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하나님의 비전, 하나님의 사랑’

Hawaii

2008.05.08 12:10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기사 공유
감람연합감리교회 정상용 담임목사
하나님께서 한 단계 한 단계 에비하시는 것 같다며 하와이 목회 사역도 모두 하나님의 뜻이라고 전하는 정상용 목사.

하나님께서 한 단계 한 단계 에비하시는 것 같다며 하와이 목회 사역도 모두 하나님의 뜻이라고 전하는 정상용 목사.

"하와이는 참 특이한 곳이다.
미국의 다른 지역들을 보면 부부중심으로 신앙생활을 하는 경우가 많지만 하와이는 유독 싱글들이 많다.
또한 신앙생활을 하는 남성들이 상대적으로 적은 곳이기도 하다.
그래서 하와이에서의 목회는 싱글들을 위한 목회와 이중문화의 어려움을 함께 안고 시작해야 한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내가 이곳에 필요하다고 생각하시고 보내셨다고 믿는다.
성도들을 파악하고 그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아는 것, 그것이 목회자의 참 모습이 아닐까”
올해로 하와이에서 목회생활 14년째를 맞고 있는 감람연합감리교회의 정상용 담임목사는 “이제 하와이라는 지역의 특성을 조금은 알 수 있을 것 같다”며 웃음을 지었다.

정상용 목사가 목회자의 길을 선택한 것은 지난 199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그는 계속되는 과로 때문에 병원을 찾았다.

버클리의 Graduate Theological Union 신학박사과정 중이던 정 목사는 의사로부터 믿기 어려운 말을 전해 듣게 된다.
의사는 뜻 밖에도 그가 "‘PNH(발작성 야간 혈뇨증)’에 걸렸다"며 "골수이식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 감리교신학대학 대학원 졸업 후 교수가 되겠다는 생각으로 미국으로 건너와 신학 공부에만 열중하던 그에게 의사의 이 같은 말은 청천벽력처럼 다가왔다.

100만 명중 1명이 걸린다는 이 희귀한 병은 정 목사에게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게 만들었다고 한다.
“당시 나는 무척 교만했던 것 같다.
나는 신학을 학문으로만 여겼었다”는 정 목사는 “이런 나에게 하나님은 나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깨우쳐 주시려 이같은 병을 주셨던 것 같다”고 되돌아 봤다.

하와이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지난 1994년으로 처음 그는 아이에아 연합감리교회 부목사로 부임했었다.

정 목사는 이후 밀리라니에서 한인교회 개척을 원했고 캘리포니아 퍼시픽 연회에서 그를 칼라카우아 애비뉴에 위치한 지금의 감람연합감리교회 담임목사로 부임토록 했다.

처음 이곳에서 정 목사는 교인 한 명이 운영하는 조그마한 태권도장을 빌려 20여 명의 성도들과 함께 예배를 시작했다.

이후 1997년 7월 밀리라니 타운에 있는 루터교회로 이전했다.
그러나 3년 뒤 이곳에서 더 이상 교회를 사용할 수 없게 되자 호놀룰루 타운으로 교회를 옮겨야 했다.

위치는 당시 제일침례교회가 있던 펜사콜라 스트릿으로 이같은 잦은 교회이전으로 정 목사는 오랫동안 병을 치료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던 중 2001년 5월 마침내 골수이식 수술을 받게 됐다.
정 목사는 1997년부터 TV와 라디오 방송 설교를 시작했는데 이를 통해 알게 된 많은 한인들이 정 목사의 성공적인 수술을 기도해주었다고 한다.

하루는 길에서 할머니 한 분이 정 목사의 손을 지그시 잡으며 “수술이 꼭 잘 되기를 바란다.
목사님을 위해 기도를 많이 하고 있다”고 말해 “어느 교회에 다니시느냐”고 묻자 할머니는 자신은 절에 다닌다고 답하는 게 아닌가. 이에 정 목사는 많이 놀라면서 반드시 건강을 되찾아 더 열심히 목회자 일을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됐다고 한다.

