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장수 업체] 이화식품상사 조영섭 사장, 한인이 먹는 고기 60% 공급
거래처 350곳, 매출 25년새 30배 증가···식구같은 직원 35명, 어려울때 더 큰힘
정육 외길을 걸어온 이화식품상사의 조영섭 사장이 헌팅톤파크 공장에서 자사가 취급하는 육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신현식 기자>
82년 150만달러 2007년 4500만달러. 25년새 30배가 불은 이화정육의 연매출액이다.
마켓과 식당 등 한인 정육 시장 점유율 60% 남가주는 물론 미동부와 하와이까지 미전역에 걸친 거래처는 350곳. LA한인타운에서 소비되는 육류의 절반을 이화정육이 공급하고 있는 것이다.
이화정육은 1982년 고기 도매상으로 시작했다. 올해로 26년째. 지금은 도매에서 나아가 연방 농무부(USDA)가 공인하는 패커로 성장했다. 한인 정육 도매업체들은 많지만 패커는 드물다.
헌팅턴 파크에 자리한 본사이자 공장 크기는 5만스퀘어피트. 3년전 LA다운타운 7가와 인더스트리에 마련한 웨어하우스 역시 5만스퀘어피트 규모다.
◇고기가 먹고 싶다
이화정육은 정육 외길을 걸었다.
주류 시장 공략 시도도 가공공장 설립 계획도 있었다.
하지만 라틴계 등 타인종 및 주류 시장에서 취급하는 부위는 한인 시장과 달랐다. 수백만달러를 투자해 가공공장을 설립하고 반제품을 생산하는 것도 막상 뛰어들려니 위험이 따랐다.
생각처럼 계획처럼 쉽지 않았다. 방향을 틀거나 실행을 보류했다. 정육에서 벗어나지는 않았지만 사업 다각화를 위한 구상은 그렇게 시행착오를 겪었다. 그리고 처음으로 돌아왔다. 육류 도매와 패커로.
하나 하기도 힘들다. 한가지라도 제대로 잘하자. 전문성을 키우자.
그게 이화정육이 업계에서 확실한 위치를 다지고 선두업체로 자리잡을 수 있었던 이유다.
◇안전경비구역EHWA
이화정육은 USDA의 허가를 받은 패커다. USDA의 위생 조사관이 상주하며 고기가 들어와 나갈 때까지 전과정을 철저히 검사한다. 그만큼 안전하다는 뜻이다.
이화정육이 한인 마켓과 식당에 공급하는 고기는 엑셀 IBP 등 주류의 메이저 종합정육회사의 것들.
가격 주문 등에 대한 조건이 까다롭지만 지역 브랜치보다는 본사와 거래하는 쪽을 고집한다. 엑셀 텍사스 본사 등 미전역 정육공장 및 창고로부터 부위별로 육류를 받는다. 좋은 고기를 고르기 위한 선택이다. 그만큼 품질에 집중한다. 그 과정에서 노하우를 터득했고 양질의 고기를 저렴한 가격에 공급할 수 있었다.
◇가족의 탄생
이화정육의 직원 아니 가족은 35명. 취급량과 매출액에 비하면 직원수가 적다. 자칭 소수 정예 부대. 그래서 가족같다. 아니 가족이다. 가족이라는 마음 분위기가 빠지면 끝이다.
10년 20년씩 함께 일해온 직원들. 동료 상사에서 친구로 지금은 가족이 됐다. 육류공장답게 점심시간에는 다함께 모여 고기를 구워먹는다. 2층 식사하는 공간과 사무실에는 구이냄새가 가득하다.
토요일에는 다함께 골프를 치러나간다. 골프를 치지않던 골프에 관심이 없었던 직원들도 이화정육에 들어와 골프를 시작했다. 가족적인 분위기 직원들은 회사를 아낀다.
이화정육. 항상 거침없이 달리기만 한 것은 아니다. 92년 4.29폭동과 94년 노스리지 지진 때에는 매출이 50% 떨어지며 곤두박질했다.
그 여파로 6개월동안 막대한 적자가 났다. 허리띠를 졸라메야했다. 힘든 시기였다. 하지만 힘들 때 가족을 버릴 수 없듯이 이화정육은 단 한명의 직원도 해고하지 않고 함께 갔다. 그렇게 위기를 넘겼다.
하지만 2003년 광우병 파동이 터졌다. 매출 30% 감소. 다시 위기.
그래도 이화정육의 선택은 같았다. 힘든 시기를 함께 헤쳐나가며 그렇게 끈끈해졌다. 10년 20년이 된 직원들의 경험과 노하우 기술도 그만큼 쌓였다. 35명이 엄청난 고기양을 처리할 수 있는 이유다.
지금도 좋은 환경은 아니다.
사료값 고기값 운송비 다 올라가는데 마켓과 식당에서의 소비는 줄었다.
한국으로의 쇠고기 수출 재개로 특수를 누릴 것이라고 흔히들 생각하지만 사실과 다르다. 물량이 늘어나 바잉파워가 생기는 것은 맞지만 마진이 좋지 않아 이익 내기가 좋지 않은 구조다. 변수도 도사리고 있다. 하지만 이화정육. 지금까지처럼 고기 하나만 보고 품질과 안전을 생각하며 가족과 함께 흔들림없이 정육 그 길을 걸어갈 것이다.
이재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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