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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 비싼 등록금, 어려워진 대학교육

1960대부터 대학 또는 대학의 연구실을 지칭하는 말로 상아탑(象牙塔)이라고 대신해 부르기 시작했다. 상아탑은 코끼리 상아를 올려 만든 탑이라는 뜻이다. 값이 비싸서 구하기 힘들고 만들기도 어려워, 예전에는 대학 공부를 힘들고 어렵게 노력하여 이룩했기 때문에 상아탑에 비유하게 된 것이다.

1958년에는 대학교가 56개로 학생 수가 7만6000명 정도였다. 해당 연령의 1%도 안 되는 학생만 대학교에 진학했다. 학교 재정은 대학생을 둔 부모의 몫으로, 학교 재정의 3분의 2 이상을 부모들이 떠맡았다. 그래서 대학교를 ‘우골탑(牛骨塔)’이라고 달리 부르기도 했다. 우골탑은 힘들게 농사를 지어야 겨우 살아가는 농촌에서 자녀에게 대학교육을 시키려고 소를 팔아서 낸 등록금으로 세운 건물이라는 뜻으로, ‘대학’을 속되게 빗대어 이르던 말이다. 지금은 어머니까지 나서서 학비를 마련해야 해서 ‘모골탑(母骨塔)’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한국은 자녀의 대학자금을 대부분 부모가 대주는 게 오래된 관습이다. 그러나 우리가 사는 미국은 얘기가 다르다. 미국의 평범한 대학생들은 아르바이트로 학비와 생활비를 벌면서 대학을 다니는 것이 보통이다. 흔히 미국의 대학이라고 하면 2백년이 넘은 고풍스러운 캠퍼스에서 멋진 파티를 하고, 자신의 미래에 대한 꿈과 낭만을 즐기며 학업에 몰두하는 모습을 떠올린다. 하지만 평범한 미 대학생 현실은 낭만, 꿈과는 거리가 멀다. 많은 학생은 자신의 비싼 학비를 마련하기 위해 4분의 1은 풀타임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학교에 다니고 있다. 37%는 주 30시간 파트타임 아르바이트를 한다. 그래서 2년제인 커뮤니티 칼리지도 평균 4~6년간 다닌다.

4년제 대학에 진학할 경우 학업에 집중해야 하기 때문에 아르바이트는 꿈꾸기도 어려운 게 현실이다. 하지만 그들의 생활도 그다지 다르지 않다.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독립을 하는 미국 문화에 따라 비싼 대학 등록금과 생활비 등을 스스로 해결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는 필수다. 그러나 학비 보조를 위해 일을 하다가 학점(Credit)을 제대로 따지 못해서 졸업이 늦어지면, 추가되는 학자금을 가외로 지불해야한다. 따라서 주어진 기간 내에 졸업해서 제때 취업을 하는 것이 훨씬 더 경제적인 셈이다.

현재 사립대학 평균 등록금은 4만5000~5만달러 정도다. 주립대학의 경우는 1만~1만5000달러이다. 90년대에 비해 3배가량 인상된 액수이다. 그러나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90년대보다 장학금 혜택이 많이 줄어들었으나 우수한 학업 성적이나, 스포츠, 예능 방면에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다면 장학금 혜택을 받을 기회가 많이 열려있다. 그리고 경제적으로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주는 무상학비 보조(Grant)는 대학에서 학생에게 무료로 제공해 주는 학비 보조 프로그램이다. 그랜트는 융자(Loan)와 달리 상환해야 할 필요가 없으며, 일반 장학금과 다른 점은 우수한 성적, 예체능 특기 등에 근거한 보조금이 아니라 재정적 필요에 따라 주어지는 학비 보조금이다.

누가 이런 말을 내게 했다. “미국은 배우려는 의지만 있다면 돈 안 들이고 공부할 수 있는 좋은 곳”이라고 말이다. 그렇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은 있기 마련이다.

김태원/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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