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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 스토리] 21세기 최고 걸작 2015 버건디

프랑스 와인 하면 '서 보르도, 동 부르고뉴'로 대변된다. 보르도 하면 5대 샤토로 유명하지만 부르고뉴는 보르도보다 훨씬 작은 면적이지만 또다른 차원의 훌륭한 와인이 생산 되고 가격면에서는 5대 샤토를 압도한다. 보르도 와인보다 더 고급 와인이 부르고뉴의 와인인 것이다.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레드 와인의 강렬한 이미지는 미국에서 부르고뉴를 버건디라 칭하게 만들었고, 이제 버건디가 색깔과 와인의 대명사가 돼버렸다. 와인 애호가의 종착역으로 알려진 버건디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와인이기도 하다.

요즘 레스토랑 와인 리스트나 와인 가게에서 핫한 아이템도 버건디 2015년 빈티지다. 2015년은 파란만장한 해로 기록되는 해이다. 네팔에서 대지진이 발생, 8000여 명이 숨지고, 영국 엘리자베스여왕은 역사상 왕권을 제일 오래 유지한 여왕으로 기록됐고, 미국과 쿠바가 50년 만에 국교를 정상화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프랑스 버건디의 2015년은 와인의 역사를 새로 쓸 정도로 훌륭한 와인이 탄생한 해로 기억된다.

2015년 버건디 지방은 뜨거운 여름, 목마른 대지로 기억된다. 6월부터 비가 거의 내리지 않는 건조한 날씨가 계속됐고, 8월이 돼서도 몇인치의 비가 더 뿌렸을 뿐이다. 포도밭도 타들어갔다. 특히 심은지 얼마되지 않아 뿌리가 깊지 않은 포도나무들이 가뭄으로 힘들어했다. 그러나 다행히 수확에 들어가기 몇주 전 기온이 급강하하면서 2003년, 2009년보다 더 내려갔다. 수확전 기온이 내려가면 산도가 더 잘 보존된다. 여름의 뜨거운 햇살은 포도알을 더욱 잘 영글게 했고, 수확 전 차가움이 포도알의 성분을 잘 지켜냈다.

이같은 기후의 영향으로 2015년 버건디는 작황은 적었지만 우수한 품질의 포도를 확보하면서 명장을 탄생시킨 것이다. 특히 레드 와인의 피노누아가 대박을 쳤다.

일부 흥분한 와인 평론가들은 21세기가 시작된지 채 20년도 안됐지만, 2015년 빈티지가 21세기 100년간의 최고라고 호들갑을 떨기도 한다. 그만큼 화려한 빈티지가 탄생했다는 것이다. 선선해서 화이트가 유난히 빛났던 2014년 빈티지도 호평을 받고 있지만, 2015년 빈티지는 성숙한 여인에 비유된다. 제대로 숙성돼 완성도가 높아 그만큼 순수하고 힘이 느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버건디 하면 가격이 비싼 것으로 유명하다. 보르도의 5대 샤토보다 더 비싸다. 2015년 빈티지는 휼륭하다고 소문이 나면서 수백 달러를 호가하기 일쑤고, 수입업자들이 제한된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피튀기는 경쟁을 펼치고 있다.

그럼 먼저 버건디의 5대 와인 생산지를 잠시 살펴보고 비교적 저렴한 100달러 미만의 2015년 빈티지를 찾아보자. 버건디 가장 북쪽의 샤블리는 샤도네이를 재배하므로 화이트 와인의 산지다. 그 아래로 디존과 마콘을 잇는 75마일정도의 얇은 띠를 중심으로 레드 와인의 본고장 코트 드 뉘, 화이트 와인으로 유명한 코트 드 본이 자리잡고 있다. 그 아래 코트 드 본을 위협하는 화이트 와인 산지 마코네가 있고 가장 아래쪽에 보졸레누보로 잘 알려진 보졸레가 버티고 있다. 품종은 레드 와인을 만드는 피노누아, 화이트 와인을 만드는 샤도네이, 보졸레를 만드는 가메이 등 3개가 주를 이룬다. 그렇다면 각 지역에 어떤 품종이 재배되는지는 자연스럽게 알 수 있다. 물론 화이트 와인으로 유명하다고 해서 레드 와인 생산 와이너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주력 품종으로 구분하면 레드 와인이 1개, 화이트 와인이 3개, 보졸레누보가 1개 정도로 나뉘는 것이다.

비교적 저렴한 2015년 버건디 와인들은 아래와 같다. 화이트 와인으로는 역시 샤블리 와인이 대표선수다. 사무엘 빌로 샤블리 레 바이옹 비에이유 비뉴(Samuel Billaud Chablis Les Vaillons Vieilles Vignes $37)는 빌로 가문이 2014년 매입한 포도밭에서 생산됐고, 파트릭피우제 샤블리 레 포레(Patrick Piuze Chablis Les Forets $55)는 캐나다 출신의 피우제가 만든 와인으로, 컬트 와인으로 유명하다.

레드 와인 중 루이 자도 도멘 가제 부르고뉴 르 샤피트르(Louis Jadot Domaine Gagey Bourgogne Le Chapitre $30)는 코트 드 뉘 북부 지방에서 생산됐고, 도멘 페블레 메르퀴레(Domaine Faiveley Mercurey $33)는 전형적인 버건디로, 천연 아로마향과 체리향의 감칠맛이 일품이다. 도멘 라마르슈 부르고뉴 오뜨 코트 드 뉘(Domaine Lamarche Bourgogne Hautes Cotes de Nuits $37)는 본로마네 포도밭에서 생산된 포도로 만들어졌고, 도멘 리니에-미슐로 모레 쌩 드니 비에이유 비뉴(Domaine Lignier-Michelot Morey St. Denis Vieille Vignes $67)는 지난 3년 동안 가격이 급상승한 와인이며 전형적인 버건디의 자태를 유지하고 있다. 도멘 뒤 꽁뜨 아르망 오쎄이 뒤레스 루즈 프르미에 크뤼(Domaine du Comte Armand Auxey Duresses Rouge 1er cru $68)는 버건디의 남쪽본지방에서 인기 상승하고 있는 와인이며 본의 힘 있고 굵은 피노누아를 잘 표현한 와인이다. 도멘 미셀 라피르주 볼네 방당주 셀렉시이네(Domaine Michel Lafarge Volnay Vendanges Selectionnees $78)는 모든 포도를 올가닉으로 재배하는 와인이다.

이 와인들 외에도 2015년 버건디는 멋지고 화려하게 꽃 피우는 와인들이 많다. 그 중에서 한 병쯤 마시면서 세기의 와인을 느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배문경 / 국제와인전문가(WSET 레벨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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