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출판계, 방송계의 최대 히트상품은 소설가 이외수(62)다. 그동안도 내놓는 소설마다 40만~50만 부씩 팔아 치우는 베스트셀러 작가였다지만 요즘 인기는 좀 유난스럽다. 그의 소설 한 줄 읽어본 적 없는 10대들이 ‘외수 본좌’ ‘꽃노털 옵하(꽃미남처럼 멋지게 늙은 오빠)’라며 그를 칭송한다.
지난 3월 발간된 에세이집 ‘하악하악-이외수의 생존법’이 순식간에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하더니, 최근에는 그가 광고모델에 이어 시트콤 배우로 연기에 도전장을 내민다는 뉴스도 들려온다.
열풍의 시작은 인터넷이었다. 그는 지난해 이명박 당시 대통령 후보가 주장한 영어몰입교육에 대해 "그러실 바에는 차라리 미국으로 이민이나 가시지요" "무식을 갑옷처럼 착용하고 계시는데 무슨 걱정이 있겠는가" 등의 비판적인 멘트를 인터넷에 올려 네티즌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플레이톡 홈페이지(www.playtalk.net/oisoo)를 오픈한 후 네티즌들과 주고받은 글들도 '이외수 어록' '이외수 댓글' 등의 제목으로 인터넷에서 연일 화제가 됐다.
이같은 인기를 몰아 시청률 높은 TV 버라이어티 쇼 '해피선데이-1박2일' '무릎팍 도사'에 출연했고 얼마 전에는 'CF의 별'로 불리는 통신사의 TV 광고도 찍었다. 에세이집 '하악하악…'은 출간 석 달 만에 20만 부를 찍고 지금도 신나게 팔려나가고 있다.
책을 구입하는 이들은 대부분 젊은 세대다. 각 장의 제목이 '털썩' '쩐다' '대략난감' '캐안습' '즐!' 등으로 인터넷에 친숙하지 않은 40~50대는 이해하기에도 버겁다.
젊은 사람들이 이외수에 열광하는 이유는 그가 요즘 어린 세대들이 원하는 새로운 어른상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일단 그는 '같은 언어'로 대화가 가능한 어른이다. "외수님도 '원더걸스'의 소희를 좋아하세요?"라는 물음에는 "소희가 저를 좋아하는지 먼저 물어 보시기를"이라고 능청스레 답한다.
"작가란 언제나 독자들과 대화하는 존재다"라고 말하는 그는 인터넷을 통해 젊은이들과 수시로 채팅을 하고 각종 사이트를 찾아다니며 요즘 젊은이들이 어디에 관심이 있고 어떤 언어를 쓰는지 공부했다 한다. 그런 노력 끝에 이제는 초등학생들과의 대화도 가능한 경지에 다다랐다.
그러면서도 그가 젊은 세대들과 '장난'만을 일삼는 것은 아니다. 젊은 세대는 그가 보여준 자유롭고도 치열한 삶의 자세에 열광한다. '미래는 재미있게 놀 궁리를 하면서 시간을 보낸 젊은이들보다는 재미있게 살 궁리를 하면서 시간을 보낸 젊은이들을 위해 준비되어 있는 무대다' '포기하지 말라. 절망의 이빨에 심장을 물어뜯겨본 자만이 희망을 사냥할 자격이 있다' 는 등의 글로 삶의 방향을 잃은 젊은이들에게 지침을 주려 노력한다.
'무릎팍 도사'에 출연해서는 사람들이 가수 배철수와 자신을 혼동한다고 농담 같은 고민을 던진 후 "아무리 경제력.군사력이 막강해도 문화예술이 낙후되어 있으면 후진국인데 30년간 활동한 작가를 몰라본다는 건 그만큼 문화예술에 관심이 없다는 이야기"라며 젊은 세대들의 낮은 문화적 소양을 에둘러 지적한다.
그의 문학적 성과가 극찬과 냉대를 동시에 받은 것과 마찬가지로 요즘 그의 행보에 대해서도 호오가 엇갈린다. 그러나 그는 의연하다. "때로 이외수가 심혈을 기울여 집필한 책을 읽고 아무런 감동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책값이 아깝다고 투덜거리는 분들이 있습니다. 털썩입니다. 새로 구입한 천체망원경으로 곰팡이를 들여다보았을 때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것은 천체망원경이 잘못되었기 때문이 아닙니다."
이외수의 진짜 '정체'가 무엇이든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떡실신'한 젊은이들에게 "경쟁하지 마. 왜 선수가 되려고 하니. 심판을 보면 될 게 아니냐"고 말해주는 '4차원 어른'이 탄생했다는 사실이 일단 반갑다.
10대들 언어로 대화 가능한 60대…인터넷서 청소년 고민상담
‘괴짜’ 소설가 이외수씨가 요즘 인터넷에 푹 빠졌습니다. 요즘 모 사이트에 새로 생긴 이외수 전용 커뮤니티에서 열심히 댓글을 달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사뭇 진지해 보이는 고민 상담부터 자작시를 평가해 달라는 글이 하루에도 수십 건 씩 올라옵니다. 때로 장난 섞인 말이나 욕이 올라오기도 하지만 이를 기분 나쁘지 않게 받아 치는 내공이 만만치 않다는 평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