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성 있는 이정협·이근호 등 포함 내달 평가전 대표팀 명단 발표 노장 이동국 빠져 본선행 힘들 듯
국민적 불신의 위기에 몰린 한국 축구대표팀. 신태용(47ㆍ사진) 대표팀 감독이 위기 탈출의 해법으로 '한국형 축구'를 내놓았다. 유럽과 남미의 축구 강국과 비교해 기술 등 여러 측면에서 뒤지는 현실을 고려해, 한 발 더 뛰는 투혼의 축구를 대표팀 콘셉트를 재설정했다.
신태용 감독은 30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11월 평가전에 출전할 축구 대표팀 23명 명단을 발표했다. 한국은 다음 달 A매치 데이인 10일에는 콜롬비아(수원), 14일에는 세르비아(울산)와 차례로 격돌한다. 두 팀은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다.
한국은 신태용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뒤 월드컵 최종예선을 가까스로 통과했지만, K리거 없이 치른 러시아, 모로코 평가전에서 연거푸 대패했다. 신 감독은 이를 의식한 듯 이번에 뽑은 '신태용 팀 3기'에 대해 "최정상 멤버로 구성했다"고 말했다.
K리그 챌린지(2부리그) 부산의 공격수 이정협(26)이 3월 이후 다시 태극마크를 달았다. 이정협은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이 대표팀을 맡던 2015년 호주 아시안컵 준우승 당시 맹활약했다. 이정협은 평소 "2002 월드컵 때 붕대투혼을 보여줬던 황선홍 감독님처럼, 나도 팀을 먼저 생각하는 플레이를 펼치겠다"고 말해왔다. 공격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이근호(32·강원)도 '죽기 살기로 뛰는 것'만큼은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신태용 감독은 명단 발표 후 "한국 축구는 최정상급이 아니다. 몸을 아끼지 않는 축구, 한 발 더 뛰는 투혼의 축구를 해야 한다. 팬들이 '대한민국 축구가 아직 죽지 않았구나'라고 느낄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29일 K리그 200호 골을 넣은 노장 공격수 이동국(38·전북)은 이번에 빠졌다. 신태용 감독은 "이젠 이동국을 아름답게 보내줘야 한다. 여론의 뭇매를 맞으면 K리그 영웅을 잃을 수 있다"며 "월드컵에서는 최전방에서부터 싸우고 부딪혀야 하는데, (이동국은 그 점에 있어) 의문점이 남아 놔줘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동국의 월드컵 본선행은 사실상 어려워졌다.
한편, 신태용 감독은 대표팀만 오면 부진한 손흥민(25)에 대해 "소속팀 잉글랜드 토트넘에서처럼 최전방 공격수로 기용할 수도 있다"며 보직 변경 가능성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