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맛집 탐방] 오장동 함흥냉면, 냉면 종갓집 자존심 잇는다

Los Angeles

2008.06.30 10:17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비빔냉면엔 홍어회 듬뿍 얹어…조리 노하우 특허신청 내기도
날씨가 종잡을 수 없을 만큼 변덕을 부리고 있지만 여름은 여름이다. 기온이 90도를 오르내리며 남가주가 뜨겁게 달아오르면 냉면집에서는 그야말로 불이 난다. 땀이 줄줄 흐르는 무더운 여름날, 살얼음이 동동 떠 있는 냉면을 먹는 즐거움에 비할 맛이 있을까.

긴긴 겨울 밤, 땅에 파묻은 항아리에서 살얼음을 깨고 동치미 국물을 퍼다 할머니가 말아주던 냉면에 대한 추억은 이북 출신들의 절대적인 냉면 사랑으로 이어진다. 어디 실향민뿐일까. 이제 냉면은 조선팔도는 물론, 한인이 살고 있는 곳 어디에서든지 여름철 가장 사랑 받는 메뉴 가운데 하나가 됐다.

녹두 빈대떡

녹두 빈대떡

'냉면' 하면 자동적으로 떠오르는 수식어는 오장동이다. 커다란 스테인리스 대접에 한 젓가락밖에 되지 않던 오장동 냉면은 쫄깃한 면발과 새콤달콤한 소스가 여름철 입맛을 되찾아주던 별미.

1954년 을지로 중부시장 뒤에 문을 연 전통의 오장동 함흥집은 1987년 가든그로브의 미주 첫 지점에 이어 풀러턴 다운타운 한인타운 분점을 줄줄이 열었다. 오랜 세월 쌓아온 냉면 육수와 면발의 노하우는 냉면 종갓집의 자존심을 지켜간다 할만하다.

한 그릇을 먹어도 귀한 오장동 냉면을 만드는 이종길씨의 부모는 함경도 흥남이 고향. 이민 오기 바로 전까지 오장동에 살면서 냉면 맛을 배운 그는 함흥냉면 고유의 맛을 지키기 위해 오장동 이름과 조리법의 특허신청까지 냈다. 그는 오장동 기술자로부터 직접 전수받은 노하우에 연변 지방으로 냉면 유학까지 다녀올 정도로 맛있는 냉면 만들기에 열정을 불태우는 장인이다.

새벽 5시에 출근해 직접 준비하는 육수는 24시간 갈비뼈와 양지를 우려내 맛이 진하고 고소하며 깔끔한 것이 냉면집의 솜씨를 판가름할 만 하다.

오장동 함흥냉면에서는 주문이 들어올 때마다 반죽을 기계에 넣어 면발을 뽑는데 비빔냉면은 전분 물냉면은 메밀로 만들지만 당뇨나 고혈압 환자들은 비빔냉면도 메밀로 주문을 한다.

메밀은 성인병에 좋은 완전 건강식품이요 배부르게 먹으면서도 체중에 영향을 미치지 않아 여성들의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인기가 높다.

깔끔하고 진한 육수 맛은 냉면 맛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 양지머리와 닭고기를 푹 고아 기름을 제거한 후 17가지 야채를 보자기에 싸 넣고 한 번 더 끓여 잘 익은 열무 동치미 국물과 배합한 물냉면 육수는 특유의 감칠맛과 깔끔한 맛이 일품이다. 살얼음이 낀 시원한 육수는 더위를 한방에 물리쳐줄 만하다.

고구마와 감자 전분 사리의 비빔냉면은 꿀과 배 마늘로 맛을 낸 홍어회를 웃기로 올리고 배 꿀 양파 고춧가루 등 20여 가지의 신선한 재료를 숙성시켜 깊은 맛이 나는 매운 양념장에 비벼 낸다. 화려한 상차림의 쟁반냉면은 맛도 모양새도 브라보다.

갈비와 녹두 빈대떡 그리고 만두 등 냉면과 함께 즐기는 먹거리도 고루 갖추었다.

올 여름 시원한 냉면을 먹고 힘을 내 함께 불경기를 극복해보자는 의미로 물냉면 비빔냉면 열무냉면을 6.99달러에 특별 세일한다.

오픈시간: 주 7일 오전 11시~오후 10시 오픈. 4032 W. Olympic Blvd. Los Angeles, CA 90019. (323) 634-9292

스텔라 박 객원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