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간혹 한약을 복용하면서 비타민이나 그 외 영양제들을 같이 복용할 수 있는가라는 문의를 받는 경우가 있다. 종합비타민, 칼슘, 마그네슘에 혈압약을 복용하고 거기에 다른 한 두 가지 영양제를 더 복용하고 있으면 필자는 대개의 경우 꼭 필요한 것을 제외하고는 과감히 영양제를 끊을 것을 권하는 편이다.
예컨대 폐경기를 넘긴 여성들이 칼슘을 복용하는 것은 필요할 수 있고 거기에 혈압이 있다면 혈압약을 같이 복용할 수 있겠지만 그 외의 것들에 대해서는 자신에 맞는 적절한 음식섭취와 운동으로 대신할 수 있다.
무엇이든 과하면 부족한 것만 못하다. 아무리 영양제나 약이 좋더라도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 적절하게 복용하는 것이 최상인 것이다. 생명의 유기물질이라는 비타민이 처음 나왔을 때만해도 사람들은 그것을 얼마든지 취하여도 좋기만 하고 탈이 없는 것으로 생각했지만 얼마 후 비타민 과잉증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무리 인체에 필수적인 비타민도 과하게 취하면 과잉증이 생기고 적당히 취할 때 건강이 호조되며 적게 취하면 결핍증이 생김을 인식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인식만으로는 부족하다. 사실상, 비타민은 종류에 따라 어느 것은 평생을 취하여도 좋지만 그 반대로 조금만 취하여도 좋지 않은 과잉증같은 현상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즉 그 좋고 나쁨이 사람마다 다르게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문제는 우리 인체의 반응이다. 그 비타민이 그 사람에게 맞지 않을 때 즉시즉시 부작용이 나타나면 그 비타민을 끊고 다른 것을 시도해 보겠지만 맞지 않더라도 별 불편함이 없을 때 장기적으로 복용할 수 있고 그로 인해 몸 안에 과잉으로 인한 독이 누적되어 건강에 해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비타민은 인체 안에서 생합성 되지 않는다. 밖으로부터 들어와 내장들의 생리기능을 돕는다. 그런데 사람들의 장기는 비타민의 협조를 받아야 하는 약하게 타고난 장기가 있고 전혀 그런 협조가 필요하지 않는 강한 장기가 있다.
8체질이란 바로 그 장기들의 강약배열을 선천적으로 달리하는 여덟 가지 장기 구조체들로 각 체질의 약한 장기는 그것들의 기능을 돕는 비타민을 평생 필요로 하고 있어 그것을 과용한다고 해서 과잉증이 생길 수 없는 것이다. (권도원) 다시 말해서 체질에 따라 취해야 하는 비타민과 취해서는 안 되는 비타민이 다른 것이다.
비타민 A는 어간유(魚肝油)에서 구할 수 있고 대개의 경우 식물에는 없는 것으로 이것이 결핍될 때 야맹증이 생기고 뼈의 성장에 이상이 오며 안구건조증, 호흡기 점막 이상, 생식기능 이상 등이 생긴다. 비타민 D도 간유, 어패류, 어류, 난황(卵黃) 등에 포함되어 있어 항구루병 요소로 부갑상선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와 같은 비타민 A, D의 결핍증들은 다 폐기능의 저하로 인한 병들-뼈 성장 지연, 호흡기 점막 이상, 구루병, 갑상선 이상 등과 간 기능의 상상으로 인한 병들-안구건조증 등을 가져오고 비타민 A, D는 결과적으로 그 결핍증 환자들에게 좋은 비타민이 된다.
그 이유는 선천적으로 폐기능이 약하고 간 기능이 강한 목양, 목음 체질에 맞는 비타민이기 때문이다.(권 도원) 따라서 이 체질들은 비타민 A, D를 아무리 많이 또 오랫동안 취하여도 좋기만 할 뿐 과잉증이 생길 수 없다.
그러나 그 반대의 체질인 금양, 금음 체질이 이러한 비타민을 취할 때 그들의 강한 폐와 대장은 더욱 강력한 기능을 발휘하고 그 길항작용에 있는 간과 담은 더욱 약화되므로 부작용이 나타난다. 이러한 경우에서 보듯이 비타민이 체질에 맞지 않게 섭취되게 되면 독물로 변할 수 있는 것이다.
비타민 E는 ‘건강하게 삽시다’의 토코페롤이나 하노백(한오백?-한국에서 광고에 나오는)의 비타민으로 주로 불임증에 쓰는 영양 물질로 알려져 있다. 실제 습관성 부인에게 이 비타민을 투여함으로써 정상 분만을 하였다는 보고가 있다.
동물실험에서, 수놈의 쥐에서 실험한 결과 비타민 E가 결핍되면 정자가 퇴화하여 생식능력이 상실되었으며 암놈의 쥐에서는 임신은 정상적으로 되나 임신 중 태반과 태아 조직이 퇴화하여 재 흡수 혹은 유산이 일어난다.
체질적으로 비타민 E는 토양체질에 가장 필요하다. 토양체질은 선천적으로 신장을 가장 약하게 타고 나기 때문에 불임이 되는 경우가 있다. 불임자 중 거의 대부분이 토양체질이다. 불임 때문에 본원을 방문했을 때 체질이 거의 토양인으로 나왔을 정도로 불임은 이 체질의 거의 독점이라 할 수 있다.
비타민 E가 신장 기능을 돕는 물질이기에 불임증에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그러므로 토양체질이라면 어려서부터 비타민 E를 복용하는 것이 좋다. 비타민 E는 섭취량이 포화상태를 능가하게 되면 체내에 저장되기 때문에 과잉 될 수가 있는데 특히 수음, 수양 체질에 해롭다.
한편 금양체질도 신장 기능이 약하기에 이로 인해서 불임에 걸리는 경우가 있는데 비타민 E를 복용하는 것이 건강편에서나 불임을 극복하는 데에 유효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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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호동원장은...
▶상문고등학교▶경희대 한의과대학▶00사단 한방 군의관▶국군 덕정 병원 한방과장▶서울 유광 한의원 개원▶밴쿠버 이민 (1996) ▶다니엘 한의원(1997-) (604-438-7025)
◆중앙일보 2006년 7월 26일(수), A7면 기사
캐나다 밴쿠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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