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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 공연 20주년을 맞이한 ‘난타’

한국 공연사에 수많은 기록을 가지고 있는 ‘난타’가 공연 20주년을 맞았다.

‘마구 때린다’는 뜻을 가진 ‘난타(亂打)’는 한국의 전통 가락인 사물놀이 장단을 바탕으로 주방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익살스럽게 그린 한국 최초의 ‘비언어적 공연(Non-Verbal Performance)’이다. 1997년 10월 호암아트홀 공연을 시작으로 전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시도의 작품인 ‘난타’가 많은 사람의 주목을 받으며 출발을 했다.

이 작품은 대사 없이 우리 특유의 리듬과 박자 그리고 줄거리만으로 구성된 한국형 퍼포먼스다. 첫 공연부터 현재까지 한국 공연 사상 최다 관객을 동원하였고, 지금까지 310개 도시에서 4만 번 넘게 공연됐다. 한국 공연 예술계의 큰 획을 그은 작품으로 평가된다. 90년대 초반 줄거리와 악보 없이 폭발적인 타악기의 리듬, 마임과 춤, 간단한 코믹연기를 양철쓰레기통, 빗자루, 대형 생수통, 플라스틱 화공 약품 드럼통 등을 이용한 ‘스톰프(Stomp)’라는 새로운 장르의 거리공연에 한국적인 음악 요소들을 접붙여 좀 더 다양한 볼거리와 웃음을 관객들에게 보여주는 데 관심을 둔 작품이 바로 난타다.

난타가 해외 시장과 관광객들을 상대로 인기를 끌 수 있었던 것은 흥겨운 사물놀이와 비언어적 공연의 접목이라는 발상의 힘이 컸다. 작품을 구상한 송승환 프로듀서가 “난타는 스톰프가 가지고 있는 매력적인 콘셉트는 공유하되, 아류는 되지 말자”는 생각으로 작품을 구상하고 연출한 것이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면서 세계적으로 성공을 거두게 되었다. 주방을 무대로 전문 요리사 셋이 좌충우돌하면서 낙하산으로 들어온 신참 요리사와 함께 피로연 음식을 준비한다는 내용으로 주방에서 사용하는 냄비, 물통, 도마, 칼, 절구 등 주방의 요리기구 중에 소리를 낼 수 있는 것들이 총동원됐다. 도마에서 채소를 썰고, 고기를 다듬고, 음식을 볶고, 그릇을 정리할 때 날 법한 소리를 사물놀이 장단과 박자로 국내 관객들에게는 친숙함을, 해외 관객들에게는 이국적인 비트와 리듬감을 경험하고 즐길 기회를 선사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그 결과 해외 첫 진출 무대인 1999년 에딘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서 최고의 평점을 받았다. 2001년에는 한국 문화상품 수출 사상 최고 출연료인 400만달러를 받고 북미 55개 도시에서 11개월간 순회공연을 했다. 이후 2003년 한국 공연단체로서는 최초로 미국 브로드웨이 뉴빅토리 씨어터에서 첫 공연을 시작으로, 2004년 오프브로드웨이 미네타 레인 극장에서 아시아 최초로 전용관을 개관하여 1년 6개월간 공연하였다. 2002년에는 싸이의 강남 스타일보다 10년 먼저 미국 NBC 투데이쇼에 출연해 한국의 공연문화를 미 전역에 알리는 공도 세웠다.

공연 중에 위험한 사고도 여러 차례 있었다. 난타 원년 멤버로 10년 동안 활약했던 배우 김원해는 해외 관객들이 우리에게 “너흰 정말 피지컬로 승부 하는구나!” 말하며 그런 부분에 감동했을 정도였다고 당시 힘들었던 상황을 회상했다. 세계인들에게 각광받는 난타가 요즈음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드 배치의 영향으로 중국인 관광객 감소가 큰 원인이라고 한다. 중국인들에게 난타 공연이 인기가 좋기 때문이란다. 세계적인 정치 문제가 문화계까지 어려움을 겪게 하고 있다는 점이 씁쓸하다. 관람객의 스트레스를 한 번에 풀어 주는 난타가 계속해서 사람들의 사랑을 받기 바란다.

김태원/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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