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출장 등으로 왔다가 눌러 앉은 조선족 동포들이 늘어났고 이들 가운데 영주권과 시민권을 취득하면서 가족 이민초청이 늘어났다.
애틀랜타 조선족 동포사회 규모는 100~500여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대부분 조선족 동포들은 중국 동북 3성(흑룡강· 길림· 요녕성) 출신들이다. 한국을 거쳐 미국으로 왔거나 직접 미국으로 입국한 이들이다.
조선족 남성은 대부분 목공· 건축· 청소· 플러밍· 식당업 등에 종사하고 있다. 여성은 식당· 세탁소· 청소· 사우나 등에서 일하고 있고 일부 조선족 동포는 보험 등 전문직에 진출해 자영업을 운영하기도 한다.
한인들과 마찬가지로 조선족 동포들도 출신 지역별로 유대감이 강하다. 연변, 심양, 흑룡강 출신들은 끼리끼리 모여 이민생활의 어려움을 나누고 있다.
조선족 커뮤니티의 원로인 서신립씨(화영건축 대표)는 "먼저 왔기 때문에 나중에 온 사람들을 도와주었을 뿐"이라고 밝혔다.
서 씨는 1995년 뉴욕에 있는 회사의 주재원으로 나왔다가 애틀랜타에 정착했다. 흑룡강 출신인 김엽씨(플러밍)도 1995년 애틀랜타에 정착했다. 먹고 사는 것을 해결하느라 바빴고 가족과 헤어져 살아야 하는 외로움에 눈물을 흘린 날이 하루 이틀이 아니었다.
김씨는 "이민 초기에는 영어도 모르고 자동차도 없고 미국 법도 몰라 정말 힘들게 살았다"며 "예나 지금이나 마음에 맞는 조선족끼리 모여 명절에 음식을 나누며 외로움을 삼킨다"고 밝혔다.
심양이 고향인 손병철씨는 "오랫동안 가족과 떨어져 살아 외로움이 크다"며 "가족이 보고 싶어 고향으로 가고 싶을 때면 고향 사람들을 만나 회포를 푼다"고 말했다.
최근 일부 조선족 동포들은 외로움을 나누고 서로 도울 수 있는 '애틀랜타조선족협회(가칭)' 설립을 조심스럽게 추진하고 있다.
조선족 동포들이 늘어나면서 이민생활 정보를 제공하고 친목을 도모할 수 있는 모임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 이미 결성된 전미조선족동포회, 뉴욕조선족동포회, 펜실베이니아조선족동포회 등과 교류를 통해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생활영어, 컴퓨터 강좌 등을 운영할 계획이다.
조선족협회 결성을 추진하고 있는 신혜경씨는 "동포회 결성에 직접 참여하지는 못하지만 돕겠다는 이들이 많다"며 "동포회는 많은 동포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심양이 고향인 손병철씨는 "오랫 특히 조선족협회가 결성될 경우 한인사회와 중국계 커뮤니티를 연결하는 교량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국적이며 중국 문화와 중국어 구사가 가능한 조선족 동포를 활용할 경우 그동안 교류가 없었던 중국계 커뮤니티와 한인사회의 교류가 활성화될 전망이다.
이를 통한 아시안 커뮤니티의 권익, 정치력 신장 등도 추진할 수 있는 방안이 공동으로 마련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애틀랜타총영사관 최동규 부총영사는 "조선족 동포는 중국 국적을 갖고 있어 대한민국 정부를 대표하는 총영사관은 어떠한 입장 표명도 할 수 없다"며 "그러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조선족 동포를 항상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박영섭 애틀랜타한인회장은 "애틀랜타에서 만난 조선족 동포들은 겸손하고 열심히 생활하고 있어 인상이 깊다"고 말했다.
한인 무역인들의 경우 가격이 저렴한 중국산 물품을 구매하는데 조선족 동포를 활용할 가능성도 높다.
전세계 공산품 생산기지 역할을 맡고 있는 중국 공장을 접촉해 단가 협상, 수출입 상담, 품질 관리 등에는 한인 보다 조선족 동포가 훨씬 유리하기 때문이다.
연변조선족자치주를 비롯해 연길시 등이 미주 한인사회와 교류 확대를 희망하고 있어 애틀랜타 한인들의 중국 투자도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