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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숙의 서양요리와 친해지기]그릴에서 굽자, 스테이크 요리

Vancouver

2006.05.12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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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에서 가장 사랑 받는 그릴요리의 진수

비프 스테이크(Beef Steak)
포터하우스, 티본, 윙, 그리고 뉴욕 스테이크…


산들산들 봄바람이 불어대기 시작하는 5월, 그 화려한 봄이 오면 어디론가 훌쩍 여행이라도 떠나고 싶어진다. 상쾌한 공기를 한껏 머금었다 내뱉으며 공원이나 트레일을 따라 한가로이 산책을 나가 있노라면 여기저기서 코끝을 자극하는 그릴(Grill) 요리가 시장기를 자극한다.

아름다운 자연과 어우러진 가족과 친구들이 있어 더없이 맛있는 그 그릴 요리는 집에서 오븐이나 팬에서 굽는 고기요리와는 전혀 다른 최고의 고기맛을 내기 마련이다. 그래서일까? 유난히 밴쿠버엔 아웃도어 쿠킹(Out door cooking) 재료는 물론 피크닉 용품들까지 없는 것이 없고 그 디자인이나 품질도 우수한 편으로 누구나 손쉽고 저렴하게 멋진 피크닉을 즐길 수 있다.


뒷마당이나 야외에 나가 즐기는 그릴요리에 가장 인기 있는 고기 재료는 무엇일까? 얼마 전 공원에서 그릴 요리를 즐기는 한국 사람들을 보았는데 역시나 삼겹살을 휴대용 가스레인지를 이용해 팬에 지글지글 구워가며 상추쌈과 쌈장을 곁들여 맛있게 즐기는 모습을 본적이 있다. 사실 야외에선 팬보다는 그릴요리가 더 자연스럽다 싶긴 했지만 그래도 우리 입맛엔 뭐니뭐니해도 돼지고기 삼겹살이 최고가 아니겠는가?

그렇다면 캐나다인들이 숯불구이나 그릴요리로 즐기는 고기는 무엇일까? 다운타운에서 그리 멀지 않은 잉글리쉬 베이(English Bay)를 따라 즐비한 팬시한 레스토랑의 이름 또한 ‘그릴(Grill)’을 붙인 레스토랑이 은근히 눈에 자주 띄인다. 뿐만 아니라 그랜빌 아일랜드(Granville Island)에 있는 북미에서 손꼽히는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Fine dining Restaurant)에서도 그릴요리는 빼놓을 수 없는 인기 메뉴이다.

우리네 삼겹살 만큼이나 그들이 사랑하는 것은 ‘쇠고기 스테이크’. 세계 최고의 쇠고기 생산국이란 명성에 걸맞게 그 품질과 맛도 가히 일류로 손꼽힌다.

무엇보다도 철저한 위생관리로 믿고 먹을 수 있는 생산 시스템으로 언제라도 맛 좋고 육질 좋은 쇠고기를 마음껏 즐길 수 있다. 한국에서는 돼지고기가 쇠고기에 비해 월등히 저렴하지만 사실 캐나다에선 돼지고기에 대한 종교적인 거부감이 있는 민족들이 많아 수요가 그리 높지 않아 쇠고기와 비슷한 가격대로 판매되고 있어 더더욱 쇠고기를 즐겨볼 만하다.

캐나다에서 쇠고기를 구입할 때 반드시 주의깊게 포장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포장지에 표시된 쇠고기의 품질 등급 마크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메이플 잎 속에 ‘AAA’라는 마크가 찍혀있다면 언제라도 마음껏 믿고 사서 먹어도 된다.

주로 캐나다 쇠고기 등급표시 기준상 ‘A’등급은 일반소비자들을 위해 수퍼나 정육점에 주로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AAA’가 가장 최고상품이고, 다음으론‘AA’, 마지막으로 ‘A’의 순이다. 이 ‘A’의 갯수는 고기육질 속에 우리 식으로 말하자면 꽃등심처럼 살코기 속에 지방이 골고루 잘 퍼져보이는 것일수록 상급으로, 적당한 기름기 없이 대부분이 붉은 살코기만 있는 것일수록 하급으로 분류된다.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부드러운 뉴욕 스테이크>

그밖에 캐나다 쇠고기의 ‘B’등급은 주로 햄버거용 고기나 소시지용 쇠고기로 이용되고 있고, ‘D’등급인 쇠고기는 갈아서 판매하는 ‘그라인딩미트(Ground Beef)’-갈아서 파는 쇠고기-나 ‘런천미트(Luncheon Meat)’-쇠고기와 곡류를 한데 섞어 만든 통조림 식품-나 값싼 소시지로 가장 많이 이용되고 있다.

그렇다면 ‘AAA’ 등급의 쇠고기로 캐나다인들의 사랑을 한껏 받는 쇠고기 부위로는 단연코 ‘스테이크(Steak)’를 꼽는다. 주로 스테이크는 쇠고기의 갈비살 밑에서부터 허릿살에 이르기까지 분포되어 있는데 ‘T’ 자 모양을 하고 있는 등뼈를 중심으로 등심과 안심이 둘러 쌓여있는 정도에 따라 스테이크 이름이 달라지게 된다.

