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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교차로] 착돌이와 착순이는…

이기희

윈드화랑대표







언행이나 마음씨가 곱고 바르고 어질 때 착하다고 한다. 선남선녀(善男善女)란 착한 남자와 착한 여자를 말한다. 곱게 단장한 남자와 여자의 무리도 선남선녀라 부른다. 내적인 것과 외적인 아름다움을 종합한 것이 진정한 의미의 '선(善)'이 되는 셈이다.

A씨는 자기는 라면도 못 먹으며 주머니 털어 후배들에게 밥을 사준다. 친구 집에 초상나면 삼일 밤을 꼬박 세우는 것은 기본이다. 아무리 피곤해도 동료 직원들의 부탁을 거절한 적 없고 상사에게 공손하고 아래 사람에게 친절하다. 자상한 아버지고 집안 일을 요모조모 잘 도와주는 살뜰한 남편이다. 전형적인 착돌이 표본형이라서 그 부인에게 남편 칭찬을 했더니 "같이 한번 살아 보소"라고 시큰둥하게 말했다.

'착돌이 콤플렉스'는 착한 일은 온통 내가 다 해야 한다고 믿는 사람들이 갖고 있는 강박관념이다. 착돌이는 몸이 백 개라도 부족하다. 사람 구실 하며 살자고 이리 뛰고 저리 달리니 피곤하지 않는 날이 없다. 그 뿐이랴. 조금이라도 성의가 부족했던 일들이 떠오르면 상대방이 자신을 어떻게 볼까 안절부절 마음이 영 편치가 않다. 열심히 뛴 만큼 인정을 받아야 하는데 세상만사가 공정하지 못할 때가 많아 섭섭병에 자주 시달린다. 완전한 직장인 완벽한 가장 노릇을 하려고 기를 쓰지만 어느 곳에도 인정받지 못한다는 '신 샌드위치 증후군'에 혼자 고심할 때가 많다. 회사일에 시달리면서도 가사를 돕고 수퍼 아빠 노릇 하다보면 '아틀라스 증후군'이란 해괴망측한 병에 걸리기도 한다. 강한 척 하다가 아틀라스 처럼 저주를 받았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병명이다. 얼굴은 웃고 있지만 마음은 울고 있는 '스마일 마스크 중후군'도 착돌이 들이 잘 걸리는 병이다.

'착한 여자 콤플렉스'는 여자는 여자답고 착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다. 여자는 주변사람을 만족시켜야하고 봉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병이다. 자아실현의 잠재력을 희생하면서까지 주변 사람들로 부터 칭찬받으려 애쓴다. 천사표로 살기위해 모든 걸 희생하지만 정작 자신은 행복하지 않다.

마음 속에 맺힌 응어리가 콤플렉스다. 어떤 감정에 의해 통합된 심적 내용의 집합체가 콤플렉스다. 심리학자 융에 의하면 병자던 건강인 이던 누구나 콤플렉스를 품고 있다. 콤플렉스가 무의식화 되면 될수록 강력한 것이 돼 병리성을 지닌다. 콤플렉스가 쌓이면 다양한 증후군이 생긴다. 증후군은 원인이 명확하지 않고 단일하지 않는 증후가 함께 나타나는 병적인 증상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착순이 착돌이 증후군은 불안정한 자기 존재의 확립과 콤플렉스에 기인한다. 착돌이 착순이 증후근에 시달리는 사람들의 삶은 고단하다. 타인의 눈높이에 자신의 인격을 맞추기 때문이다. 내가 원하는 내 모습과 타인에게 비춰 지는 내 모습은 일치하지 않을 때가 많다. 행복지수는 자신이 원하는 것과 타인이 바라는 것의 차이를 줄일수록 높아진다. 스스로 행복해지지 않으면 다른 사람을 행복 하게 할 수 없다. 거울은 실제 모습을 있는 그대로 투영한다. 타인의 거울에 비칠 모습에 집착하지 않고 생긴 대로 살면 착돌이 착순이의 한계를 벗어날 수 있다.

착함의 기준을 어디에 두는지에 따라 삶의 질이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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