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지인이 물어왔다. "아이 학교의 학부모들을 초대하기로 했는데, 가볍게 대접할 수 있는 한식 에피타이저나 핑거 푸드가 있을까요? 한국 사람은 저 밖에 없는 터라, 되도록 맛있는 한식을 선보이고 싶어서요." 막상 조언을 해주려니 메인 메뉴와 디저트는 쉽게 생각나지만 에피타이저나 간단한 파티용 한식은 잘 떠오르질 않았다. 그래서 생각한 김에 심은지 푸드스타일리스트에게 감각적인 한식 에피타이저를 청하였다.
특유의 섬세함과 창의력이 빛나는 심 스타일리스트의 요리들은 낯설지 않은 메뉴이면서도 단아한 개성이 담겨 있다. "이번에는 레시피도 간단하면서 봄의 파릇한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에피타이저를 만들어 봤어요. 눈으로 보는 것만으로도 식욕을 돋워주는 핑거푸드이고, 한식의 풍미를 그대로 지니고 있어서 외국인들에게도 인상적인 요리가 될 것 같습니다. 감자나 두부는 누구나 좋아하는 영양 식재료라서 거부감이 없고, 아이들 간식으로도 좋습니다. 현미누룽지는 고소함이 일품이라, 비스킷 카나페보다도 더 고급스런 맛을 선보일 수 있습니다."
봄이 되면 꽃요리에 심취하는 심 푸드스타일리스트는 단순한 감자전 위에 알록달록한 식용꽃들을 가득 수놓았다. 평범한 한식을 새롭게 해석한 아이디어도 돋보인다. 간단하게 만들어도 더 특별한 비법을 지닌 요리를 따라가 보자. 쌀쌀한 주말 오후, 상큼한 스파클링 와인이나 과일주를 곁들여 소반에 담아내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