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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델리셔스 케이터링 대표 정은정씨…한국 식재료-유럽 스타일 '환상 접목'

Los Angeles

2008.04.21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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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들 '고향 맛' 미국인 '원더풀!' 누룽지·버섯속 돼지불고기…웨딩 메뉴 주류입맛 사로잡아
천지에 꽃이 만발하고 햇살이 찬란한 계절. 주말마다 좋은 날씨에 때를 맞춘 결혼식과 파티가 타운 곳곳에서 열리고 있다. 잔치에 빠질 수 없는 것이 음식. 결혼식 케이터링 음식을 준비하던 정은정(37.비델리셔스 케이터링 대표.셰프)씨는 잔칫날 며칠씩 잠을 설쳐가며 음식 준비에 바쁘셨던 어머니 생각에 잠시 일손을 멈춘다.

누릉지에 올린 참치 타르 타르 오르되브로.

누릉지에 올린 참치 타르 타르 오르되브로.

"미련하리만큼 정성이셨던 것 같아요. 가장 좋은 재료를 구입하기 위해 장도 여러 곳에서 보시고 재료를 다듬는 손길 하나하나에도 사랑이 가득했었죠. 제게 음식을 의뢰하는 고객들의 파티를 준비할 때마다 어머니의 얼굴을 떠올리며 다시 한 번 마음을 새롭게 합니다."

계절이 계절인지라 요즘은 결혼식 케이터링이 가장 잦다. 주문이 들어오면 그녀는 참가자들의 식성 취향에 맞도록 메뉴를 선정하고 적합한 서브 방법을 결정한다. 최고급의 제계절 유기농 야채 방목해서 키운 고기 자연산 생선을 이용한 그녀의 음식들은 건강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고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그녀는 단맛을 낼 때도 꿀 각종 과일 등 천연 재료만을 고집한다.

"호텔에서 하는 결혼식에 가면 제 아무리 5스타라 할 지라도 전채에 그린 샐러드 메인 디시로 연어 그릴과 프라임립을 벗어나기 힘들죠. 매 주말마다 결혼식을 다니는 분들은 '어휴! 또 그 음식이야?' 하는 푸념도 해보셨을 거예요."

판에 박은 웨딩 메뉴에서 벗어나 한인과 주류 사회 하객들의 입맛을 동시에 만족시키기 위해 그녀는 머리를 싸매고 연구에 연구를 거듭했다. 우리의 식재료에 유러피안 스타일의 프리젠테이션을 결합한 창조적인 애피타이저와 메인디시는 한인들에게는 정겨운 맛 주류 사회 사람들에게는 이국적인 맛으로 다가가며 양쪽 커뮤니티 모두로부터 찬사를 받아냈다.

"미국인들의 파티나 레스토랑에 가면 흔히 접할 수 있는 전채 튜나 타르타르를 바게트 빵 토스트나 칩이 아닌 누룽지를 이용해 만들어봤어요. 나이 지긋하신 분들은 이 요리를 맛보면서 정겨운 고향집의 추억을 떠올린다고 하세요. 미국인들도 고소하고 바삭한 질감의 누룽지를 먹어보고 '원더풀!' 하며 좋아하더군요."

파티 때마다 자주 등장하는 전채 '속을 채운 버섯 요리(Stuffed Mushroom)'도 그녀의 손길이 닿으면 뭔가 특별해진다. 크림과 치즈 등 느끼한 재료 대신 매콤한 돼지불고기로 버섯의 속을 채운 것이다. 한인들로서는 매일 저녁 식탁에서 대하는 돼지불고기가 이렇게 업그레이드 될 수 있다는 사실에 반가움을 표현하며 외국인들도 모양은 낯익은데 맛은 전혀 새롭다며 좋아들 한다. 그럴 때마다 그녀는 안에 들어간 것이 한국식 돼지 불고기라며 한국 음식 자랑을 잊지 않는다.

포멀한 웨딩 파티의 디너에 서브되는 샐러드와 메인 디시도 한국 재료를 이용해 예쁘게 만들어낸다.

"한국의 맛을 주류사회에 널리 알리는 것이야말로 미국 땅에서 일하는 한인 셰프로서의 사명이라고 생각해요. 사과 배 참외 등 한국 과일들을 잘게 썰어 약간 쌉싸름한 맛이 나는 아루꼴라와 함께 파인애플 드레싱에 무쳐 내면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고 모양새도 화려해 파티 샐러드로 그만입니다."

“한국의 맛을 주류사회에 널리 알리는 것이야말로 미국 땅에서 일하는 한인 셰프로서의 사명이라고 생각해요. 사과, 배, 참외 등 한국 과일들을 잘게 썰어 약간 쌉싸름한 맛이 나는 아루꼴라와 함께 파인애플 드레싱에 무쳐 내면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고 모양새도 화려해 파티 샐러드로 그만입니다.”
스테이크를 만들 때도 우리 식재료와 유러피언 프리젠테이션의 결합이라는 정석은 그대로 적용된다.

