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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자의 창] 아빠의 '배신'

Los Angeles

2008.06.13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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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순 논설위원
타운의 한 임상심리 전문가와 얘기를 나누다가 한인 틴에이저 중에 의외로 섹스 중독이 많다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그것도 여학생이 대부분이란 소리에 충격이 더 했다. 심한 경우 16살 소녀가 수십명과 관계를 맺을 정도라 한다. 더욱 뜻밖의 사실은 이들과 상담을 해보면 그 원인이 '아빠의 외도'인 케이스가 많다는 점이다.

10대의 성문화는 '캐주얼 섹스'다. 말그대로 부담없이 걸쳤다가 벗어 던지는 티셔츠처럼 몇번 만난 다음 기분내키면 망설임없이 성관계를 맺는다. 과거 부모들이 '사랑해요'라고 하는 말이 이들에겐 '우리 섹스하자'와 동급이 되어 버렸다. 아이들의 표현처럼 '만나는 사람마다 자는 것을 부추기는 문화'인 것이다. 그래서 성경험이 많을수록 또래사이에서는 '여왕'이 될 정도다. 이 틈속에서 순결을 지킨다는 것은 그래서 힘들 수 밖에 없다.

이 때 부모까지 외도를 하게 되면 심리적으로 더욱 지탱키 어렵다. 특히 아빠의 바람은 아들보다 딸에겐 더 치명적이다. 더욱 헤어나지 못하게 악화시켜 놓기 때문이다.

엄마가 아닌 다른 파트너가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 아들은 엄마를 객관적인 피해자로 본다. 감정적으로 자신을 엄마와 분리시키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딸은 자신을 엄마와 동일시 해버린다.

아빠가 배신한 사람은 엄마이면서 동시에 '나도' 해당된다. 세상에 태어나 첫 이성 대상인 아빠가 자신을 버렸다고 받아들이기 때문에 그 분노가 오빠나 남동생보다 더 격렬하다.

그래서 반작용으로 표출되는 것이 바로 이 남자 저 남자를 찾아 보이헌팅을 하면서 몸을 내던지는 행위다. 순결해야 할 사춘기 딸이 아빠에게 해 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복수란 생각에서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자학적인 성적 문란을 '정신적 자살행위'라 말한다. 그 만큼 아버지의 부도덕성이 딸을 완벽하게 파괴시킬 수 있다는 뜻이다.

가뜩이나 만연해있는 청소년들의 '프리-섹스(Free-Sex) 문화'에 아빠들의 외도가 기름을 붓는 격이다. 그러니 딸을 바르게 키워 보려는 부모들로서는 더욱 좌불안석이다.

딸 다섯을 둔 콜로라도의 윌슨씨가 사춘기 딸들이 '성의 범람' 속으로 휩쓸려가는 것을 그대로 보고 있을 수 없어 시작한 것이 '아빠와 딸의 순결 운동'이다. 지난 달 콜로라도에서 9번째 행사를 가진 그는 "처음엔 딸들이 정결한 생활을 약속하면 문제가 해결될 줄 알았는데 참가자의 반 이상은 그것을 지켜내지 못하더라"고 했다.

그래서 자신이 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서 '아빠의 순결 서약'을 했다. 극도의 문란함에서 이들을 지킬 수 있는 길은 '하지 않겠다고 아빠에게 약속하라'가 아니라 '아빠도 정결한 생활을 할테니 너도 나처럼 하라'며 몸으로 직접 보여주는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안 것이다.

중고등학교 두 딸 앞에서 서약을 마친 미국인 아버지는 모든 것이 결국 "아빠인 내가 이 아이들의 엄마에게 하는 행동에 달려 있음"을 인정했다.

최근 미국의 인기스타 셀레나 고메스(15세)가 결혼할 때까지 정결을 지키킬 것을 선언하자 팬들은 '신선한 충격'이라고 반기고 그녀의 아버지는 자랑스럽다며 약속 꼭 준수하라는 의미에서 반지를 선물했다고 한다.

세상의 아빠 치고 소중히 키운 딸이 아무하고나 만나서 문란한 행동을 일삼는 것을 지켜볼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생각만 해도 끔직한 일이다.

아버지의 날을 맞아 과연 내 행동이 내 딸들을 그 같은 혼란 속으로 몰아 넣게 하는 것은 아닌지 한번 되돌아 보는 시간을 가져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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