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 선발 과정에서 어떠한 불법 행위도 없었다."
한국 야구대표팀 선동열(55)감독은 4일 서울 강남구 야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렇게 말했다. 선 감독은 야구대표팀 선수 선발과 관련,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돼 오는 10일 국정감사에 출석할 예정이다.
기자회견을 자청한 선 감독은 굳은 표정으로 "경기력에 신경을 쓰다 보니 국민의 정서, 특히 청년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점을 사과드린다. 그 점에 대해 깊이 성찰하고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질의응답 시간에는 LG 내야수 오지환(28)을 선발한 것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선 감독은 "내야진 주전을 박병호(1루수)·안치홍(2루수)·김하성(유격수)·최정(3루수)으로 정했다. 그리고 백업 내야수를 (전문 유격수인) 오지환으로 결정했다"며 "김현수는 1루수 백업이 가능하다. 유격수·2루수·3루수를 볼 수 있는 선수를 찾다 보니 두산 허경민이 가장 근접했다. 그러나 허경민이 (여름 들어) 체력적으로 힘들어하고 있다는 보고를 트레이닝 파트로부터 받았다"고 해명했다. 멀티 포지션을 소화할 만한 확실한 선수가 없어서 오지환을 뽑았다는 것이다.
선 감독은 오지환 선발에 대해 '기능적인 요소'만 고려한 것이 잘못이었다고 밝혔다. 올해 초 오지환과 박해민(28·삼성)은 입대 나이가 만 27세로 제한된 상무·경찰청 야구단 입단을 포기했다. 시즌 중 현역병으로 입대할 수 있는 리스크를 안고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선발돼 병역 면제 혜택을 받길 기대한 것이다.
선 감독은 오지환·박해민을 뽑았고 야구대표팀이 금메달을 따면서 이들은 병역특례를 받았다. 그러나 일부에선 두 선수가 국가대표에 걸맞은 실력을 갖추지 못했다며 대표선수 선발에 대한 불만을 표시했다.
기자회견 말미에 선 감독은 "스포츠 행정가가 아닌 대표팀 감독이 국감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마지막이 되길 희망한다. 모든 책임은 감독인 제가 지겠다. 다만 특정 선수에 대한 비난은 자제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