“셰프로서 저의 깻잎에 대한 사랑은 지극합니다. 아르헨티나에서 스테이크에 곁들여 먹는 치미추리 소스에 깻잎을 다져 넣었더니 한국적인 맛이 가득해지더라고요. 깻잎 치미추리 소스를 곁들인 스테이크는 한인들은 물론 미국인들 모두에게 사랑 받는 저희 비델리시어스 케이터링의 대표 요리입니다.”

이는 평범한 한국 식재료가 가져다 준 성공의 일부 예에 불과하다. 그녀는 새로운 요리를 개발해야 할 때마다 우리의 전통 식재료들로 되돌아간다고 얘기한다. 특별한 날, 소중한 사람들을 감동시킬 수 있는 전채 요리 몇 가지의 비밀스런 레시피를 그녀로부터 들어봤다.

▲누룽지에 올린 참치 타르타르 오르되브르

재료: 횟감용 참치 다진 것 1컵, 스리란차 소스 1작은술, 마요네즈 1큰술, 검은깨 소금 후추 약간씩, 튀긴 누룽지.
만들기: 횟감용 참치를 살짝 얼었을 때 잘게 잘라 분량의 재료를 섞어 만든 소스에 섞어 튀긴 누룽지 위에 올린 후 가니시로 장식한다.

▲돼지 불고기로 속을 채운 버섯 오르되브르

재료(8인분): 불고기 감처럼 슬라이스한 포크로인 1파운드, 간장 2큰술, 다진 마늘 2큰술, 다진 파 2줄기(흰 부분은 양념 용, 녹색 부분은 가니시 용), 양파 슬라이스 4온스, 통깨 1큰술, 후추 약간, 꿀 1큰술, 고추장 5큰술, 생강주스 1작은술, 미린 2큰술, 브라운 몰트 시럽 1큰술, 참기름 1/2큰술, 큰 양송이 버섯 24개, 올리브오일 1큰술.

만들기: 돼지고기에 양념을 모두 섞어 냉장고에 밤새(적어도 1시간) 둬 양념이 배게 한다. 강불에 달군 프라이팬에 양념한 돼지고기를 넣고 완전히 익힌다. 기둥을 떼어낸 버섯에 올리브오일과 후추를 뿌려 350도로 예열한 오븐에 즙이 나오기 시작할 때까지 약 15분간 구워 식힌다. 버섯에 돼지불고기를 채우고 고추와 파로 장식한다.

▲코리언 과일 찹 샐러드

재료: 참외 1/2개, 배 1/2쪽, 사과 1/2쪽, 한국 오이 1개, 피망(노랑, 빨강) 1개, 샐러리 1줄기, 오르가닉 아루꼴라 1주먹.
드레싱 재료: 다진 파인애플 1컵, 카놀라 오일 1/2컵, 사과식초 2큰술, 다진 마늘 1작은술, 소금 후추 약간씩.

만들기: 분량의 재료를 블렌더에 섞어 드레싱을 만든다. 참외, 배, 사과, 오이, 피망, 샐러리를 가로, 세로 1/2인치 정도로 깍뚝 썰어 드레싱을 1~2스푼 정도 넣고 버무린다. 아루꼴라도 드레싱 1큰술에 따로 섞는다. 접시에 아루꼴라를 먼저 깔고 과일 샐러드를 소복하게 쌓아 올린다.

▲깻잎 치미추리 소스를 곁들인 치맛살 스테이크

재료(2~3인분): 치맛살 1파운드, 라임주스 1/4컵, 레몬주스 1/4컵, 오렌지주스 1/4컵, 다진 마늘 2큰술, 후추, 다진 할라페뇨 1개.

소스 재료: 깻잎 4단(또는 파슬리 1단), 다진 마늘 2큰술, 올리브오일 3/4컵, 레몬주스 3큰술, 바다 소금 1작은술, 후추가루 1/2작은술, 페퍼 플레이크 1작은술, 빨간 할라페뇨 1개.

만들기: 치맛살 스테이크를 결 따라 2.5인치 두께로 잘라 분량의 재료를 섞어 만든 양념에 넣어 24시간 동안 재운다. 소금을 적당히 뿌려 가며 그릴에서 고기를 구워 결과 반대방향으로 칼집을 넣고 깻잎 치미추리 소스를 뿌려 낸다.

※ 셰프 정은정씨는 패사디나의 ‘르 코르동 블루’를 1등으로 졸업한 후 푸드 채널의 코디네이터, ‘스테이크하우스 BOA’, ‘와인바 AOC’ 등 유명 레스토랑의 셰프로 일하다가 2년 전 ‘비델리셔스(Be Delicious)’ 케이더링을 창업해 파티 전문 케이더링, 레스토랑 메뉴 컨설팅, 주류사회를 대상으로 한 오르개닉 소스 개발 등 음식 관련 사업을 펼쳐가고 있으며 AM 1230 JBC의 ‘주말 다이어리’에 고정 게스트로 출연 중이다.

레시피 문의, (310) 400-2137. www.bedelicious.biz

글 스텔라 박 객원기자, 사진 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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