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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 임종 체험

고령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힐다잉(Heal+dying)이라는 신조어가 유행하고 있다.

말 그대로 많은 사람이 마음 편히 살다 잘 죽는 것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죽음에 대해 올바른 인식을 하고 남아있는 생을 즐겁고 건강하게 보내기 위해 준비하자는 뜻에서다. 그래서 생긴 신종 프로그램이 ‘임종체험’이다.

직장인, 청년, 주부, 노년층부터 병이 있거나 자살을 생각할 정도로 삶이 힘든 사람 심지어 외국인까지 다양하다. 이들은 가상 죽음을 체험해본 후 가족과 주변 사람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고, 자신의 그동안의 삶을 되돌아보며 남은 삶을 설계해본다.

한 50대 남성은 “죽을 때가 가까워져 오니 생각이 많아지고 감성적이 되는 것 같다”며 “바쁘게 살다가 놓친 것들은 없는지 되돌아보고 싶기도 하고, 사람들이 추천해 임종체험을 하러 왔다”고 말했다.

신청자들은 가상의 죽음을 앞두고 영정사진과 유서를 작성하고, 그 내용을 떨리는 목소리로 읽는다. 그런 다음 엄숙한 분위기 속에 관으로 들어가 누우면, 뚜껑이 닫히고 질식할 것 같은 답답함이 죽음의 공포를 더 한다. 칠흑 같은 적막이 10분간 흐른 후 관 뚜껑이 열린다. 관 안으로 들어오는 신선한 공기가 반갑고 고맙게 느껴진다. 환한 불빛 속에 사람들을 둘러보니 ‘이젠 살았다’는 안도감이 온몸을 감싸게 된다.

이상이 임종체험을 한 사람들이 느낀 죽음에 대한 감정이다. 이 힐링센터를 운영하는 정용문씨는 “임종체험은 자신이 죽고 남겨질 사람들을 떠올리고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된다”고 말했다.

이 세상에 내일 죽어도 후회 없는 삶을 살았다고 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 우리는 분명히 거의 모든 사람이 늙고 죽는 일에 거부 반응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사실, 많은 사람은 그렇게 될 일을 두려워하면서 산다.

일반적으로 사람은 죽지 않고 계속 살고자 하는 욕망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솔로몬왕은 “하느님께서 우리의 정신에 영원을 사모하는 마음을 넣어 주셨습니다”라고 기록했다. 끝없는 미래에 대한 이러한 욕망 때문에 사람들은 오랫동안 영원히 젊음을 누리는 방법을 탐구해 왔다. 종교를 통해서이든지 의학을 통해서이든지 말이다. 마르크 베네케는 자신이 지은 책인 ‘영원한 생명의 꿈’에서 이렇게 말했다. “살아가면서 신체는 거의 모든 부분이 여러 차례나 새롭게 바뀐다. 7년 정도 후면 우리는 말 그대로 전혀 새로운 사람이 된다.”

그러나 이러한 작용이 한정 없이 계속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세포가 정해진 횟수만큼 분열한 후에는 증식을 중단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러한 제한이 없다면, “인간의 몸은 아주 오랫동안, 심지어 영원히 스스로를 재생시킬 수 있다”고 베네케는 말한다. 21세기의 많은 연구가는 “명실상부한 불멸의 생명”이 가능해지고, “2099년경에는 인간 수명이 무제한”이 되며, “세포를 영구적으로 증식시킬 수 있는 능력”을 얻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과연 실현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겠지만 이러한 예측 때문인지 백세인생 이라는 말이 요즈음 한창 유행이다. 그러나 죽음은 예고도 없이 불현듯 찾아온다. 인생이란 얼마나 오래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훌륭하게 살았느냐가 더 중요하다. 삶의 길이 보다는 삶의 질이 더 나아야 한다고 생각된다.

김태원/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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