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지상주의 즉 룩키즘(Lookism)은 외모가 개인간 우월과 인생의 성패를 가름하는 기준이라고 믿는 것을 말한다. 뉴욕 타임스의 칼럼니스트 윌리엄 새파이어가 2000년 8월에 '온 랭귀지'(On Language)라는 타이틀의 칼럼에서 인종 성별 종교 이념 등에 이어 새롭게 등장한 차별요소로 지목하면서 부각되기 시작했다.
이것은 영국도 마찬가지다. 런던 데일리는 외모에 대한 차별이 인종차별 성차별 연령차별 계급차별의 정도와 똑같이 심하다며 현대인들에게 가장 큰 부담과 압력으로 작용하는 것이 마약, 술, 섹스 그리고 외모라고 까지 보도했다.
한국은 다른 나라보다 룩키즘 열풍이 더 뜨겁다. '착하다'는 말은 심성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착한 몸매' 등 외모를 표현한 지 오래됐다. 외모와 심성을 동급으로 받아들임을 뜻한다.
국가 인권위에서 차별의식 조사를 했는데 한국 사람들이 가장 심각하다고 느끼는 차별이 장애인 학력 다음으로 외모로 나타났다. 남성보다 여성이 더 심하다.
한국 사회에서 여성으로 잘 사는 방법 세 가지는 부잣집 딸로 태어나거나 공부를 조금 잘해서 교대 졸업 후 교사가 되거나 이도저도 아니면 '얼굴만 예쁘면 된다'는 말이 현실을 잘 반영해준다.
사람을 처음 만났을 때 첫인상을 결정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단 0.1초. 조금이라도 더 좋은 이미지를 남기기 위해 다이어트나 성형수술을 하고 이런 것들이 이제는 일상화가 되어 버렸기 때문에 '차별'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거나 개선의 노력을 보이기보다는 그냥 무시하고 지나가거나 현대사회에서 감수해야 할 일 정도로 가볍게 넘겨 버린다. '차별받지 않을 인간의 권리'를 주장하면서도 뒤에서는 다른 사람들의 외모를 품평하고 스스로를 비교 평가한다.
그렇다면 나의 외모차별지수는 얼마나 될까. 한국의 여성민우회는 일상 생활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16개 항목으로 외모차별 지수 체크 목록을 만들어 얼마나 외모 차별적 시각을 갖고 있는 지를 가볍게 점검해 볼 수 있도록 했다.
* 친구들이나 주위 사람의 외모에 대한 인사나 평가를 하는 것은 관심과 애정의 표현이다. *살찐 사람은 둔하고 게으르다고 생각한다. * 예쁜 사람이 공부도 잘하고 일도 잘한다. *소개팅에서 상대방의 외모가 맘에 안 들면 외모에 대해 말하는 편이다. * 미니 스커트 등 몸매가 드러나는 옷은 날씬한 여성만 입어야 한다. * 내가 부르는 친구의 별명 중 외모와 관련된 것이 있다. *여학생은 교복치마를 입어야 단정해 보인다. * 입사 지원서에 키 몸무게 등의 외모 관련내용을 기재하는 것은 당연하다. * 채용공고에 '용모단정한 자'라고 명시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 기업에서 같은 조건이면 외모가 뛰어난 사람을 뽑는 게 당연하다. * 뉴스의 여성 앵커는 젊고 예뻐야 한다. * 여성정치인의 옷차림이나 외모 관련기사가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 외모가 뛰어난 사람이 물건을 팔면 더 관심이 간다. * TV 연예 오락 프로그램에서 연예인의 외모를 평가하거나 농담을 하는 것은 재미있다. * TV나 영화에서 못생긴 사람이 주연을 하는 것은 참을 수 없다. * 성형 부작용이나 무리한 다이어트의 책임은 사회적 영향보다는 개인의 욕심에 있다.
여성민우회는 이 가운데 체크된 항목이 0-3개면 '아주 훌륭한 당신' 4~6개는 '아쉽지만 그래도 훌륭한 당신' 7~10개는 '외모차별에 물든 당신' 11~16개는 '외모로 모든 것을 보는 당신'으로 규정했다. 나는 어디에 속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