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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기부로 표창 받은 인기 연예인 현영 '요양원 만들어 평생 봉사하고 싶어요'

Los Angeles

2008.05.01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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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전에 시작한 복지단체 후원 계속···가난한 시골학교 전교생 중국여행 보내
연예인 현영(32)이 24일 서울시장 표창을 받았다. ‘S라인’ 몸매, 애교 넘치는 콧소리, ‘귀여운 푼수’로 불릴 만큼 마냥 밝은 이미지의 그와 표창장은 어쩐지 어울리지 않는 느낌이다.

 지난해 12월 태안에서 기름때를 닦고(위), 11월에는 서울 덕수초등학교에서 ‘1일 나눔 교사’로 강연을 했다(아래).

지난해 12월 태안에서 기름때를 닦고(위), 11월에는 서울 덕수초등학교에서 ‘1일 나눔 교사’로 강연을 했다(아래).

‘사랑의 열매(서울시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홍보대사 활동을 성실히 수행-초등학교 일일 교육, 태안 봉사 등’이라는 수상 이유도 평범해 보인다. 많은 연예인이 여러 단체에서 홍보대사 활동을 하고 있다. 지난해 독거노인을 위해 5000만원을 기부한 것 정도가 눈에 띄었을까. 그런데 현영에겐 상을 받을 만한 특별한 이유가 있었다. 수상 다음 날, 압구정동 찻집에서 그를 만났다.

"맞아요. 이런 상 받은 건 처음이에요. 칭찬받는 것 같아 기분 좋았어요."

지난 연말 연예부문 시상식을 휩쓸다시피 한 현영이지만 24일 받은 상은 특별했다.

"연예인이라서 조그만 일 하나만 해도 알려지기 때문에 더 많은 사람들이 봉사에 대해서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대표 삼아 주신 거겠지만요."

그의 '조그만 일'은 용인대 환경보건학과 1학년 때 시작됐다. 어머니(61)가 한 복지단체에 매달 일정액을 기부할 것을 권했다. "너무 적어서… 1학년밖에 안 됐으니까… 아우 창피해서 어떡해." 얼굴이 빨개지며 다섯 손가락을 펴 보인다. 13년 전 보내기 시작한 5000원은 아직도 그의 통장에서 매달 자동 이체로 빠져 나간다.

"이젠 돈도 많이 버시는데…." 슬쩍 물어봤지만 "앞으로도 금액(5000원)은 변함없을 것"이라고 한다. "그건 제 첫 마음이니까요. '평생 하겠다'는 그때 그 마음을 쭉 이어가고 싶어요."

현영은 수입이 늘 때마다 새롭게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 오랜 무명 생활 끝에 조금씩 인기를 얻기 시작하던 2004년이 그랬다. "도울 곳을 찾고 있는 걸 알고 매니저가 '인터넷에 이런 글이 올라왔다'며 가져왔어요."

경기도의 한 고아원 아이들이 올린 하소연. 정수기가 고장 나고 TV도 안 나온다는 그곳에 직접 찾아가 다 새것으로 바꿔주고 틈날 때마다 찾아가 함께 놀았다. 설에는 함께 떡국을 끓이고 추석엔 송편을 빚고 크리스마스엔 선물을 나누고… 그렇게 2년을 보냈다.

현영은 수원시 고등동에서 자랐다. 그의 집에서도 돼지를 키우고 밭일을 했다.

'가난한 시골 아이 출신'인 현영은 충남 서산의 고성초등학교에 다니던 그 아이와 연락을 주고받았다. 고성초등학교가 학생 수가 줄어 곧 폐교된다는 소식에 뭔가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아이들에게 평생의 추억거리를 만들어 주고 싶었어요. 부모님도 계시고 밥을 못 먹고 사는 아이들도 아니지만… 하고 싶은 일은 못하잖아요. 저도 그랬거든요." 학교 선생님이 아이들이 평생 한 번 다녀오기 힘들 것이라면서 해외 여행을 추천했다. 현영은 5000만원을 내놓았다. 그해 고성초등학교 아이들과 선생님 45명은 모두 중국 여행을 다녀왔다.

지난해 독거 노인을 위해 5000만원을 기부한 것은 방송 촬영 때문에 산골을 찾았다가 만난 할머니가 계기가 됐다.

