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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 '하이난 섬' (HAINAN)···중국 땅끝서 '하와이' 를 만나다

아열대 지역 '중국같지 않은 중국'…유네스코 선정 세계 2대 청정지역

등판에 치덕치덕 옷이 달라붙는 여름날엔 누구나 떠밀리듯 풍덩 백일몽에 빠진다. 비췻빛 물결 부서지는 백사장 기다란 잎을 양산처럼 펼쳐 그늘을 드리운 야자수 그 사이사이의 풀장….

중국 하이난섬의 싼야 야롱베이는 매일 그런 꿈같은 풍경이다. 겨울에도 낮 기온이 화씨 75도를 넘는 '동양의 하와이' 일년에 비 오는 날이 채 30일이 안 돼 늘 햇볕 반짝이는 '남국의 보석'이다.

싼야는 중국 최남단의 섬인 하이난에서도 남쪽 끝이다. 이 곳이 '중국 같지 않은 중국'인 것은 중국에서 유일한 아열대 지역인 덕분이다. 그래서 중국인들이 죽기 전에 가봐야 할 10곳 중 하나로 하이난을 꼽았다던가. 13억 인의 선택을 못 믿겠다는 사람에겐 혹시 유네스코의 보증은 통할까. 하이난은 쿠바의 아바나와 함께 세계 2대 청정해역으로 지정돼 있다.

리조트의 1층 객실에서 창문을 열면 바로 전용 풀장이다. 백사장과 파도가 생각나면 맨발로 잠깐 걸어 나가면 된다. 4.7마일의 초승달 같은 백사장을 따라 흩어지는 물보라가 메밀꽃밭처럼 눈부시다.

백사장에는 리조트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초막과 선베드가 줄지어 있다. 선탠을 즐기며 책장을 넘기는 러시아.호주.유럽 미녀들이 눈에 띈다.

바다로 나간 이들은 패러세일링.제트스키.윈드서핑.스노클링 등의 해양스포츠를 즐긴다. 헤엄치다 몸을 돌려보니 물갈기를 세우고 달려가는 파도가 해변을 덮고 리조트까지 적셔버릴 기세다. 리츠칼튼.힐튼.매리어트.셰러턴.글로리아.맹그로브.호라이즌.크라운플라자…. 해변을 따라 고급 호텔이 즐비하다.

제주도의 18배가 넘는 하이난은 구경거리가 많고 역사 또한 깊다. 싼야 시내에서 서쪽으로 14마일 떨어진 땅 끝 천애해각(톈야하이자오)은 우리의 해남강진이나 제주처럼 유배지였다. 당송팔대가의 대문장가 소동파가 죽기 직전에 유배당해 '아득한 하늘 밑은 송골매 사라지는 곳'이라고 읊었던 시심이 '하늘 끝 바다 끝'의 지명으로 남았다.

망망대해 가운데 그리고 백사장 곳곳에 울쑥불쑥 솟은 거대하고 미끈한 기암괴석엔 '天涯' '日月' '南天一柱' 등 붉은 글씨로 그 역사가 각인돼 있다. 그러나 소동파의 7년 수심도 바위에 철썩대는 파도에 씻겨 스러진 지 오래다. 역시 이곳에 유배당했던 이덕유.이강.이광.조정.호전 등 다섯 충신의 한도 쓸려가고 충심만 남았다.

백사장 옆의 열대림 동굴을 따라 걷는 남녀는 하나같이 손을 잡고 있다. 아니 잡아야 한단다. 하늘 끝 바다 끝까지 가도록 그렇게. 혼자 온 사람이라면 전화를 하란다. "하늘 끝 바다 끝까지 와도 내 마음속엔 당신뿐이야"라고.

해수욕과 관광으로 노곤해진 몸은 온천으로 푼다. 뜨거운 곳에서 더 뜨거운 곳 이열치열이 싫더라도 끌리는 것은 닥터피시 때문이다. 야롱베이에서 차로 30분 거리의 주강남전 온천은 터키의 캉갈 온천과 함께 '물고기 의사'의 고장으로 이름났다.

화씨 95~122도의 탄산수에서 살다 보니 플랑크톤 먹이가 없어 객들의 각질을 쪼거나 핥아 먹는다. 아토피.건선.무좀 같은 피부질환이 있다면 두말없이 두 발과 온몸을 맡길 일이다. 작은 물고기들이 떼 지어 살갗을 쪼아대는 입질 마사지에 피로가 싹 가신다.

원숭이만 사는 원숭이섬은 바다 위로 케이블카를 타고 가는 것만으로도 짜릿하다. 여기서 가장 높은 공원 녹회두에서는 한밤 연인들이 남국의 별빛을 보며 사랑을 맹세하고 싼야의 야경을 굽어보며 앞날을 설계한다. 야롱베이.선밸리.일출 등 골프장에서 야자수 사이로 샷을 날리는 멋은 싼야의 즐거움 중 아주 작은 부분이다.

중국의 땅 끝 그 유배지의 의미를 살린다면 그곳으로 일상에 찌든 나를 유배시켜도 좋을 것이다. 왕이 없어진 세상에서 '나를 유배시킬 수 있는 사람은 나뿐'일 테니까.

TIP

▷LA에서는 인천, 홍콩, 베이징, 상하이 등을 거쳐야 한다. 가격, 운항 시간 등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알뜰여행을 위해선 한국 여행을 겸해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인천의 경우 하이난의 싼야까지 가는 직항이 수·목·토·일요일에 있다. 아시아나·해남·동방·남방항공에서 하루 2~3편. 4~6일의 왕복 패턴에 맞춘 티켓이 싸다.

공항에서 야롱베이까지는 차로 30분. 해수욕장은 바닷속 8미터까지 보이는 곳도 있다지만 그렇게 투명하지는 않다. 관광지 대중교통이 많지 않아 패키지 여행(1000달러 선)이 좋다.

싼야 정보는 중국 관광청(http://old.cnta.gov.cn/lyen/)에서 얻을 수 있으며 한국에서 출발할 경우 sanya4u.com, gohainan.net, hainanweb.com, hainanstory.com 등의 웹사이트를 이용하면 편하다.

▷사철 따가운 햇볕을 차단할 선스크린·선글라스·모자·양산 등을 챙기도록 한다. 옷은 반팔·반바지면 되지만 숙소에선 냉방이 좋으니 얇은 긴소매도 준비한다. 밤엔 야롱베이 중심광장의 야외 공연과 함께 즐기는 맥주 맛이 그만이다. 싼야 시내의 노천 야시장에서 맛보는 꼬마오징어꼬치, 전통볶음면, 닭튀김 등도 별미다.

배두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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