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멘넷>
이라는 인터넷 매체가 있다.
미주 지역 기독교계의 여론을 한 눈에 갈파할만한 좋은 글들이 부지런히 게재되고 있는 중이다.
최근 한평생 목회를 하시다가 보람된 여생을 보내고 계신 존경받는 목사님 한 분의 이런 제목의 칼럼 하나가 이곳에 게재되었다.
“이 개XX들아” ... 이 칼럼의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목사님의 교회에 신분 노출을 지극히 꺼리는 한 부부가 있었단다. 그런데 하루는 그들 부부가 목사님을 찾아와서 자기들도 목사 부부라는 사실을 밝히더라는 것이다.
너무나 뜻밖이어서 긴장을 하고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말못할 사연들을 이야기하더라는 게다.
뒤늦게 목회자가 된 이 부부는 기도 중에 노인 복지 사업을 시작하였고 또 많은 돈을 투자했던 모양이다.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자금운영에 문제가 생겨서 부도를 냈고, 거래처였던 악덕업자가 그것을 꿀꺽 삼키고 말았다는 게다.
이후 이들 목회자 부부는 누구를 만날 자신도 없고 해서, 피신해 다니다가 다시 시작한 것이 고작 개(犬)를 사육하는 일이었다는 게다.
처음에는 산기슭에 조그만 움막을 세워놓고 강아지 몇 마리를 길렀는데, 세상에 어디 쉬운 일이 있을까? 그것마저도 개들이 시름시름 병을 앓다 떠나가는 바람에 실패만 거듭할 뿐이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이 일이 인생의 배수진이라도 되는 것처럼 전심전력하였다는 게다.
그런데 개 사육에 열심을 내다가도, 왠지 주일날(일요일)만 되면 어찌되었든 그래도 목사는 목사였던지라, 이 날만큼은 알 수 없는 공허감이 물밀 듯 밀려오더라는 게다.
하긴 물고기가 어찌 물을 떠나 살 수 있단 말인가? 그래서 그 때부터 일요일만 되면 개들을 향하여 일장 설교를 늘어놓기 시작했다는 게다.
그의 설교는 매번 이렇게 시작되었다고 한다.
“이 개XX들아” ... “제발 좀 건강하게만 살아다오”...
오늘날 세상이 그야말로 “요지경 세상”이다.
솔직히 요지경 세상을 목도하노라면, 나도 그렇게 걸쭉한 설교라도 한바탕 늘어놓고 싶은 심정이 치밀어 온다.
아니 거짓말 요지경으로 뒤 덮여 있는 세상을 볼 때는 절망감조차 밀려든다.
그래서일까? 한국의 신신애라는 가수가 부른 유행가 가사가 최근엔 더욱 더 가슴에 와 닿는 것 같다.
“세상은 요지경, 요지경 속이다.
여기도 가짜, 저기도 가짜, 가짜가 판친다.
..”
얼마 전 뉴욕에 사는 목사 하나가 “나는 가짜였습니다”라고 자신의 저서를 통해 고백하였다고 한다.
자신은 20대에 이미 이혼을 세 번이나 경험했던 사람이며, 심지어는 삼청교육대에 끌려가서 생지옥을 수없이 경험한 사람이었다는 게다.
무엇보다도 그는 그 이혼의 경력들 때문에 어디서든지 변변치 않은 서리집사 직분조차도 받지 못하던 사람이었는데, 보란 듯이 목에 힘을 주기 위해서 돈으로 목사안수를 하나 받게 되었고, 또 돈을 주고 선교지에서 운영하는 변변찮은 신학교를 통해 명예신학박사 학위까지 얻어서 당당히 명함에 찍어 가지고 다녔다는 게다.
그런 그가 이제 비로소 인생에 철이 들기 시작하니 양심적 회개와 고백에 이르게 된 것이다.
“나같이 영적인 불감증, 명예 걸식증에 시달리고 있는 주의 종이 있으면 나의 고백이 도전이 되기를 바란다”는 진심 어린 충고까지 자신의 책 속에 담았다는 게다.
오늘날 우리는 솔직히 “정직”에 대한 감각이 점점 더 무디어 지는 세상을 살고 있는 듯 싶다.
한때 정직을 신념으로 지키던 사람들조차 시대에 타협하곤 한다.
그리고 정직을 부르짖는 사람들을 향해서는 오히려 손가락질하면서 “모난 사람” 또는 “고리타분한 사람” 정도로 치부해 버리곤 한다.
그 만큼 우리 사회의 윤리도덕 규정들이 무너져 내리고 있는 중이라 해도 과언은 아닌 것이다.
손톱 만한 거짓말 하나를 하더라도 화형장에 끌려가던 이야기들이 이제는 단지 전설에 불과할 따름이다.
특별히 우리가 사는 이 이민 사회에서의 가짜의 범람은 이제 더 이상 마땅히 정제할 도리가 없게 된 것 같다.
그것들을 마땅히 통제하고 정제할 수 있는 장치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저 다만 태연하게 거짓말을 늘어놓으면서도 “속으면 좋고, 안 속으면 말고” 하는 식으로, 정직이 무척이나 외면당하고 있다는 느낌일 뿐이다.
자기 자신이 만든 이력서 한 장에 기록된 모든 프로필들을, 한 번도 사실 여부를 제대로 확인해보지 않고서도, 그 내용이 마치 진실인 것처럼, 대중 앞에 공공연히 공포되고 정당화되어지는 일들도 밥 먹듯이 일어나고는 한다.
심지어 문턱에도 가보지 않은 특정대학의 졸업생이라고 공공연히 거짓말을 하는 자가 있는가 하면, 문턱을 겨우 조금 밟아 놓고서는 도대체 이 나라에선 통용도 되지 않는 무슨 “수료나 중퇴”라는 말로 자신의 신분을 거침없이 격상시켜 보고자 치부하며 나서는 자들도 있다.
이렇게 부끄럽고 왜곡된 요지경 세상들을 바라보면서 누가 과연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수 있을 것인지, 참된 용기의 의미가 무엇인지만을 다시금 되새겨 볼 따름이다.
스스로를 카멜레온처럼 생각하며 “부정직”이 오히려 편안한 처세술로만 생각하는 사람들이 여기 저기서 아우성인데도 어디선가 내대신 “이 개XX들아” 하고 소리질러 줄 그 개(犬) 치는 목사의 함성이 들리지는 않나 귀만 세우고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