"혼자 사시는 분이셨어요. 겨울인데 냉골에서 주무시는 거예요. 보일러는 몇 년 전에 누가 달아 주셨다는데 기름값이 없으셔서…. 부엌을 합쳐도 13㎡(4평)가 안 되는 조그만 방 한 칸인데도요."

서울로 돌아온 현영은 '사랑의 열매'가 돕고 있는 독거노인 명단에 그 할머니를 넣어 달라고 부탁하면서 5000만원을 기부했다.

연예인의 선행이 늘 아름답게 비치는 것은 아니다. 홍보 전략이나 이미지를 관리하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닌지 의심하는 눈길도 적지 않고 가수나 배우가 아닌 '선행 연예인'이 직업이냐며 딴지를 거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것들 때문에 망설여지지는 않을까.

"글쎄요. 그건 정말 어리석은 고민인 것 같아요. 그러면 사람이 태어나서 무슨 일을 해보겠어요. 다른 사람이 저를 어떻게 보느냐는 제가 어떻게 할 수 없는 문제잖아요. 그렇게 (나쁘게) 생각하면 할 수 없죠. 그런 것 때문에 못 하는 일은 없을 거예요."

다른 사람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자신을 믿는 것. 그것이 지금까지 현영을 지켜왔다. 무명 시절에도 튀는 목소리와 지나치리만큼 발랄한 모습 때문에 '비호감 연예인' 소리를 들을 때도 그랬다.

뭐든지 숨김 없이 말하는 그이지만 봉사활동을 외부에 알리는 것에 대해서는 선을 긋는다. "사랑의 열매 활동은 앞으로도 많이 알리고 싶어요. 언론에도 나갈 거고요. 다른 분들도 봉사활동에 대해 관심을 가지실 수 있게요. 하지만 예전 고아원처럼 제가 개인적으로 찾아서 하는 봉사는 조용히 할 거예요. 제가 돕는 곳에 폐를 끼칠 수도 있으니까요."

그래서 태안에도 조용히 다녀왔나 보다. 그는 지난해 12월 19일 사랑의 열매에서 자원봉사자에게 식사 배급을 하러 갈 때 몰래 끼어서 다녀 왔다. 3시간밖에 못 자고 왔다면서도 웃는 얼굴로 많은 사람에게 밥을 퍼줬다. 바위에 묻은 기름때도 열심히 닦았다고 한다.

현영은 예금통장이 스무 개가 넘는 재테크 고수로도 유명하다. 인터뷰한 날도 현영의 재테크 다이어리라는 단행본 원고를 최종 마무리하고 왔다고 했다. "아 돈 많이 버는 법을 쓴 건 아니에요. 노후 대비법이라고 해야 하나? 젊었을 땐 예쁘게 꾸미려고 카드도 많이 쓰고… 먼 훗날에 대해선 잘 생각하지 않잖아요. 차근차근 모아서 스스로 노후 연금을 마련하듯이 재테크를 하자는 그런 내용이에요."

현영은 현재 '생방송 섹션TV 연예통신' 등 4개의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인기 MC다. 광고 모델로도 손꼽히고 하반기엔 세 번째 싱글 앨범이 나온다. 속옷 사업도 한다. 게다가 재테크까지 꼼꼼히 한다니.

"수입의 몇 퍼센트나 기부할 생각이냐고요? 연예인은 수입이 들쭉날쭉해서 정해두고 하긴 어려워요. 제 마음이 가는 대로 그때그때 하려고요. 그래도 전 좀 모아서 종자돈을 만들어 보려고요. 제가 (죽어서) 이 세상에 없더라도 남아서 계속 다른 사람들을 따뜻하게 해줄 수 있는… 재단이라든지 요양원이라든지 그런 거 만들어 보고 싶거든요. 꼭이요."

■ 현영은…

본명은 유현영. 1997년 SBS 수퍼엘리트 모델로 데뷔해 MC·배우·가수 등으로 활약하고 있다. 번안곡 ‘누나의 꿈’을 히트시켰고 드라마 ‘불량가족’, 영화 ‘조폭마누라3’ 등 다수의 작품에 출연했다. ‘섹션TV 연예통신’(MBC), ‘해피선데이’(KBS)의 MC로 활약해 지난해 MBC·KBS 연예대상(우수상·최우수상)과 대한민국 연예예술상 여자TV 진행상 등을 받았다. 2006년 3월부터 ‘사랑의 열매’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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