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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종욱 칼럼] 캄보디아 시니어 단기선교를 다녀와서(2)

Washington DC

2017.12.22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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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놈펜에서 진행했던 현지 한국선교사들을 위한 일대일 양육지도자세미나가 3박 4일 일정으로 마무리됐다. 수료식 예배는 모임을 주최했던 로고스국제학교 교장 김정룡 선교사의 폐막사에 이어 백신종 목사가 그동안 진행됐던 과정에 대해 소감을 발표했다. 수강자들에게 수료증을 증정하는 순서도 이어졌다. 수료증과 더불어 벧엘교회 교인들이 정성으로 마련한 선물을 증정했다. 수료자들이 자신들의 소감을 적는 순서와 수료자 가운데 몇 분이 나름대로 소감을 발표하는 시간도 가졌다.

발표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가슴이 벅차 눈물을 참을 수가 없었다. 이들은 나이 든 시니어들이 자신들을 그동안 섬겨준 데 대해 깊은 감사 표시를 했다. 나는 속으로 “하나님께서도 크게 기뻐하시겠구나”하고 말했다. 세미나를 통해 맡겨진 3명의 선교사와 개인적인 접촉을 통해 맺어진 관계는 앞으로도 계속되리라 굳게 믿는다.

우리 팀은 프놈펜 일정을 마치고 백 목사가 지난 6년간 섬겼던 선교지 깜뽕짬을 향해 버스로 떠났다. 깜뽕짬에서 교회를 섬기는 장진기 선교사가 우리와 동행했다. 이날 저녁 20여 명 선교사를 한 식당으로 초청, 현지 선교 현황을 들을 기회가 있었다. 선교사들과 개인적으로 친교를 가질 기회도 함께 얻었다. 나는 이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가끔 교회 안에서 은혜롭지 못한 일로 서로 갈등 할 때도 있는데 선교사들은 이런 것들을 다 뒤로하고 오직 복음만을 위해 헌신하는 모습을 볼 때 저절로 고개가 숙여졌다. 단기선교는 남들에게 도전을 주기보다 우리가 도전을 받고 영적으로 새로워지는 계기가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튿날 주일 아침 장 선교사가 시무하는 캄보디아씨앗교회에서 예배드렸다. 워싱턴성광교회와 한국세광교회에서 파송 받아 섬기고 있다. 3층짜리 건물에 3층은 거실, 2층은 사무실 겸 회의실, 그리고 1층이 예배당이다. 예배당은 꽉 차면 40명쯤 들어갈 수 있는 공간, 30여 명의 아이가 자리를 메웠고 어른 교인은 서너 명만 눈에 띄었다. 예배는 김은경 사모의 풍금 반주로 시작됐다. 어린아이들이 따라 부르는 찬송의 의미는 알 수 없었지만, 바로 천사들의 합창이었다. 장 선교사가 코흘리개 어린아이들 앞에서 열심히 말씀을 대언했지만 아이들은 제대로 이해하고 있겠냐는 의문도 들었다. 그러나 성령께서 아이들을 도와주고 계시다는 확신이 드는 것은 웬일일까? 언젠가 이 아이들이 자라서 장 선교사 내외가 심은 믿음의 뿌리를 잘 이어가기를 간구했다.

 장 선교사 내외는 1남 2녀를 두고 있는 막내인 셋째 딸 지민이가 선천성심장병으로 두 번이나 수술받고 고생하고 있다.

이날 저녁 우리는 김영익·영수 선교사 내외가 섬기는 성광고아원을 찾아 풍성한 저녁을 나누면서 고아원 현황에 관해 설명을 들었다. 50여 명의 고아를 돌보고 있는 선교사 내외는 버지니아에 있는 워싱턴성광교회(임용우 목사)에서 파송 받고 사역하고 있다. 부모를 잃은 고아와 부모가 있어도 무책임하게 버려둔 고아 아닌 고아들을 돌보는 김선교사 내외를 볼 때 예수께서 어린이들을 특별히 사랑하셨던 아름다운 모습을 읽을 수 있었다. 고아들이 아무 구김살 없이 유쾌하게 탁구를 즐기는 모습 속에서 또한 사역의 열매를 볼 수 있었다. 은퇴하고 이곳에 온 김 선교사 내외를 보면서 80을 넘기는 기로에 서 있는 나 자신의 미래를 다시 점검하는 기회가 되었다.

 깜뽕짬 도시는 백 목사가 섬길 때만 해도 전기도 없고, 도로포장도 안된 6.25 직후 한국의 아주 시골 같았는데 지금은 눈에 띄게 발전했다고 한다. 캄보디아는 지금 어디를 가나 도시에서는 건설 붐이 한창이라고 한다. 중국과 일본이 자원이 풍부한 이곳에 경쟁적으로 투자를 한다고 한다. 프놈펜은 수십 층짜리 고층건물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었으며 시가지는 중도개발국답게 잘 정돈되어 있었다.

1963년부터 1997년까지 폴 포트 공산정권이 지배하면서 수백만의 지식인과 공무원들을 학살하고 쇄국정책을 펼쳤지만, 훈센 총리 정부가 문호를 개방한 후 외국자본이 자유롭게 들어온 이유다. 많은 기독교 선교사들이 이 나라에서 자유롭게 선교 활동을 펼 기회 또한 하나님께서 주신 특별한 은혜다.

 하지만, 캄보디아에서 자유롭게 선교 활동하는 데는 여전히 많은 제약이 있다. 그런데도 5년 전만 해도 2%에 불과했던 기독교인이 지금은 7%에 육박한다. 선교전망이 밝다. 아무쪼록 개방정책이 지속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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