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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장수 업체] 제이타운 캐이 전 대표 '싸게 사서 싸게 팔았더니 롱~런'

구 '세시봉'부터 시작, 다양한 화장품 구비

여름 세일이 한창이던 7월 어느 날 제이타운. 800스퀘어피트 규모의 작은 매장은 화장품을 사려는 고객들로 가득 차 있었다.

또 끊이지 않고 손님이 들어왔다. 모두가 허덕인다는 불경기도 제이타운은 비껴가는 듯 했다.

한인 여성 중 제이타운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제이타운이 갸우뚱한 올드 타이머들에게 세시봉이라고 하면 무릎을 딱 칠 것이고 둘다 모르겠다는 이민 초보자들에게 화장품 싼 집이라고 하면 통할 것이다.

제이타운(대표 캐이 전). 1977년 LA한인타운 웨스턴과 8가에서 세시봉으로 시작했다.

1997년 지금의 웨스턴과 9가 로데오 샤핑몰로 옮기면서 제이타운으로 바뀌었다. 1983년쯤 세시봉을 인수 지금까지 25년동안 제이타운을 이끌어온 캐이 전 사장은 "정말 잘 나갔다. 장사도 정말 잘 됐다"고 전했다.

전 사장의 말대로 제이타운은 그야말로 유명했다. 80년 90년대에는 LA국제공항에서 제이타운 주소를 대는 보따리 장사들이 부지기수였다.

한국에도 제이타운 소문이 났다. 미제가 인기를 끌던 시절 제이타운이 남대문에 물건을 주지 않으면 팔 수 없을 정도로 좌지우지했다.

한국의 유명 연예인들도 LA를 방문하면 제이타운을 꼭 들르곤 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세일 때는 하루 최고 1000명이 찾았다. 못해도 600~700명이 화장품을 사갔다. 세일이 끝나는 날에는 매장이 흔들렸다. 연말에는 매장에 들어오지 못해 그냥 돌아가는 손님도 허다했다.

한인 여성들 사이에서 오랜 시간동안 제이타운이 인기인 이유는 뭘까?

바로 가격이다.

고급 브랜드 화장품을 정말 싼 가격에 판다. 너무 싼 탓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손님도 있다.

유통기한이 지난 건 아닌지 혹 짝퉁은 아닌지. 결코 아니란다. 그렇게 장사할 순 없다는게 전 사장의 지론이다. 게다가 요즘 소비자들이 얼마나 똑똑해졌는데. 까다롭다. 날짜와 포장은 물론 내용물을 눈으로 보고 냄새를 맡는 등 꼼꼼히 확인한다.

또 인터넷 발달로 정보가 많아 화장품에 대해 박식하다.

전 사장은 "전에는 한국의 보따리 장사 지금은 온라인 샤핑몰 등 소매 뿐만 아니라 도매를 하기 때문에 대량 구입이 가능하다"며 "컨테이너째로 물건을 싸게 사서 박리다매로 싸게 파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30년동안 쌓은 네트워크가 장난이 아니다. 구입처와 인맥이 탄탄하고 라인이 빵빵하다. 좋은 물건이 나오면 라인을 통해 먼저 제안이 들어온다. 좋은 가격으로 딜을 하기가 유리한 것이다.

전 사장은 "정품이 분명하다"며 "정품이 아니거나 터무니없이 세일하면 기껏 뚫어놓은 라인이 잘리기 때문에 무리수를 두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코스트코 등에서 브랜드 화장품을 백화점보다 싸게 파는 것처럼 비슷한 유통라인을 통해 싸게 들여와 싸게 파는 것이라고 이해하면 될 듯. 매장은 작지만 제품의 다양성 만큼은 자신있다. 싼 화장품부터 비싼 것까지 다 있다. 매장 벽면과 진열장을 빼곡히 채운 것도 모자라 3개의 창고에도 물건이 가득하다.

싼 가격과 제품구성으로 제이타운은 그동안 한인 화장품 시장을 리드했다. 제이타운이 세일을 한다고 하면 서울에서부터 전화가 오고 타주에서는 제이타운 세일에 맞춰 LA로 직접 올 정도다.

제이타운의 세일은 충분한 물량을 확보한 다음 시작된다.

싸게 사서 싸게 판다는 전 사장의 말대로 제이타운은 보통 수백개 수천개를 사기도 하지만 주로 만 단위로 산다.

만 단위로 사면 재고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는데 지금까지 실패한 적이 거의 없다. 최고 히트상품은 랑콤 컴팩트. 무려 4만개를 사서 4만개를 팔았다.

이를 위해서 뒷받침돼야할 것이 있다. 바로 만 단위의 화장품을 살 수 있는 재정정 능력. 또 만 단위의 화장품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제품을 보는 눈이다.

좋은 물건이 있다며 들어오는 수많은 제안 중에 이 물건은 되겠구나 하는 감이 딱 온다.

물론 기대에 미치지 못한 물건도 있었다. 재고를 만들지 않기 위해 원가 또는 원가 이하에 팔기도 한다. 여러 아이템을 취급하다 보니 마진폭을 조절하면서 원가 이하에도 팔 수 있다는 것.

현재 55세 캐이 전 사장. 20대 중반부터 화장품 업계에 뛰어들어 세시봉 제이타운으로 잔뼈가 굵었다. 지금은 한인 화장품 업계 맏언니다. 향수만 수백종류 미국 유럽 일본 고급 화장품에서부터 선글라스와 지갑 벨트 등 액세서리 건강보조식품까지 각종 귀국선물로 이름을 떨쳤다.

올해는 남들과 마찬가지로 전만 못하다. 매상이 20%는 줄었다.

하지만 '인생에 있어 신뢰만큼 큰 재산은 없다'는 신조를 따라 신뢰로 이 불경기를 헤쳐나갈 계획이다.

이재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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