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부터 서울시 청담동은 한국을 대표하는 '허영 공화국'으로 인식 되어가고 있다. 그러나 혹자는 허영이라는 단어 대신 '럭셔리'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감독: 윤종빈 출연: 윤계상·하정우· 윤진서·이승민
허영과 럭셔리는 분명 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지만 묘하게 통하는 부분이 있다. 그러나 허영이라면 아연질색하는 '청담동빠'들을 존중해 '럭셔리 타운'쯤으로 해둔다.
이 럭셔리 타운인 청담동의 꽃은 역시 '호스트바'다. 부유층 여인네들은 물론 '웃음을 파는 여성'들 또한 그들의 고객인 만큼 이곳처럼 그들이 돋보이는 곳은 없으니 말이다.
호스트바의 호스트들은 고객들을 접대하며 매우 럭셔리한 삶을 살고있다. 고객들에게 지명되기 위해서 체력 관리는 물론 스타일을 가꾸며 유일한 재산인 몸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비스티 보이즈'는 청담동을 무대로 호스트바의 밤 문화와 호스트들의 애환과 사랑 이른바 남성 '텐프로'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그린 영화다. 영화에는 두 종류의 호스트들이 등장한다.
돈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호스트 계에 뛰어든 비운의 인물인 승우(윤계상)과 화려함만을 쫓아 이 세계에 발을 담근 재현(하정우)이 그들이다.
이유불문하고 그들은 하루도 빠짐없이 화려한 날들은 보낸다. 그러던 어느날 승우는 차가운 것 같으면서도 깊은 매력을 숨긴 지원(윤진서 분)에게 끌리게 되고 승우의 누나 한별(이승민 분)과 동거하던 재현은 새로운 작업 상대를 만나게 되면서 매일 반복되던 그들의 삶에 변화가 오기 시작한다.
영화는 밤 문화 속에서 물질만능주의의 피해자이면서도 그것을 인지하지 못하는 청춘들의 삶을 그렸다. 아니 최소한 그리려고 노력했다.
밝은 미래를 위해 오늘을 참고 버티는 대신 그날 그날을 욕망에 충실하는 이들을 통해 한국사회의 어두운 면을 그리려고 했다.
그러나 조명에만 노력한 결과일까. 가장 중요한 '메시지'를 끼어 넣는 것을 빼 먹은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들의 삶을 매우 현실적으로 나타냈으나 영화가 끝나고 화면에 크레딧이 뜰때 쯤 머리 속에서 맴도는 '그래서 뭐'라는 질문을 채워 줄 그 어떤 대답도 없었다. 그저 한편의 잘 각색된 '다큐멘터리'를 관람한 느낌이랄까.