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2차 유엔총회 참석차 뉴욕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경제 분야 관계자와 정책 전문가들과 차례로 회동을 하며 방문 사흘째 일정을 이어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뉴욕 금융.경제인과의 대화'에서 한국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우수하다는 점을 알리는 데 주력했다.
이날 행사에는 로이드 블랭크페인 골드만삭스 회장 헨리 트래비스 KKR 회장 스티븐 슈워츠만 블랙스톤 회장 데이비드 루빈스타인 칼라일 회장 레온 블랙 아폴로 회장 댄 퀘일 서버러스 회장 등 미국 금융계 리더 8명을 비롯해 뱅크오브아메리카와 UBS 등 투자은행과 유수 자산운용사 등 200여 명의 금융.경제계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이 특히 공을 들인 부분은 잇따른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에 따른 '북한 리스크' 우려를 불식하는 것이었다.
'북한 리스크'에 대한 대책을 묻는 스티븐 슈워츠만 블랙스톤 회장의 말에 문 대통령은 "지금 한미 동맹은 대단히 굳건하고 북핵.미사일 대응에 있어서도 한미 간 공조가 아주 긴밀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북핵 리스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한국경제는 전혀 흔들리지 않고 굳건하게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인과의 만남 후에 이어진 싱크탱크 대표들과의 회의에서는 리처드 하스 미국외교협회 회장 토마스 번 코리아 소사이어티 회장 케빈 러드 아시아 소사이어티 정책연구소장을 만났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지난주 유엔 안보리가 강력한 대북 제재 결의를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채택한 것은 국제사회가 북핵 문제에 분명하고 단호하게 일치된 입장을 보여준 것"이라며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는 핵심 요인이 강력한 한.미 동맹관계에 기반을 둔 굳건한 연합방위태세임을 상기시키고 다양한 분야에서 한.미 동맹을 발전시키는 데 노력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파올로 젠틸로니 실베리 이탈리아 총리와도 정상회담을 하고 양국의 전통적 우호협력관계 강화 방안 등을 협의했다. 또 오후에는 메트로폴리탄박물관에서 평창겨울올림픽 홍보 행사에도 참석했다.
전날에는 인트레피드 해양항공우주박물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대서양협의회 세계시민상을 수상했다.
문 대통령은 21일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한 예정이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한미회담 또 한.미.일 3자 회동이 이어진다.
한편 문 대통령과 함께 뉴욕에 온 부인 김정숙 여사는 이날 이민 1세대 동포 어르신들에게 직접 담근 간장게장과 함께 한 끼 식사를 대접했다.
김 여사는 플러싱에 있는 뉴욕한인봉사센터(KCS) 플러싱경로회관을 방문 교민식당에서 주문한 곰탕 400인분과 한국에서 직접 담가 공수한 김치 깍두기 등을 내놨다.
김 여사는 "추석 명절을 앞두고 뉴욕에 온 만큼 꼭 동포 어르신들을 찾아뵙고 싶었다"면서 "고국의 정을 어떻게 전할까 고민하다가 따뜻한 밥 한 끼가 제일 좋을 것 같아 한국에서 김치와 게장을 담가왔다"고 말했다.
김 여사가 도착해 일일이 손을 잡고 인사하자 동포들은 "감사합니다" "환영합니다"라는 말로 역시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김 여사는 인사말에서 "두 눈에 가득한 애틋함으로 조국이 잘 돼야 한다는 마음으로 살아오신 어르신들이 눈에 어른거려 워싱턴에서도 시니어센터를 먼저 찾고 뉴욕에서도 플러싱의 어르신부터 뵙고 싶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