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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산림녹화로 이룬 민둥산의 기적?

한국의 가을은 오색 단풍이 유난히 아름다운 나라이다. 한국은 단풍을 만드는 나무의 종류가 많아서 가을이 되면 글자 그대로 아름다운 금수강산으로 변한다. 이러한 아름다운 풍경은 오늘을 살아가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피와 땀이 어우러져 만들어진 작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제 강점기와 6·25 동란을 겪으며 전국의 많은 산이 벌거숭이로 변해 버렸다. 전쟁이 끝난 후에도 땔감을 마련하기 위해 벌목은 계속되어 벌건 산등성이들이 즐비했었다. 국토의 50%가 황무지였다. 비만 오면 강물이 범람하고 산이 무너져 내려 많은 인명 피해가 뒤따르는 비극이 계속되었다. 이 무렵 박정희 대통령이 유럽의 여러 나라를 순방하면서 각 나라의 울창하게 보존된 숲을 보고 산림녹화 사업에 심혈을 기울이게 된다.

미국 언론은 한국의 산림이 되살아날 가능성은 없다고 단언할 정도였다. 미국 의회에서도 경제적 원조를 해줄 수 없다고 할 지경이었다. 그러나 정부는 1967년 산림청을 신설하고, 산림청을 농림부 산하가 아닌 내무부 산하에 두어 각 지방 하부조직까지 이 사업을 관리, 지원하게 하므로 녹화 사업을 더욱 더 효율성 있게 진행해 나가도록 했다. 그리고 교과과정에서도 초등학교 6학년 교과서에 ‘달가스의 기적’이라는 과목을 실어 어린 학생들에게 산림녹화의 중요성을 일깨워 나갔다. 매년 식목일만 되면 근처에 있는 산을 찾아 나무를 심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송충이를 잡던 일도 떠오른다.

그러나 사업을 추진해 나갈 전문 인력이 없다시피 해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게 된다. 비만 내리면 애써 심었던 나무들이 쓸려 내리는 등 실패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새벽종이 울렸네, 새 아침이 밝았네”라는 새마을 노래 소리와 함께 비탈진 산기슭에서 돌을 캐내고 나무가 잘 자랄 수 있는 흙을 지게로 짊어져 나르고, 나무에 물을 공급하기 위해 물을 담은 양동이를 머리에 이고 퍼 날랐던 아저씨 아주머니들의 불굴 의지는 꺾을 수 없었다.

이런 황무지와 민둥산이던 곳이 50여년 만에 울창하고 건강한 모습으로 탈바꿈했다. 그 결과물로 영일만 사방녹화 사업, 대관령 화전 정리 사업을 단행한 후 시작한 대관령 녹지조성 사업 성공 등을 꼽을 수 있다. 그야말로 세계적인 전문가 대부분이 불가능하다고 여긴 일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한국의 조림사업을 기적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국제연합 식량농업기구 (FAO)에서는 “한국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일한 녹화 성공국가”라고, 그리고 유엔 환경계획기구(UNEP)는 “한국의 조림사업은 세계적 자랑거리”라고 찬사를 보냈다.

이제 세계적으로 조림 기술의 선두 역할을 하는 한국은 지금까지 축적해온 기술을 주요 황사 배출국인 중국을 비롯해 국토의 91%가 사막화 돼가고 있는 몽골 등 아시아 지역 사막지대 그리고 산업용 목재 남벌로 삼림 훼손이 심각한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불모지까지 진출해 녹지형성 사업에 앞장서고 있다. 이러한 세계적인 녹지화 사업에 각 사회단체는 물론 재벌 그룹까지 손을 걷어붙였다. 벌거숭이산을 아름다운 금수강산으로 탈바꿈시킨 기술로 세계를 푸르고 아름답게 만드는 날이 하루빨리 왔으면 좋겠다.


김태원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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