신장 기능을 약하게 타고난 소양인이 허리가 약하거나 요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아 앉거나 눕기를 좋아하지만 앉거나 눕기를 좋아하면 더욱 허리가 약해진다. 허리의 근육을 주관하는 간의 기능이 약한 태양인에게 있어서도 특히 그러하다. 태양인이 허리가 약하다고 앉아있는 시간과 눕는 시간을 많이 가지면 빨리 늙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태양인은 늘 허리를 펴고 서는 시간을 많이 가짐으로 허리 근력을 강화하여야 한다.

그러나 모든 체질의 경우에 있어서 인체 공학적인 차원에서 앉은 자세나 서 있는 자세, 그리고 누운 자세의 의미를 이해하고 앉기와 서기를 주기적으로 반복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것을 알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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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호동원장은...
▶상문고등학교▶경희대 한의과대학▶00사단 한방 군의관▶국군 덕정 병원 한방과장▶서울 유광 한의원 개원▶밴쿠버 이민 (1996) ▶다니엘 한의원(1997-) (604-438-7025)

캐나다 밴쿠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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