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스캐롤라이나주 마운트 플레즌트에서 벌어진 LPGA투어 긴 트리뷰트 최종 라운드에서 이선화(왼쪽)가 우승을 확정지은 뒤 카리 웹(호주)과 포옹하고 있다. 작은 사진은 구스타프슨.
"운이 너무 좋았다. 9타나 뒤져 우승은 생각도 할 수 없었다."
이선화의 LPGA 투어 긴트리뷰트 우승은 정말 러키했다. 반면 18언더파로 4라운드를 시작한 소피 구스타프슨(스웨덴)이나 12언더파 공동 2위로 출발한 카리 웹(호주)에겐 재앙과도 같은 하루였다. 특히 구스타프슨은 1일 대회가 끝난 후 특별히 말을 잇지 못할 만큼 망연자실했다.
구스타프슨은 4라운드 시작과 함께 1번(파4)과 3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으며 1위를 굳히는 듯 했다. 이선화에겐 무려 10타 그리고 2 3번홀 연속 버디를 잡은 웹에게도 여전히 6타나 넉넉히 앞선 상태였다.
그런데 이후 구스타프슨은 전반에만 보기 3개를 범하며 주춤했다. 백나인 들어서는 아예 망조가 들었다. 10번홀(파4) 더블보기로 완전히 컨트롤을 잃은 구스타프슨은 11번홀(파5)에서 5피트짜리 짧은 버디퍼팅마저 놓치면서 그로기로 몰렸다. "모든 것은 엉망이었다. 샷이 뜻대로 되지 않았다." 14번홀(파3)에서 또 다시 더블보기를 한 후 처음으로 리더보드를 쳐다봤다는 구스타프슨에겐 경쟁자들의 선전이 더욱 크게 비쳐졌을 뿐이다.
웹에겐 연장 첫 홀(18번홀) 승부의 마지막 파퍼팅 실수가 결정적이었다. 5번 아이언으로 가볍게 투온에 성공한 웹의 볼은 핀 25피트 지점에 떨어졌다. 버디를 잡기는 쉽지 않은 거리였지만 이선화보다 15피트나 가까운 곳이라 연장 승부가 다시 한번 이어질 것으로 보였다. 이선화가 먼저 파세이브를 했고 웹의 차례. 웹의 버디퍼팅은 홀 3피트 지점에 멈췄다. 백전노장 웹에겐 너무도 쉬워 보이는 파퍼팅이었다. 그러나 긴장이 지나친 탓이었을까. 웹은 누구도 예상못한 실수로 우승을 내주고 말았다.
경쟁자들의 자멸과 달리 이선화에겐 운이 따랐다. 특히 13번홀(파4.387야드) 버디는 우승을 예고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티샷이 카트패스로 나가며 파도 힘겨워 보였지만 3번째 40피트짜리 칩샷이 홀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행운을 누렸다. 18번홀(파4)에서도 플레이오프에서 웹이 버디를 놓친 25피트 거리의 롱버디를 잡아내며 이선화의 우승드라마는 클라이맥스로 치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