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빙 선수들은 경기를 마친 뒤 풀 밖으로 나와 곧장 다이빙 보드에 인접한 샤워기로 향한다. 그러고는 수많은 관중과 TV 카메라가 지켜보는 가운데 유유히 몸을 씻어낸다. 물론 수영복은 입은 상태다. 씻는 도중에 자신의 점수를 확인하는 선수도 종종 볼 수 있다. 올림픽의 28개 종목 중 왜 다이빙에서만 이런 장면을 볼 수 있는 걸까.
‘야후스포츠’에 따르면 여기엔 여러 가지 추측이 존재한다. ‘몸에 남아 있는 염소 성분을 씻어내기 위해서’부터 ‘단지 재미있어서’까지 다양하다.
그러나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물 안팎의 온도 차 때문에 근육이 갑자기 긴장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근육이 위축되면 다음 다이빙에서 부상을 당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보통 풀 안의 온도는 26.7도인 데 비해 바깥 온도는 20~22도 정도다. 이런 온도 차이는 근육의 갑작스러운 경직을 불러올 수 있다. 다이빙 후엔 체온이 내려가 그냥 있으면 한기를 느끼기 쉽고 컨디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관중을 위해 강하게 트는 에어컨 바람도 체온 저하에 한몫한다.
이 때문에 선수들은 몸을 따뜻하게 유지하기 위해 경기 사이에 린스 없이 가볍게 머리카락과 몸을 적시고 때로는 선수 대기실에 있는 따뜻한 욕조에 들어가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샤워를 하고 난 뒤엔 몸을 수건으로 깨끗이 닦아낸다. 고난도 동작을 할 때 손을 많이 사용하는데 혹시 미끄러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야후스포츠’는 20억 달러나 들여 만든 ‘워터큐브’에 왜 선수들의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한 샤워 벽 하나 설치할 수 없었는지는 여전히 의문이라고 전했다.
전 세계 네티즌은 이에 대한 의견을 댓글로 달았다. 아이디 ‘The “O” Master’는 “옷을 입은 채로 헹구기만 할 뿐인데 무슨 프라이버시 벽이 필요한가”라고 주장했다. 아이디 ‘Kamatari’는 “다음 경기를 앞두고 근육을 풀어주는 동시에 점수판도 확인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 베이징 8월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