정 목사는 다행히 형제 중 골수가 일치하는 사람이 있어 시애틀에서 골수이식 수술을 받았는데,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하와이 교인들이 보낸 편지를 하나 둘 모아 '시애틀에서 온 편지'라는 책을 편찬하기도 했다.

"지금 뒤 돌아보면 항상 하나님께서 한 단계, 한 단계 예비하신 것 같다"는 정 목사는 “골수이식 수술 후 재발의 위험이 있다는 6년을 이제 넘겼다”며 환한 웃음을 지었다.

수술을 무사히 마치고 하와이로 돌아온 정상용 목사는 그 후 목회자 활동에 더욱 매진했다.
이에 부응하듯 교회도 나날이 발전해 나갔다.

감람연합람리교회는 정 목사가 퇴원한 뒤 얼마 되지 않아 칼라카우아 애비뉴에 위치한 지금의 교회 건물을 매입하여 또 한번 이전을 하게 된다.

개척교회로 출발한 지 12년 만에 자체 교회건물을 갖게 되면서 교인수도 점점 늘어 주일예배 참석 교인이 300명을 넘어 이제 하와이에서 어느 정도 굵직한 한인교회로 성장하게 됐다.

UMC(United Methodist Church) 소속 목사들은 1년에 한 번 목회지를 옮길 수 있는 대송을 신청할 수 있는데, 한 교회의 목회자로서 교회를 자주 옮기는 것은 올바른 일이 아니라고 정 목사는 말했다.

그는 “성도도 마찬가지”라며 “교인들의 잦은 이동으로 이민사회의 한인교회들이 모두 힘들어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뿌리를 내려야 열매를 맺지 않겠느냐”며 “바람이 불고 비가 온다고 자주 옮기다보면 뿌리 없는 나무가 되고 마는 것이다.
목회자나 성도나 내가 이 교회를 섬긴다는 마음가짐을 갖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 목사는 “나는 앞으로 하나님이 허락하시는 그 순간까지 하와이 감람연합감리교회에서 목회를 계속 하고 싶다”고 전했다.

정상용 목사는 일주일에 한 번 알라모아나 공원의 노숙자들을 찾아가 이들에게 무료로 식사를 제공하는 등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정 목사는 “예수님이 아프고 가난한 자들을 위해 오셨듯이 우리도 우리 주위에 힘들고 어려운 자들을 보살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전했다.

감람연합감리교회에서는 또한 '에프터 스쿨'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싱글 부모 자녀들의 학업을 돕고 있다.
'에프터 스쿨'은 싱글 부모들의 경제적인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한해 23명에 달하는 자녀들의 학원비 절반을 지원해주고 있는 것이다.
아이들은 이를 통해 학원에서 SAT 등을 준비할 수 있다.

정 목사는 “교회에서 직접 아이들의 학업을 가르치고 싶지만, 전문 학원을 보낼 수 있는 학원비를 지원해주는 것이 학생들의 학업성적을 올리는 데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해 이같은 프로그램을 교회에서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감람연합감리교회는 이밖에도 한글을 배우는 한인자녀들을 위해 매주 토요일 오전 9시 감람한글학교를 운영하고 있으며 거동이 불편한 성도들의 가정을 직접 방문해 청소 및 빨래를 해주는 등 ‘소망선교회’를 통해 이들을 돕고 있다.

또 매주 목요일 오전 10시에는 교회에 함께 모여 팔라마 슈퍼마켓, 한국식당 등에서 노방전도를 하고 있다.

시애틀의 병원에 입원에 있으면서 “다시 하와이로 돌아가 목회를 시작하면 아프고 힘든 사람들을 더 많이 사랑해야지, 그들의 아픔을 진심으로 안아줘야지”라고 결심했다는 정 목사는 지금도 힘들때면 그때의 다짐을 되새긴다고 말했다.

노을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