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즉시공 시즌2'는 6년전 관객 400만여명을 끌어 모은 '색즉시공'의 속편이다. 성적인 유머로 도배된 작품으로 당시 할리우드의 '아메리칸 파이'에 비유되기도 했다. 속편 또한 큰 그림에서는 별반 다를 게 없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섹스 코미디'를 지향하는 방식이다.
주인공 은식(임창정)은 고시생이다. 아직 돈도 없고 힘도 없는 그가 어디서 무슨 수로 퀸카를 만나겠는가. 피끓는 나이에 성욕은 해결해야 겠고 그렇다고 능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러다 보니 '구차한 방법' 밖에는 동원할 수가 없다. 차력동아리 회장 성국(최성국)과 그의 후배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성욕에 과도하게 집착하고 그것을 지저분하게 왜곡해서 표현한다.
이러한 저속함이 할리우드산 섹스 코미디물과 비교하게끔 만든다. 3주 전 개봉한 '포겟팅 사라 마샬'의 예를 들어보자. 같은 장르임에도 불구하고 크게 저속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없다. 똑같이 속물 근성을 드러내고 똑같이 여자와의 뜨거운 하룻밤을 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도 한쪽은 지극히 저속하고 한쪽은 로맨틱한 이유는 뭘까. 아마도 여성을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가 아닐까.
낙태나 강간이 아무렇지 않게 등장하고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입은 여성을 측은한 마음으로 바라보고 사랑해주며 받아준다는 설정이 한국산 섹스 코미디의 질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할리우드 판의 대부분은 남자와 여자의 지위는 대부분 동등하다.
한국사회에 뿌리깊게 내린 남여차별과 성폭력에 대한 자각은 커녕 그것을 영화의 소재로 계속 사용하는 한 수준급 섹스 코미디 영화의 발전은 요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