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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올림픽 D-30] 형제애·부부사랑으로 '가문의 영광' 위하여

Los Angeles

2008.07.08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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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조, 이주형·장형 감독 코치 '찰떡'···레슬링, 김정섭 '형 인섭코치 한푼다'
베이징 올림픽 개막을 30일 앞두고 ‘가문의 영광’을 준비하는 태극전사들이 있다. 4년간 구슬땀을 흘리며 메달의 꿈을 키워왔던 태극전사들 가운데 형제, 부부들이 동반 메달 사냥을 노린다. 막판 담금질이 한창인 태릉선수촌을 찾아가 이들의 각오를 들어봤다.

  이복희 트레이너(왼쪽)와 최선호 선수 부부.

이복희 트레이너(왼쪽)와 최선호 선수 부부.

▶형제는 용감하다

체조 남자대표팀의 이주형(35) 감독과 이장형(34) 코치는 사상 처음으로 형제가 남자 체조팀을 이끌고 올림픽에 출전한다.

이 감독은 1999년 톈진 세계선수권대회 평행봉 금메달리스트이자 2000년 시드니올림픽 평행봉 은메달 철봉 동메달을 딴 스타 출신. 동생 이장형 코치는 형보다는 못하지만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 출전했다.

둘은 지도자로 호흡을 맞춰 첫 출전한 지난해 독일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남자단체전 5위(1992년 바르셀로나 이후 5회 연속 단체전 진출) 김대은의 평행봉 금메달 등을 엮어내며 지도력을 인정 받았다.

이 감독은 악마역을 이 코치는 천사역을 맡고 있다. 이 감독은 거의 말이없다. 강한 카리스마와 냉철한 눈빛으로 선수들을 엄하게 대한다. 반대로 이 코치는 선수들에게 살갑게 대한다.

이 감독은 "내가 형이니깐 당연히 악역을 맡아야죠"라며 "지금부터는 특별한 기술보다는 반복 훈련이 중요하다. 선수들이 대표 선발전을 치르면서 체력적으로 지쳐있었는데 지금부터 컨디션이 상승하고 있어 오히려 잘됐다"고 말했다.

당일 컨디션에 따라 메달 색깔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하는 이 감독은 "중국 관중들의 일방적인 응원이 예상된다. 체조에서는 심리 상태가 중요하다. 일주일에 한번씩 심리훈련을 받고 있다. 반드시 체조에서 첫 금메달을 획득하겠다"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레슬링에서도 형제가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국가대표 그레코로만형 코치 김인섭(35)과 84㎏급에 출전하는 김정섭(33)이 주인공이다. 1998년 방콕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인 김 코치는 시드니올림픽 결승에서 갈비뼈 부상으로 은메달에 머물렀다.

김 코치는 자신의 올림픽 금메달 한을 동생이 풀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인 김정섭도 '매트 위에서 죽겠다'는 각오로 투지를 불태우고 있다. 10년 이상 태릉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는 김 코치는 "서로를 너무 잘안다. 하지만 코치와 선수 관계이다보니 불편한게 더 많다. 동생에게 더 가혹하게 대해서 미안하다"고 말했다.

형의 진심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김정섭은 "이번이 마지막 올림픽이다. 마지막 남은 한방울의 땀까지 모두 토해내겠다. 반드시 금메달을 형 목에 걸어 주겠다"고 다짐했다. 핸드볼 남자대표팀의 윤경신(35) 윤경민(29) 형제도 함께 출전한다.

▶사랑의 힘으로

사랑의 힘으로 금메달이라는 열매를 키워가는 부부들이 있다. 유도 남자 90㎏급 최선호(31)의 부인은 여자 유도 대표팀 트레이너를 맡고 있는 이복희씨(30)이다. 지난해 12월 결혼에 골인한 두 사람은 얼굴은 볼 수 있지만 신혼인데 떨어져 지내야 한다는게 너무 아쉽다는 '닭살커플'이다.

최선호는 2000년 시드니 대회 때부터 올림픽에 도전했다가 8년만에 태극마크를 달았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여자 63㎏급 국가대표 출신 이복희 트레이너는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아프지만 금메달을 따기 위해서는 참고 이겨내야 한다며 훈련을 독촉한다.

부부가 올림픽에 함께 나가는 것도 영광이라고 말하는 최선호는 "반드시 금메달을 따내 앞으로 태어날 2세에게 멋진 엄마 아빠가 되겠다"며 파이팅을 외쳤다.

남녀 핸드볼대표팀의 철벽 수문장인 강일구(32) 오영란(36) 부부도 유명한 태극 커플이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 연인으로 동반 출전했던 이들은 2002년 결혼식을 올렸지만 2년 뒤 아테네에는 함께 가지 못했다. 오영란은 여자대표팀의 변함없는 주전이었지만 강일구는 남자대표팀에서 탈락한 것. 이 때문에 이번 베이징 대회는 부부가 된 뒤 처음 함께 나가는 무대다.

강일구는 "철벽 방어로 부부가 나란히 메달을 목에 걸고 귀국하겠다"며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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