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빈 나' 군의 우리가족 여행기-1] 8박9일 3000마일 여정 '자 떠나자'
필요한 것만 챙겼는데도 트렁크로 한 짐…점심때야 솔트레이크 도착
7년만에 자동차로 떠나는 가족 동반여행이다. 목적지는 일단 와이오밍주의 옐로우스톤. 솔트레잌 시티를 거치는 편도만 1089마일 거리다.
15년전 초등학교 5학년때 가 봤지만 그때 기억은 벌써 가물가물. 준비는 이미 3개월전에 옐로우스톤 안에 있는 그랜트 빌리지 캠프장 예약으로 시작됐다.
금요일 밤 12시에 출발하기로 했지만 이왕 가는 것 조금이라도 일찍 떠난다고 손해 볼 일 아니지. 더구나 그 뜨거운 열기의 15Fwy 사막길을 지나려면 밤에 운전하는게 훨씬 유리하다는 생각이다.
준비는 기본 장비만도 텐트 2개 취사용구(코펠 개스 버너와 휘발유 버너 각 1개) 작은 개스통만 7개다.
그리고 슬리핑 백 옷가지 식량에 카메라(디지털 2대 캠코더 1대). 얼음과 식수용을 겸해 미리 얼려 놓은 큰 페트병 10통 등등. 이쯤되면 한 열흘 버티는데 손색 없을것 같다.
우선 차에다 차곡차곡 정리해서 싣는데 부피가 만만치 않다. 에라~ 야외용 의자는 빼자. 어라 웬 부르스타에 개스통. 아버지가 비상용으로 넣자고 우긴다. 버너가 2개나 있는데 웬 비상용. 하루에 5끼씩 해 먹는 것도 아닌데. 이것도 빼자. 2갤런들이 개스통? 이건 또 뭔가. 비상용이란다.
가는 길 주유소 마다 들러 채우면 되지 또 빼. 이리저리 뺄것 빼고 차에 싣고 조그만 짐들은 차 안 빈 공간마다 꼭꼭 채우고 보니 앉을 자리는 딱 세개. 조금은 불편하지만 그런대로 안락한 공간이다.
# 밤 9시 출발
운전대는 내가 잡기로 했다. 이 좋은 여행길을 연로한(?) 아버지에게 맡길 수는 없지. 일단 15Fwy를 타고 라스 베이거스 1차 목적지. 날씨도 알맞겠다 밤 공기 살랑살랑. 기분 좋은 출발이다.
늦은 밤이라서 인지 프리웨이도 별로 막힘이 없다. 집에서 117마일 거리 바스토우까지 거침없이 달린다. 주유소에 잠깐 들러 개스를 보충하고 다시 출발. 외부 기온은 88도.
이제 본격적 사막길이다. 라스베이거스로 향하는 차들이 제법 많지만 속력 내기에는 지장이 없다.
얼마 달린것 같지 않은데 벌써 Mountain Pass를 지나고 있다. 멀리 스테이트 라인에 있는 카지노 네온이 스멀거리고 밤인데도 온도는 93~94도를 오르내린다. 이제부터는 내리막길 거침없이 달린다.
라스 베이거스에 도착하니 외부온도는 정확히 100도. 밤인데도 찜통이니 햇볕 쨍한 낮에 왔더라면 거의 죽음이다. 차에서 내릴 생각을 하니 겁난다.
그래도 일단 시내에 들러 개스는 보충해야 될것 같다. 베네치아 호텔 주차장에 01시 02분 도착. 일단 일류 호텔에 왔으니 화장실 좀 비우고 시원한 에어컨 바람 쐬며 잠시 휴식.
유명한 베니스의 축소판이지만 밤 늦은 시간이라 곤돌라도 졸고 있다. 엄마는 천장 보기에 정신없고 게임기만 흘낏 거리는 아버지를 못 본체 30분 후 막바로 출발. 이제부터는 차로 가보는 초행길이라 기대 반 걱정 반. 에라~ 밟아라.
# 시계를 한시간 앞으로 하고
라스 베이거스를 1시간쯤 지나니 주변은 캄캄하고 프리웨이 오가는 차들의 라이트만 드믄드믄하다. Utah에 들어 선 것 같은데 주변은 보이지 않고 계속 밤길을 달리니 어디쯤 왔는지도 모르겠고 심심해 진다. 슬금슬금 졸음이 오기 시작할 때 저 멀리 주유소 불빛이 보인다.
한적한 시골 같은데 주차장은 제법 크다. 일단 화장실을 들를 겸 도착해서 확인한 시간은 새벽 5시 30분 집에서부터 485마일을 왔다.
일단 차 안에서 눈 좀 붙이기로 했다. 주변엔 나 같은 여행객들과 트럭들이 10여대 정차한 채 한잠 자고 있다. 도중 Rest Area가 있었지만 밤에는 강도들이 설치기도 한다는 소리를 들었기에 불안해서 들르지 않았는데 24시간 오픈하고 불 밝혀 진 주차장이라 안심.
잠깐 졸았다 싶었는데 해는 벌써 중천. 시계를 보니 6시 30분. 그런데 셀폰의 시계는 7시 30분을 가르키고 있다 이건 또 무슨 조화인가. Pacific Time에서 Mountain Time으로 바뀐거다. 드믄드믄 농가가 보이고 숲도 제법 우거진 길가 풍경이 생소하지만 조금은 무료하다.
# 드디어 솔트레이크 도착
오전 11시30분 Salt Lake City 입구에 도착. 초입부터 깨끗한 도시라는 인상을 준다. 팔레스타인의 사해 다음으로 염분이 많다는 소금 호수에 왔으니 꼭 들러 봐야지. 호숫가를 따라 달리는 길도 평탄하고 멀지 않다.
레이크의 View Point에 도착하니 주변 흙들도 염분 때문인지 하얗게 소금기가 서려 있다. 가로 75마일 세로 35마일이라는 호수는 끝이 안보이게 넓지만 주변은 그다지 볼품없다.
바닷가에만 있는 갈매기가 꽥꽥 날고 열개의 섬 중에 가운데 가장 큰 섬이 빤히 보인다. 이 섬도 염분 때문인지 풀 한포기 안보인다. 요트 정박장에는 각가지 요트가 있지만 LA의 마리나 델레이에 비하면 초라하다.
다시 온 길을 돌아 시내로 진입. 몰몬교의 성지라는데 사원을 안보면 섭섭하지. 세개의 사원 중 고딕양식의 첨탑으로 유명한 Assemble Hall을 찾았다.
주변은 도로공사 중이라 입구 찾기에 애먹었지만 사원은 한번 들러 볼만하다. 카메라 앵글에 건물이 다 들어 오지 않아 2블록 떨어진 길가에서 한장.
사원으로 통하는 길가 안내소에 가니 유타주의 주요 관광지 안내 팸프릿을 한아름 무료로 준다. 주정부 청사를 둘러보고 다시 15Fwy로 진입.
한인이 3000여명 살고 한인마켓도 3곳이 있어 여기서 음식 재료를 준비해도 된다지만 그대로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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