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중앙일보

광고닫기

[글마당] 새와 지렁이

New York

2018.11.02 21:32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기사 공유
지렁이가 방안에 들어와서 죽어있다

새들이 마당에서 지렁이를 잡아먹는다

지렁이를 입에 문 채 서 있는 새

어찌 보면 귀엽게 보이기까지 한다

새들의 주검이 흔치는 않지만 마당에 놓여있다

삽으로 집고 땅을 판다

뒷마당의 한쪽 구석에 묻어준다

이 새의 영혼을 위해 명복을 잠시 빌어준다

지렁이의 죽음에 대해서는 애석해하지 않는다

생명의 입장에서 보면

지렁이의 생명도 귀한데

귀한 생명 앞에

왜 차별을 하고 있는지

답은 없다.


중도(中道) / 수필가·롱아일랜드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