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뉴욕 박물관 산책(14)] 엘 무세오 델 바리오(El Museo del Barrio)

New York

2008.07.18 16:37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기사 공유
중남미 미술, 어제와 오늘이 만나는 곳
맨해튼 5애브뉴 104스트릿에 있는 엘 무세오 델 바리오(El Museo del Barrio)는 히스패닉 미술품을 수집.보존.전시하는 곳이다. '바리오(barrio)'는 '이웃(neighborhood)'이라는 뜻으로 '델 바리오(Del Barrio)'는 맨해튼 할렘 동쪽에 있는 히스패닉 밀집 거주지역을 말한다. 20세기 중반 뉴욕에 이주한 히스패닉들은 대부분 이른바 스패니시 할렘이라고 불리는 델 바리오에 정착해 살았다. '엘 무세오'는 이 지역에 만들어진 '이웃을 위한 박물관(The Museum for Neighborhood)'이라고 할 수 있다.

'엘 무세오'는 중미와 남미 카리브해 연안 출신 예술가들이 만든 8000여점을 테마별로 전시 하고 있다. 소장품은 고대부터 중세 근대까지를 망라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라틴계 유명 미술가와 예술인들이 만든 회화와 조각 공예 사진 영화 등이 주 대상이다.

'엘 무세오'는 건물 유지비와 운영비 등을 뉴욕시로부터 지원받으면서 한편으로는 성공한 히스패닉 기부자들의 도움을 받아 소장품 숫자와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또 쾌활하고 생명력 넘치는 히스패닉 문화의 현주소를 대변하듯 미술 전시뿐 아니라 각종 공연과 영화 상영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다른 대부분의 박물관들처럼 '엘 무세오'도 선구적 비전을 가진 천재나 헌신적인 기부자에 의해 출발했다. '엘 무세오'는 라파엘 오티즈(1934-)라는 화가.조각가.영화제작자.시인.사상가.교육자에 의해 1969년 설립됐다. 브루클린에서 푸에르토리코계 모친과 스페인계 부친 사이에 태어난 오티즈는 어릴 때부터 대단한 미술적 재능을 발휘했다. 프랫대학과 대학원에서 조각과 회화를 공부했고 컬럼비아대에서 미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오티즈는 1960년대 미국 화단을 풍미한 해체주의의 젊은 기수로 활동하면서 당시 델 바리오에 살고 있던 커뮤니티 인사들의 도움을 받아 '엘 무세오'를 탄생시켰다. 오티즈는 이후 동양의 내면적인 세계와 존재의 본질 등을 추구하는 다양한 장르의 작품활동을 했고 후에 뉴저지주립대 석좌교수까지 역임했다.

박종원 기자 [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