등뼈 주위로 등심과 가장 부드러운 안심의 분포가 가장 많은 스테이크가 ‘포터하우스 스테이크(Porterhouse Steak)’, 그리고 안심에 비해 비교적 등심이 크게 등뼈를 중심으로 있는 ‘티본 스테이크(T-Bone Steak)’, 마지막으로 안심은 거의 없고 등심이 뼈에 붙어 있는 ‘윙 스테이크(Wing Steak)’가 있다.

이처럼 스테이크의 이름은 쇠고기의 허릿살 중에서도 어느 부위를 커트했는가에 따라 이름과 맛이 조금씩 달라진다. 주로 한국사람들은 연하고 입에서 살살 녹는 부드러운 쇠고기맛을 선호하는 반면 주로 육식을 주로하는 유럽과 북미사람들은 씹히는 맛이 강한 질긴 고기를 선호하는 편이다. 그런 탓에 케네디언들이 좋아하는 스테이크로는 등뼈가 ‘T’모양을 주로 하고 있는 ‘포터하우스 스테이크’ 나 ‘ 티본 스테이크’를 꼽는다.

하지만 한국 사람의 입맛에 가장 어필하고 있는 ‘뉴욕스테이크(New York Steak)’-등뼈로 부터 등심만을 완전히 발라내, 뼈가 없어 먹기 편하며 가장 연한 쇠고기 부위인 스트립 로인(Strip Loin)을 슬라이스 한 스테이크-는 지금 한국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다.

그릴요리 전문 레스토랑에서 즐겨도 좋지만 이왕이면 가까운 정육점에서 부위를 골라 사서 바로 그릴 요리로 즐겨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우리 입맛에 맞는 ‘뉴욕스테이크’는 통후추를 즉석으로 빻은 거친 후춧가루와 소금으로 밑간을 한 다음 식용유와 녹인 버터를 섞은 뒤 고기에 발라서 재어둔다.

그런 다음 그릴이 뜨겁게 달구워 지면 모양이 뒤틀리지 않게 모서리면부터 ‘칙~’ 소리가 날 정도로 익힌 다음 양쪽 스테이크면을 순서대로 익혀 구워서 먹으면 된다.

이번 여름에는 삼겹살을 살짝 벗어나서 이왕이면 서양식으로 질 좋은 스테이크 부위의 고기를 골라 그릴요리로 즐겨보면 어떨까? 그릴의 냄새가 싫다면 팬에 기름을 두르고 즐기는 스테이크도 권해볼 만하다.

이때 중요한 것은 팬이 미리 잘 달구어져 있어야 하며 고기를 자주 뒤집지 말고 양면이 노릇노릇하게 먹음직스러운 색이 날 즈음 한번 정도만 뒤집도록 한다. 너무 자주 뒤집으면 노릇노릇한 색을 얻기도 힘들지만 고기 속의 즙이 빠져 나와 고기맛이 질기고 구수한 맛이 덜해지기 쉽다.

스테이크 요리와 걸맞는 채소로는 버섯이나 피망 그리고 양파와 호박 등을 그릴에 같이 구워 즐기면 영양의 밸런스는 물론 맛도 훨씬 풍부하게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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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프 스테이크와 잘 어울리는 소스 만들기

샤셔소스(Chasseur Sauce)
일명 ‘헌터(Hunter,사냥꾼) 소스’라고 불리우는 이 소스는 야외에서 즐기는 스테이크 소스로 권해볼 만하다. 무엇보다도 소스의 유래 역시 사냥을 나갔던 사냥꾼들이 야외에서 즉석으로 구해 만들었던 소스에서 유래되었다고 하니 야외 그릴용 소스로 권해볼 만하지 않을까 싶다.


준비할 재료
300ml 토마토 소스(시판되는 것을 이용해도 좋다), 껍질 벗긴 토마토 잘게 썬 것 240g, 양송이버섯(중간크기) 잘게 다진 것 8개 분량, 잘게 다진 양파 15g, 화이트와인 250ml, 버터나 식용유 90g, 허브류(타임 혹은 오레가노 등 취향에 맞는 허브를 섞으면 좋다), 소금과 후춧가루


만드는법
1. 양파를 버터나 식용유에 타지 않게 잘 볶는다.(버터를 이용하는 것이 풍미가 더 좋다)
2. 버섯을 1에 섞어 함께 살짝 볶는다.
3. 2에 화이트 와인과 브랜디(없으면 생략해도 좋다)를 넣고 반쯤으로 졸아들 때까지 자글자글 끓인다.
4. 여기에 토마토 잘게 썬 것을 섞고 토마토 소스(브라운 소스를 이용해도 좋다)를 섞어서 끓여준다.
5. 여기에 허브를 넣고 소금과 후춧가루로 간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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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칼럼니스트 정성숙 님은…
이화여자대학교 가정대학을 졸업하고 종합여성지 ‘주부생활’, ‘여성동아’, 그리고 요리전문지 ‘에쎈’의 기자를 거쳐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까사리빙(Casa Living)’과 ‘데코 마담휘가로’의 편집장을 지냈다.

2003년 8월 밴쿠버로 이민 온 이후 현재 Vancouver Community College에서 ‘Culinary Arts’ 과정을 공부하고 있다.

캐나다 밴쿠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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