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같은 이민자는 해외에 살면서도 금방 지워지지 않는 별난 생각이나 저절로 솟아나는 흥겨움과 애틋함 같은 것은 우리말로밖에 표현할 수가 없지요. 안 그러면 마치 신발 겉으로 발등을 긁는 것처럼 시원하지가 않거든요. 지난번에 고국을 찾았다가 문득 산문이 아닌 어떤 운문스러운 감흥이 절로 일었습니다. 그것이 지워지지 않아 결국 글로 옮기자니 자연스레 시조 형식에 실리더군요. 마침 중앙일보에서 공모가 있어 보내 봤는데 뜻밖에도 눈에 잡혀 후하게 낙점을 해 주시니 뿌듯하고도 부끄럽습니다. 앞으로 더 생생한 글발로 읽는 분들을 대할 수 있도록 정진하겠습니다.
# 2018년 중앙신인문학상 수상작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