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장로교(PCUSA)는 최근 총회에서 동성애자에게 목사 안수를 허락하는 안건을 근소한 표 차이로 통과시켰다. 최종 결정은 각 노회의 투표 결과가 나오는 2년 후에나 알 수 있겠지만 이를 둘러싸고 찬반론이 격렬하다.
성경은 동성애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다큐멘터리 '성경이 그렇게 말함으로(For the Bible Tells Me So)'는 동성애와 성경의 문제를 다룬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다섯 가정은 모두 동성애자 자녀를 두고 있다. 영화는 모태 신앙으로 주일학교를 개근하며 누구보다 열심히 성경을 읽고 자란 자녀의 커밍아웃 부모들의 혼란 받아들임 등의 단계를 통해 성경과 동성애의 관계를 개인적인 레벨에서 접근했다.
레즈비언 딸을 둔 포티츠 부부는 "자녀가 태어났을 때 동성애자가 되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했다"고 털어놓았다. 레즈비언인 크리시 게파츠는 어렸을 때 교회에서 "동성애와 자살은 죄라서 지옥에 간다"고 배웠다면서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알았을 때의 공포를 고백했다.
2003년 미국 성공회 사상 첫 동성애 주교가 된 진 로빈슨 신부는 결혼하고 자녀까지 둔 뒤에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깨닫고 이혼한 케이스다.
동성애자와 부모들은 교회가 말하는 동성애와 자신들이 겪는 동성애 사이에서 갈등한다. 특히 큰 차이가 나는 교회와 자신들의 성경 해석 사이에서 고민한다.
분분한 성경 해석의 대표적인 예는 소돔과 고모라. 동성애 반대자는 동성애 문제 때문에 도시가 불에 타는 재앙을 받았다고 주장한다. 동성애 찬성자는 그 당시 중요한 관습 중 하나인 접대(hospitality)를 제대로 지키지 않아서 도시가 그 같은 재앙을 받았다고 주장한다.
성경이 말하는 '부자연스러움(unnatural)'이라는 표현 역시 해석이 다양하다. 동성애 찬성자는 '자연스러움(natural)'은 그 당시 '관습적인 것(customary)'라고 해석하고 '부자연스러움(unnatural)'은 '관습에 반하는 것(uncustomary)'이라고 설명한다.
당시에는 동성애가 관습이 아니어서 자연스럽지 않다고 받아들였지만 지금은 사회상이 변했기 때문에 이처럼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동성애 반대자들은 '동성애=부자연스러움'은 불변의 진리라면서 성경 구절을 근거로 내세운다. 대표적인 구절은 레위기 18장22절인 '너희는 여자와 교합함 같이 남자와 교합하지 말라. 이는 가증한 일이니라'. 신명기 22장 5절은 '여자는 남자의 의복을 입지 말 것이요. 남자는 여자의 의복을 입지 말 것이라. 이같이 하는 자는 네 하나님 여호와께 가증한 자이니라'라고 말한다.
KJV 영어 성경은 '가증'을 '혐오(abomination)'라고 NIV 버전은 '증오(detest)'라고 표현하고 있다.
비교인들에게도 이 문제는 복잡하다. 영화 속 길거리 인터뷰에 응한 한 시민은 "성경은 '이웃을 사랑하라'고 말하는데 사랑하는 이웃(동성애자)을 가르는 '배타적인' 교회가 무슨 교회냐"고 의견을 밝혔다.
진정한 성경의 뜻은 무엇일까. 영화를 직접 보고 판단하자. 8월 5일 뉴욕 세인트 폴 더 아포스틀성당(60스트릿 & 컬럼버스 애브뉴)에서 이 영화를 무료로 상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