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평식의 50개주 최고봉 등정기] 넓은 밀밭에 밋밋한 동산 하나
Los Angeles
2008.08.21 15:04
후지어 힐(Hoosier Hill, Indiana)
한마디로 말해서 실망이다.
기대조차 하지 않았으면 실망조차 하지 않았으련만 그래도 인디애나주에서는 제일 높은 최고봉이니 그곳에는 어떻게 해 놓았을까 하는 일말의 기대를 한 것이 유죄라면 유죄였던가.
바로 곁에 가서도 찾지 못하고 헤메다가 목동한테 물어 다시 그 자리에 가서 숲 속으로 불과 서 너 발자국 걸어 들어가니 벤치 마크의 흔적이 나온다.
양쪽에 기둥을 세우고 4피트길이의 제일 위의 송판에는 High Point 그 아래 두 번째의 송판에는 Hoosier Hill 마지막 제일 아래 송판에는 1257피트 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고 왼쪽 코너에는 조그마한 성조기가 걸려 있다.
그리고 그 옆에는 조그마한 강아지 집 같이 빨간 벽돌로 방명록 함을 만들어 놓았다.
맞은편에는 의자 1개와 테이블 1개가 있고 가운데는 나무토막 기둥이 하나 서 있다. 아마 혼자 온 방문객이 자동으로 사진 찍기 위한 받침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방명록 함 옆에는 하나님의 보호구역이라는 작은 명패가 세워져 있다.
High Point둘레를 한 바퀴 돌아 보는 것도 채 5분 거리도 되지 않으나 이곳을 찾는 모든 방문객들이 그냥 발길을 돌리자니 너무 서운해서 그런지 그 짧은 산책길이 반들 반들하다.
미 50개 주 최고봉 등정 17번째인 Indiana주의 Hoosier Hill의 높이는 1257피트 높이며 위치는 중동부 Ohio주의 경계에 바로 접하고 있다.
원래 Indiana주는 관광 명소가 별로 없는 주다. 단 세계적인 자동차 경주대회가 열리는 곳으로 유명하다.
이 외에는 시골의 소박하고 정감 어린 전형적인 농촌의 풍경뿐인데 시야에 들어오는 들판에는 거의 밀 농사뿐이다.
조금도 술을 못하는 사람은 밀밭 근처에만 가도 술에 취한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필자는 다행히 술이 센 편이라 밀밭 사이를 10여 시간씩이나 운전을 하고 다녀도 음주 운전으로 걸리지 않으니 이 또한 타고난 주복 때문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에버그린 등산 클럽
김평식(213) 445-0320
# 080807_김평식의 산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