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텍사스 한인도넛협회(회장:유종철)에 따르면, 달라스 지역 일대에서 한인들이 경영하는 도넛가게는 대략 1,000여개에 이른다고 한다.
초보자라도 몇 달 정도만 도넛 제조기술을 익히면 E-2 비자를 취득하여 부부가 함께 운영하기에 알맞은 업종으로 많은 한인동포들이 도넛업에 종사하고 있다.
그런데, 지난 5월에 던킨도넛사(Dunkin' Donuts LLC,) 대변인은 DFW지역에 프랜차이즈로 125여 곳의 체인점을 개설할 것이라고 발표해, 도넛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는데 도넛업계에서는 별다른 대처방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던킨도넛사는 30여 나라에 1,900개의 체인점을 운영하고 있는 다국적 기업으로 미국에는 각 주에 걸쳐서 5,200여 점포가 있는데, 도넛, 샌드위치, 베이글, 머핀, 쿠키, 샐러드 그리고 커피, 스무디 음료 등 다양한 구색을 갖추고 있다.
던킨도넛은 아침식사는 맥도날드를, 커피음료는 스타벅스를 겨냥하여 10년 안에 125개 점포를 만들어 DFW지역에 진출하는데, 스타텔레그램에 따르면 실제는 한인도넛 스토어를 타겟으로 삼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외관상으로도 대규모 그룹회사와 영세상인의 대결구도로 보아 경쟁한다는 것 자체가,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격일수도 있어서 위기를 맞은 것임에는 틀림없으며, 던킨이 성공한다면 웬첼이나 데이라잇 등 타주에서 성공한 체인점도 뒤따라 들어올 구실을 주게 된다는 데서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물론 오래전에 크리스피 크림(Krisppy Kream)이 시카고의 브링스(Brinks) 컨설팅의 시장조사를 앞세워 북텍사스 지역에 진입했다가 철수한 선례가 있지만, 그들은 공장에서 자동 생산하여 컨비니언 스토어 등에 배달하는 시스템으로 신선도나 맛, 가격경쟁에서 한인 도넛에 뒤졌으며, 소세지를 구울 수 있는 아이템이 없었기 때문에 실패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던킨도넛은 최신의 경영기법을 도입하여 쾌적한 장소와 환경에서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최신 설비로 종류의 다양화는 물론, 수입원두 커피를 사용한 에스프레소와 9가지 맛과 스무디까지 갖추어 승부를 걸 예정이다.
이에 반해 한인도넛가게는 오전5시부터 낮12시까지 오픈하고 문을 닫아 컴컴하기 때문에 환경도 칙칙해 보이는 느낌을 주고 있으며, 실내 분위기, 위생문제, 소규모 가족경영방식의 한계를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고 기존의 도넛가게를 포기하고 50만달러에서 100만 달러 이상까지 투자해야하는, 던킨도넛 프랜차이즈로 전환하는 문제도 자본관계로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입장이므로, 던킨도넛이 들어서는 지역의 기존 도넛가게는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가 없다.
하지만 도넛협회 유종철 회장은 획일화된 경영방식을 탈피해서 오너쉽 위주의 특색 있는 손님맞이로 친절함의 강점이 있으며, 한인도넛가게들이 출근길목에 싼 건물을 선점하고 있을 뿐 아니라 오전 9시부터 낮12까지 7시간 영업으로, 신선도 유지에 앞설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하며 협회 차원의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넛협회 문진호 홍보이사는 협회원들이 단합해서 도넛포럼이나 푸드쇼(Food Show)를 열어 서로의 정보를 공유하고, 재료의 공동구매로 가격 경쟁력을 강화하여 기름에 튀기는 것을 싫어하는 고객들을 위해 베이커 쪽으로 크로아상이나 소세지롤 등 아침메뉴를 더 개발해 도넛가게에서 도넛을 구입한 후, 세븐일레분에서 커피를 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커피 맛도 업그레이드 시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 도넛 서플라이 이봉환 사장은 한인들이 오래전 초기에 도넛가게를 인수할 때는 미국인들에게 도넛제조기술을 전수 받아 도넛 맛의 원형을 유지해 왔으나, 세월이 지나며 한인들끼리 기술을 전수하면서 도넛 맛이 점점 변하고 말았다며, 교육을 통해서 기술을 업그레이드 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봉환 사장은 시장경쟁에서는 맛으로 승부해야함을 강조하면서 반죽을 많이 부풀려 1파운드에 12개 나오는 것을, 같은 크기로 16개 정도로 늘려야 부드럽고 감칠맛 나는 도넛을 제조할 수 있다며, 만드는 노하우는 1주에 1시간 반 정도로 4주만 교육(무료) 받으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신선한 쇼트닝을 사용하여 쇼트닝이 아주 살짝 배어나오게 하는 기술이 필요하며, 그레이징 슈가로 어떻게 특색을 살리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도넛업계는 던킨의 진입으로 위기를 맞고 있지만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지혜가 절실히 필요한 시기로, 도넛협회원들이 뭉쳐서 교육과 세미나 등을 자주 열어 경영 노하우(Know_How)를 중심으로 아침메뉴의 다양화와 맛의 개발, 커피 등의 음료 맛 업그레이드와 더불어 안과 밖의 인테리어 시설의 현대화, 청결한 위생, 협회 차원에서 한인도넛 스토어들의 브랜드 도입, 종사자들의 제복착용 등의 산적한 과제를 풀어나가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