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주 작은 마을의 교회에서 예배 도중 무차별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해 최소 26명이 사망했다. 지난달 1일 라스베이거스에서 최악의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한 지 한 달여 만에 또 다시 끔찍한 참사가 벌어져 미국 전체가 큰 충격에 빠졌다.
〈관계기사 A-3면>
텍사스주정부와 경찰에 따르면 5일 오전 11시30분쯤(현지 시간) 샌안토니오에서 남동쪽으로 약 30마일 떨어진 서더랜드스프링스의 제일침례교회에서 총격이 발생해 최소 26명이 숨지고 20명이 다쳤다. 사망자 중 23명은 교회 안에서 2명은 교회 밖에서 총격을 당해 숨졌으며 1명은 병원에 후송된 뒤 사망했다. 사상자 중 한인은 없다고 휴스턴 총영사관은 밝혔다.
범인은 26세 백인 남성 데빈 켈리(사진)로 확인됐다. 경찰에 따르면 범인은 사건 발생 직전인 오전 11시20분쯤 교회 인근의 주유소에서 처음 목격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차량을 타고 교회에 온 범인은 검은색 전투복장 차림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교회 안에 침입한 범인은 '루거 AR-15'공격용 소총을 들고 5세 아이부터 72세 노인까지 교인들을 향해 무차별 총격을 시작했다. CNN에 따르면 교회 인근 주유소에 근무하던 직원은 순식간에 총성 20여 발을 들었다고 말했다.
수사 당국에 따르면 범인이 교회 밖으로 나가려 할 때 인근에 사는 한 지역 주민이 범인을 향해 총을 쐈다. 이 과정에서 범인은 자신의 총을 바닥에 떨어뜨린 채 차량을 타고 도주했다. 이 주민은 범인을 계속 추적했고 경찰은 범인의 차량을 교회에서 북쪽으로 약 11마일 떨어진 곳에서 발견했다.
경찰은 "범인은 총상을 입고 숨진 상태로 차량 안에서 발견됐다"며 "범인이 자살한 것인지 다른 사람이 쏜 총을 맞고 사망한 것인지는 불분명하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켈리의 차량 안에서 총기 여러 정이 발견됐다.
켈리는 사건이 발생한 교회에서 약 35마일 떨어진 샌안토니오 교외 뉴브라운펄스 주민으로 알려졌다. 켈리의 SNS에 따르면 지난 2009년 고교 졸업 후 2010년부터 2014년까지 공군으로 복무했으나 2014년 5월 불명예 제대했다. 또 사건 발생 교회에서 약 2시간 정도 떨어진 킹스빌의 교회에서 성경학교 교사로 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 온라인 매체 데일리비스트 보도에 따르면 켈리는 1주일 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반자동 소총이 찍힌 사진을 올렸다. 또 장모의 우편 주소가 사건이 벌어진 마을이었다고 보도했으나 공식 확인은 되지 않았다. 켈리가 왜 서더랜드스프링스의 교회로 와서 총기를 난사했는지는 이날 오후 10시 현재 확인되지 않고 있다. 또 이번 사건이 테러와 연관됐다는 증거는 없는 상태다.
일본을 방문 중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사건에 대해 "악마의 소행"이라며 "가슴이 찢어지는 고통을 느낀다. 미국인 모두가 하나로 뭉쳐 맞서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