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져보고 사자] 피아노 '어쿠스틱 vs 디지털'
Los Angeles
2008.04.04 15:55
어쿠스틱- 터치감·음색 완벽, 디지털-저렴·소음도 적어
신제품 홍수의 시대다. 물건 하나 샤핑하는데 적게는 서너 가지, 많게는 수십 가지 제품 사이에서 고민한다. 가격, 품질, 브랜드, 실용성…. 따질 것 많은 샤핑, 어떻게 해야 마음에 드는 제품을 고를까. 중앙일보와 함께 ‘후회없는 샤핑’에 도전해 보자.
'어떤 피아노를 사야 할까'.
요즘 피아노를 배우려는 저학년 어린이를 둔 부모들의 걱정이다. '디지털 피아노'라는 새로운 선택권이 생겼기 때문이다.
마음 같아서야 어쿠스틱(일반) 피아노를 사주고 싶지만 합리적인 가격과 다양한 기능으로 무장한 디지털 피아노에도 자연스레 눈길이 간다. 우리 아이에게 적합한 피아노는 어떤 것일까.
◇뭐가 다르지= 어쿠스틱 피아노처럼 디지털 피아노에도 88개의 건반이 달려 있다. 다른 점은 현 해머 공명판 대신 디지털 피아노에 내장된 사운드 칩과 스피커가 건반음을 만들어낸다.
◇디지털이 싸다= 최근 제품들 중에는 어쿠스틱 피아노의 음과 기능을 90% 이상 따라잡은 것들도 많다.
가장 큰 장점은 뭐니뭐니 해도 '착한 가격대'. 야마하 카첼?등 한인들이 선호하는 브랜드의 경우 일반 피아노의 10~20% 수준인 500~800달러 정도에 구입 가능하다. 또 한 가지의 장점은 헤드폰을 끼고 칠 수 있어 늦은 밤이나 새벽 시간에도 이웃들의 불평이 없다.
조율(튜닝)이 필요없어 따로 돈이 들어가지 않는다. 오르간 하프시코드 등 다른 건반악기들의 음을 낼 수 있으며 자신의 연주를 녹음할 수도 있다. 받침대를 분리형으로 따로 구입할 경우 이사할 때 성인 1명이 혼자 옮길 수 있다.
◇그래도 어쿠스틱= 디지털 피아노의 이런 모든 장점들에도 불구하고 피아노를 직접 가르치는 강사들 대부분은 어쿠스틱 피아노 구입을 추천한다. 디지털 건반의 터치감이 아직 어쿠스틱을 따라올 수 없다는 것.
또 디지털 피아노로 어느 정도 실력을 갖추게 된 아이들이 실제 어쿠스틱 피아노 연주를 할 때 터치감과 음색이 많이 달라 고생하고 제대로 된 피아노 연주 능력을 키울 수 없다는 우려 때문이다.
고장이 걱정스러운 디지털 피아노와 달리 관리만 잘하면 100년도 갈 정도로 뛰어난 내구성 중고 피아노의 높은 가격(팔 때) 및 품질(살 때) 등도 어쿠스틱 피아노의 장점이다.
◇이것도 따져라= 비용 이외에도 자녀의 적성 현재 주거지 형태 이사계획 등을 고려해야 한다.
아무리 좋은 어쿠스틱 피아노를 구입해도 정작 아이가 피아노에 흥미를 잃을 경우 장식장으로 전락해 버리고 만다. 조율.이사 때 운반비 등 추가비용도 생각해야 한다.
반면 이런 제약들에서 벗어날 수 있는 디지털 피아노의 경우 초보자.취미용으로는 모자람이 없지만 자녀가 피아노 전공까지 생각할 경우 어쿠스틱 피아노 구입을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
서우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